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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TOYOTA PRIUS V - 연비 높고 공간 활용성 우수해 RV로 손색 없어 

레저와 캠핑 시장 넘보는 첫 가족용 하이브리드 

글 임유신 모빌리스타 에디터
프리우스 V는 L당 17.9km에 이르는 높은 연비와 다양한 공간 활용이 매력적이다. 하이브리드 RV를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딱 맞는 차다. 더딘 가속과 디젤 모델 대비 떨어지는 운전의 재미는 극복해야 할 문제로 남는다.

▎프리우스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다르다.
도요타 프리우스 V는 프리우스의 레저차량(RV)이다. 해치백 스타일인 프리우스의 뒷부분을 늘려 적재 공간을 키웠다. V는 다재다능함 (Versatility)을 뜻한다. 가장 큰 특징은 트렁크 공간이다. 평상시 968L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905L로 커진다. 자전거 2,3대는 물론 작은 냉장고 하나를 넣을 수 있는 크기다. 일본에서는 프리우스 알파라는 이름으로 팔리는데 3열 시트를 갖춘 7인승 모델도 있다. 짐이든 사람이든 공간활용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RV 차종이다.
새로운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앞모습도 프리우스와는 다르게 디자인했다. ‘킨 룩’(keen look)이라 부르는 도요타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요소가 다르다. 헤드램프와 그릴, 범퍼 모양과 안개등 형상 등이 프리우스가 순하게 웃고 있다면 V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강렬한 인상이다. 옆모습은 앞에서 중반부까지는 프리우스와 비슷하다. 뒤로 가면 해치백과 RV의 차이로 인해 완전히 달라진다.

길이는 프리우스보다 16cm, 휠베이스는 8cm가 늘어서 매우 길어 보인다. 뒤는 클리어 타입 램프를 써서 분위기를 통일했다. 차의 형태나 활용도로 판단할 때 국산차인 기아 카렌스나 쉐보레 올란도와 비슷한 차급으로 보면 된다.

실내 인테리어는 프라우스에 비해 차이가 크다. 구성요소들은 비슷하지만 배열이 다르다.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이 비스듬하게 연결되는 프리우스와 달리 V는 두 부분이 분리돼 있다. 대시보드도 프리우스는 곡선으로 연결했고 그 속에 계기반이 포함됐다. V는 수평으로 처리하고 계기반 부분이 볼록 솟아 있다.


▎1905L에 이르는 광활한 트렁크 공간(좌측). 미래적인 프리우스 실내와 달리 현실적인 분위기다.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은 체격이 큰 어른이 타도 넉넉하다. 뒷좌석은 여유롭다. 슬라이딩은 15mm씩 12단계에 걸쳐서 이루어지고, 시트 기울기는 2도씩 앞 4단계, 뒤 10단계로 기울일 수 있다. 편안한 자세를 잡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뒷좌석은 6:4로 분할해서 접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운전의 재미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달리기.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위아래로 구분된 센터 페시아 하단부 수납 공간, 듀얼 글로브 박스, 조수석 컵홀더, 넉넉한 센터 콘솔, 트렁크 바닥 수납 등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남김없이 다 수납공간 으로 만들었다. 넉넉한 트렁크는 매력이다. 2열을 접지 않고도 어지간한 짐은 다 소화할 수 있다. 턱이 높지 않아서 짐을 싣기도 편하다. 2열은 한번에 접혀진다. 접은 후 바닥도 평평하다. 전문적으로 짐을 나르는 일을 하지 않는 이상, 가족 여행이나 캠핑에 짐 공간이 부족할 일은 없어 보인다.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활용 공간은 꽤 넓다.
프리우스 V는 프리우스와 파워트레인이 같다. 4기통 1.8L 가솔린 엔진의 출력은 99마력, 최대토크는 14.5kgㆍm이다. 여기에 모터 출력을 더하면 총 136마력이다. 변속기는 CVT다. 제원까지 프리우스와 똑같다. 대신 무게는 V가 더 무겁다. 프리우스(1395kg)에 비해 V는 1515kg이다. 이런 무게 차이는 곧 연비 차이로 이어진다. V의 복합연비는 L당 17.9km다. 21.0km/L인 프리우스보다 낮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km당 92g으로 77g인 프리우스보다 높다. 프리우스와 비교할 때는 연비 차이가 크지만, 일반 가솔린 자동차와 견주면 높은 수준의 연비와 친환경성이 돋보인다.


