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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치열해지는 모바일 결제 전쟁 - 당신의 ‘페이’는 삼성 페이? 

범용성에서 삼성 페이 돋보여 ... 구글도 안드로이드 페이 내놔 

루크 빌라파즈 아이비타임스 기자

▎삼성은 루프페이(왼쪽)를 인수해 범용성을 강화한 ‘삼성 페이’를 내놨다. 오른쪽은 ‘애플 페이’.
삼성전자가 갤럭시 S6와 함께 ‘삼성 페이’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물품 대금 결제를 어느 때보다 쉽게 만든 경쟁 시스템을 애플과 구글에 이어 출시했다. 스마트폰이 신용카드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마그네틱 전송 기술이 눈에 띈다.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ITG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 페이가 디지털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다. 애플 페이는 선발주자로서 전 세계의 수많은 아이폰 이용자를 선점하는 이점을 갖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좀 더 어려운 입장에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최대 메이커인 삼성은 자사 단말기에 삼성 페이를 기본으로 내장해 출시하게 된다. 그래도 이용자가 구글 월렛(Google Wallet)을 선택할 수 있다. 미국 내 AT&T, 버라이즌, T 모바일이 판매하는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깔리는 서비스다.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 2019년 1420억 달러


모바일 결제시장은 오랫동안 레이더 스크린의 작은 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00억 달러 규모로 커졌으며, 2019년에는 14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이용자는 어떻게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야 할까? 기본 정보를 살펴보자.

삼성은 갤럭시 S6와 S6 엣지를 출시하면서 삼성 페이를 앞세워 결제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 페이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10㎝ 이내의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기술)과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모두 이용한다. 삼성은 지난 2월 미국 전자결제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해 MST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 페이는 NFC 기술을 지원해 보편적으로 쓰이는 ‘탭 앤 페이(tap and pay, 휴대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되는 방식)’ 단말기를 통해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 구형 단말기만 있는 경우에도 MST 기술을 이용해 기존 마그네틱 테이프 신용카드 방식의 읽히는 동작을 모방할 수 있다. 삼성에 따르면 잠재적으로 전 세계 3000만개 상점에서 이용이 가능해진다.

MST는 마그네틱 테이프 판독장치를 주요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계속 사용하는 상점까지 잠재 고객으로 아우른다. 따라서 모바일 결제의 임시 솔루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사용하면 제약이 따를지도 모른다. 소매 업체들이 오는 10월까지 구형 단말기를 ‘칩’ EMV 호환성을 갖춘 모델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아시아는 몇 년 전에 채택한 기술이다. 칩 카드 지원 기능이 추가되는 외에도 이들 단말기 중 다수에 NFC가 내장돼 나온다. 마그네틱 모바일 결제 기술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삼성은 결제 카드를 폭넓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애플 페이에 우위를 점한다. 삼성 페이는 처음 출시될 때부터 마스터카드·비자뿐 아니라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씨티, US 뱅크와 제휴했다. 더욱이 삼성 페이는 비은행계 자체 브랜드 신용카드도 지원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신크로니 파이낸셜과 퍼스트 데이터를 통해 발급되는 펩 보이스나 렌즈크래프터스 브랜드의 카드다.

갤럭시 S6와 S6 엣지의 출시와 함께 삼성 페이가 공식 출범하면 미국과 한국에서 먼저 개통된다. 유럽과 중국에선 추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 페이는 구글 그리고 그 회사와 소프트카드 연합군과도 경쟁해야 한다. iOS용의 유일한 NFC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에 비해 불리한 점이다.

애플 페이는 지난해 9월 발표되고 한 달 뒤 공식 출범했다. 아이폰·아이패드 그리고 애플 워치용으로 애플이 처음 내놓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NFC 기술을 이용하는 애플 페이는 아이폰을 들어올리고 터치 ID 센서에 손가락을 갖다 대 물품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모든 과정이 추가로 앱을 열거나 디스플레이 화면을 활성화할 필요 없이 이뤄진다. 더욱이 이 서비스를 앱에 통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용자들이 iOS 시스템 내 거의 어디서든 애플 페이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애플 페이 개통 이후 그 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750개 은행과 신용조합은 애플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이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터카드의 비접촉식 결제를 통해 지급된 3달러당 2달러가 그 서비스를 거쳤다고 팀 쿡 애플 CEO가 밝혔다. 미국에서 개통된 애플 페이는 올 하반기에 유럽과 중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중국 신용카드 네트워크인 차이나 유니온페이(중국은련)와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을 뿐 아니라 규제 장벽에 부닥친 것으로 전해진다.

2011년 도입된 구글 월렛은 가장 먼저 출시된 NFC 결제 시스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보급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일정 부분 통신사들이 외면한 탓이다. 통신사들은 그 서비스를 적극 차단하고 소프트카드의 전신인 ISIS를 밀었다. 최근 통신사의 지원을 받는 소프트카드와 구글이 손을 잡으면서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구글은 그 과정에서 일부 기술도 확보했다. 그것을 토대로 올 하반기부터 T 모바일·AT&T·버라이즌 등의 미국 통신사가 판매하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구글 월렛을 기본 설치할 예정이다.

구글은 월렛 말고도 안드로이드 페이를 통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려 한다. 지난 3월 2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2015에서 구글의 순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이 안드로이드 페이를 발표했다. 이용자를 겨냥한 신제품이라기보다는 개발자가 앱에 결제 시스템을 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다. 애플 페이의 기능과 비슷하다. 현재로선 이 서비스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그러나 오는 5월에 열리는 구글의 연례 I/O 개발자 회의 때 더 많은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1277호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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