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긴급 자문회의를 소집했다. 회의 주제는 ‘우리가 인계받을 혼란’이었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고, 미국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지기 직전의 긴박한 상황. 4시간에 걸친 회의의 첫 보고자는 대공황을 전공한 학자 크리스티나 로머였다. 그의 첫 마디는 이랬다. “당선자님, 지금은 당신의 개똥 같은 순간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엔 오바마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이자 그 ‘개똥 같은 상황’을 타계한 해결사, 티모시 가이트너가 앉아 있었다.
이 책은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의 회고록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장관이나 총리들이 퇴임 후 남기는 자화자찬식 자서전과는 다르다. 절체절명의 경제 위기를 극복한 과정을 담은 기록물이자, 경제 역사서에 가깝다. 책에는 대공황 이후 전무했던 금융위기에 맞선 미국 정부 관료들의 치열했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공직자와 정치가, 그리고 국가는 무엇을 위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무능으로 점철된 박근혜정부와 답이 없는 한국 국회를 더 냉정히 돌아보는 계기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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