▎하이브리드에서 빠지지 않는 에너지 흐름 디스플레이.
엔진과 변속기는 같지만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기어비는 V에 맞게 손을 보았다. 하이브리드라 시동을 걸어도 조용하다. 본격적으로 엔진이 움직이기 전까지는 전기모터로만 움직인다. 엑셀 페달을 힘주어 밟으니 엔진과 모터가 함께 움직이며 힘을 키운다. 주행 여건에 따라 전기모터만으로, 엔진만, 전기모터와 엔진이 함께 움직이는 상황이 수시로 교차한다.

에너지 흐름을 나타내는 모니터를 보면 각각의 흐름이 알기 쉽게 눈에 들어온다. 각 모드마다 주행감각에 차이가 있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에너지 모니터를 보지 않으면, 각각 어떤 모드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매끈하게 동력의 흐름이 이어진다.

가속은 차분하다. 가속 페달을 힘주어 밟아도 급하게 튀어나가지 않는다. 프리우스도 밟는 대로 나가는 스타일은 아닌데, 프리우스보다 무게가 더 나가서 그런지 프리우스보다 처진다. 일단 속도 가 붙으면 시속 150~160km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는 무리는 없지만, 가속 과정이 디젤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답답할 수 있겠다. 파워 모드 버튼을 누르면 살짝 힘이 추가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에코 모드는 급격한 힘의 이동을 최소화해 연료 낭비를 막는다. 프리우스 V는 운전문화가 시속 120㎞ 이상 과한 속도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운전하는 일본의 도로 사정에 맞춘 세팅이다. 제한 속도를 지키고 ‘급’자 들어가는 운전을 하지 않는 모범 운전자에게 딱 맞는다고 할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실제 계측해 본 결과 0→100km/h 가속하는데 11초 걸린다. 예상보다 빠르다.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차인데, 5명이 타고 짐까지 가득 실었을 때에 얼마나 답답할지 의문이 생긴다. 핸들링과 코너링 등 역동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도 무미건조하다. 오로지 연비를 위한 차다. 연비는 매우 잘 나온다. 성인 둘이 타고 에어컨을 켜고 아무리 막 밟아도 L당 16~17km는 거뜬히 나온다. 시승 행사에서 여러 대가 같이 코스를 달렸는데, 최고 기록은 L당 24km가 나왔다. 일반 가솔린 차와 비교하면 연비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없다.

하이브리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프리우스 같은 좋은 연비를 내는 SUV나 RV 차가 나오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프리우스 V의 등장으로 이런 수요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공간 활용성과 연비는 만점이다. 하지만 흥행을 보장하기는 이르다. 일단 연비 위주로 세팅한 가속력은 호불호가 갈린다. 가격은 3880만 원이다. 3140/3780/4130만 원인 일반 프리우스와 비교할 때 상위급에 속한다. 3140만원 모델과 비교한다면 부담이 간다. 친환경차 보조금 100만 원과 세제혜택을 최대한 받으면 3470만 원으로 부담이 줄어든다.

이 가격이면 비슷한 컨셉트의 디젤 모델을 살 수 있다. 푸조 308SW 디젤은 1.6L 3390만 원, 2.0L 3490~3850만 원이다. 힘은 더 좋고 연비도 L당 16.2km(1.6 모델)로 차이가 크지 않다. 공간 활용은 큰 차이가 없다. 운전의 재미에 있어서는 308SW가 한 수 위다. 결국 프리우스 V가 내세울 수 있는 점은 디젤보다 훨씬 조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프리우스 V는 컨셉트도 좋고 실용성과 효율성도 좋은 꽤 괜찮은 차다. 한국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했을 때 가속력이라는 단점만 무시할 수 있다면 동급 디젤 모델과 접전이 예상된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골프 캐디백 4개를 넣고 4명이 타는 넉넉한 공간활용성과 정숙성, 그럭저럭 느껴지는 가속력을 감안할 때 프리우스 V는 탁월한 선택이다.

임유신_ 디젤차에 익숙하다 보니 프리우스 V는 다소 답답하다. 연비를 고려하지 않으면 쇼핑바구니에 넣기 어렵다. 대신 동급 디젤모델보다 수납공간은 훨씬 더 좋다.

신홍재_ 하이브리드를 운전하는 재미는 가속력보다는 계기판에 있다. 순간순간 바뀌는 에너지 흐름과 놀라운 연비는 프리우스 V의 재미를 더해준다.




1288호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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