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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정보의 가교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미래기술마당’ - 기업이 원하는 기술 쉽게 찾는다 

사업화 가능한 유망한 기술을 모아 정보 제공 … 전문가 그룹이 필요한 기술 직접 찾아주기도 


▎‘2014 한국전자전’에 선보인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미래기술마당.
#1. 열처리 장비를 만드는 Y사는 최근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특히 기존의 사업 분야와 연계가 가능한 ‘저전략 발열체’ 사업에 관심이 많다. 이를 위해 ‘플라즈마 코팅 기술’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결론이 나왔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와 관련된 기술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결국 이 회사는 연구성과개발진흥원의 미래기술마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자체 데이터베이스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진흥원은 전문가단을 운영해 기술 탐색을 진행했다. 마침내 국내 연구기관이 보유한 2건의 기술을 찾아냈다. Y사는 이 중 ‘플라즈마 이온 주입 기술’에 관심을 보였고, 현재 기술 도입을 위한 사업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2. A사는 클램프(배관 등을 체결하는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상수도관 내부 코팅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관련 기술을 찾기 위해 미래기술마당에 기술 탐색을 요청했다. 미래기술마당 전문가단은 경북 소재 전문연구기관에 상수도관 내부를 코팅하는 로봇 관련 기술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 A사와 연구기관의 미팅을 주선했다. A사 측은 적극적으로 기술 이전을 원했지만, 추가적인 연구·개발(R&D)비용이 부담이었다. A사와 연구기관은 협의 끝에 정부 R&D 프로그램에 둘이 함께 참여해 추가 R&D 자금 지원 단계를 거친 후 기술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이 기업의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돕기 위해 선보인 ‘미래기술마당’의 기술 요청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래기술마당은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검색하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관과 관련 특허 현황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나 대학은 기술 정보를 개별적으로 제공해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기 어려웠다. 각자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는 있지만 결과 정리용으로만 정리돼 기업이 이를 사업화 목적으로 검색하기 쉽지 않았다.

기술의 사업화에 초점


미래기술마당은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설됐다. 이를 통해 기업은 필요한 기술을 검색하고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연구기관은 수요 기업을 발굴해 연구 성과를 쉽게 실용화할 수 있게 됐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기술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창업 아이템을 발굴할 길이 열렸다.

미래기술마당은 연구 기술의 사업화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기술정보 축적 데이터베이스와 차별화했다. 우선 등재될 기술을 ‘사업화’라는 콘셉트에 맞춰 선별했다.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사전 검증 과정을 거쳐 실제로 활용될 만한 기술만 등재했다는 얘기다. 출연연과 특성화대학·특구진흥재단·소프트웨어자산뱅크 등 31개 기관에서 받은 7000여 건의 연구 기술 중 제대로 된 특허가 있는지, 향후 관련 시장이 형성될 만한 기술인지를 따져 4분의 1로 추렸다. 현재 약 2800여 건의 기술 정보가 등재돼 있다.

또 연구성과를 기술설명서(SMK) 형태로 가공해 기업의 접근성을 높였다. 관련 특허 정보와 관련 시장 자료도 함께 제공한다. 원하는 기술을 찾지 못한 기업에는 전문가들이 기술 정보를 찾아준다. ‘수요기술 요청 서비스’다.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요청하면 진흥원이 운영하는 기술사업화 전문가협의체가 2주 안에 해당 기술 정보를 매칭해준다. 기술사업화 전문가협의체는 4개의 기술분과(IT·바이오·기계소재·에너지)와 기술사업화분과로 구성된 1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진흥원은 협의체의 규모를 올해 2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미래기술마당에 등재된 18건의 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됐고, 협의체가 74건의 기술을 찾아 기업에 연결하는 성과를 냈다. 강훈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은 “지난 1년 동안 무조건적인 기술 매칭보다는 수요자(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기술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내외 마케팅을 확대해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술 마케팅을 강화해 외국 기업에게도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글로벌 파트너링팀과 협업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현지 무역관을 통해 국내 기술을 원하는 해외 기업을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미 KOTRA를 통해 몇몇의 해외 글로벌 기업이 미래기술마당에 등재된 기술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영문 기술소개서 등 기술 정보를 준비 중”이라며 “다만 국가 핵심기술 및 전략기술의 경우 해외로 유출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 검증 완료 후 해외 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은 기초·원천 R&D 사업에서 창출된 우수 연구성과의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관이다. 2007년 설립된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를 모태로 지난해 5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으로 개원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미래기술마당, 연구성과 사업화 지원, 대형 연구단 성과 관리, 성과 확산 역량 강화(공공기술 패키징),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 등이 있다.

해외 기업에도 기술 이전 추진

연구성과 사업화 지원은 사업화가 유망한 기술을 발굴해 기술 컨설팅·추가 R&D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50개 기술을 컨설팅하고, 2년간 2억원씩 40개 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 R&BD를 후속 지원했다. 성과 확산 역량 강화(공공기술 패키징)은 대학과 연구원의 전략적·중점적 기술의 연계를 지원한다. 지난해 과제당 1억원씩 10개 과제를 지원했다.

또 글로벌프론티어·미래유망파이오니어·신기술융합형·선도연구센터 등 대형 연구단에 대한 R&D 컨설팅과 사업화 유망 기술을 발굴하는 대형 연구단 성과관리와 사업화 전문가단이 기술사업 전 주기를 책임지고 관리·지원해 신산업을 창출하는 신산업창조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올해 슈퍼컴·가속기 등 대형 연구시설을 활용한 상용화 제품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http://rnd.compa.re.kr에서 확인 가능하다.

1276호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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