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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 '창조경제 어디로 가는가' 펴낸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패자부활전 없는 사회는 창조도 없어 

미국 벤처기업가 평균 3번 시도에 성공 ... 경쟁보다 협동 우선돼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화두는 누가 뭐래도 패러다임의 변화다. 한국은 추격형 경제 모델로 압축 성장을 일궜다. 그러나 모방의 대상이 사라지면서 갈 길을 잃었다. 여태까지 다른 나라들을 선도해 본적 없고, 새로운 룰을 제시해 본 적 없는 대한민국이다. 이제는 우리 경제의 특징과 문제점, 가능성과 역량을 잘 버무려 새로운 발전 전략을 벼려내야 할 시점이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스케치북. 이곳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제시한 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비록 구체적이지 못한 접근이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현 정부가 들어서고 2년 반이 지난 지금, 창조경제는 어떻게 실행됐고, 어떤 논쟁을 벌였으며, 어떤 성과물을 내놓았나? 그동안 언론을 통해 창조경제에 대한 평가와 대안 등을 꾸준하게 내놓은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자신의 생각을 모은 칼럼집에서 창조경제에 대한 중간 평가를 내렸다. 이 교수는 벤처 신화로 불리는 ‘메디슨’의 창업자. 벤처 1세대 출신 학자가 바라본 창조경제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이 교수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선행돼야 할 조건으로 실패에 대한 용인과 이와 관련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꼽는다.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낙오로 이어지는 현재 한국의 풍토 속에서는 혁신을 꿈꿀 용기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은 축약 성장을 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관용이 없고, 실패를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다. 추격자 전략에서 실패는 아니 될 일일지 모르지만, 선도 경쟁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개개인의 창조성이 발현되려면 실패가 용인돼야 하며, 혁신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

실패한 연구·개발(R&D)도 증명의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공한 R&D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실패는 성공의 그림자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실패한 벤처사업가에 대한 재도전의 길이 열려 있으며, 평균적으로 3번 만에 성공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사회·문화 탓에 한국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동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한다. 이 교수는 한창 경제가 성장하던 1980년대의 기업가 정신을 100으로 본다면 지금은 20 이하라고 평가한다. “한국인은 원래 혁신 지향적인데, 실패를 응징하는 사회 제도 탓에 국가 전략을 선회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기업가 정신 교육이 있다면 통계적으로 창업은 3배나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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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호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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