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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컬러 트렌드 세미나 연 머크코리아] 미래 자동차 컬러가 궁금하시다면... 

중대형차는 검정·은색·흰색 비중 압도적 ... 소형차는 유채색 비율 점점 늘어 


▎미하엘 그룬트 머크코리아 대표(왼쪽)와 필립 로스캄 머크 본사 글로벌 디자인 디렉터가 최근 서울 삼성동 대우 푸르지오밸리에서 열린 ‘자동차 디자인과 기술 전망’ 세미나에서 머크가 개발한 새로운 컬러 모형을 들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동차 색상은 20년 넘게 ‘흰색·검정·은색’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점점 유채색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자동차 컬러의 미래 트렌드를 전망해볼 수 있는 세미나가 최근 서울 삼성동 대우 푸르지오밸리에서 열렸다. 독일의 화학 기업인 머크 주최의 ‘자동차 디자인과 기술 전망’ 세미나에서 필립 로스캄 머크 글로벌 디자인 총괄(디렉터)과 미하엘 그룬트 머크코리아 대표를 만나 자동차 컬러의 트렌드를 들어봤다. 이 행사에는 자동차 업계 디자이너 50여명이 참가했다.

머크는 세계적인 화학기업이자 자동차 도료 원료(안료) 제조사다. 한국 지사인 머크코리아는 자동차 안료 이외에 삼성전자·LG전자의 액정 원료를 공급하면서 올해 매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2차 납품 업체다. 자동차 도료를 생산하는 KCC에 컬러 기본 소재인 안료를 납품한다. 미하엘 그룬트 머크코리아 대표는 “머크는 자동차 색상의 기초 원료인 안료는 물론, 디지털 핵심 기기에 들어가는 OLED·LED 등 기능성 소재(PM)를 납품해 소비자와 제조 업체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머크가 만드는 안료는 도료 업체뿐 아니라 플라스틱·인쇄 업체에서도 사용한다. 전자회로를 만드는 레이저 마킹이나 립스틱 같은 화장품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셈이다. 로스캄 총괄은 “안료는 자동차 색상을 연출하는 도료의 유일한 요소”라며 “이 세미나를 통해 머크가 파악한 글로벌 컬러 트렌드와 소비자의 선호도를 접목해 자동차 내외장 컬러 개발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외선이 강하면 유리창이 어두워지는 안료를 사용하는 스마트 윈도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

“(그룬트) PM사업부에서 스마트 윈도 개발에 적극적이다. 상용화까지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제품이 나오면 요즘 유행하는 선팅을 할 필요가 없다. 삼성·LG가 처음 평면 TV나 스마트폰을 내놓을 때도 1~3년 소요됐다. 마찬가지 상황이다.”

자동차 표면의 스크래치를 자동 복원하는 안료 개발은.

“(그룬트) 자연을 모방하고 자연의 메커니즘을 본 뜬 생물영감(bioinspiration)이나 생물모방(biomimicry)과 같은 기술의 한 분야다. 아직 완제품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 수요를 보아가며 개발할 것이다. 머크는 헬스케어(전체의 60%), 생명과학(20%), 기능성 소재(20%)가 3대 축이다. 가능성 소재는 안료를 포함해 전자회로·디스플레이·반도체의 핵심 원료를 개발한다. 액정이 개발된 이후 디스플레이로 연결되었듯이 LED는 자동차의 디스플레이로, 또 OLED는 자동차 조명까지 확산한다. 안료라고 해서 꼭 컬러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안료 분야의 핵심 기술은.

“(로스캄) 컬러는 자동차 판매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소비자는 컬러를 통해 개성을 표현한다. 안료는 이런 컬러의 핵심 소재다. 같은 블랙이라도 펄 안료가 들어감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 머크의 경쟁력이다. 펄 안료는 립스틱의 주성분으로도 쓰인다. 안료는 이처럼 삶을 윤택하고 가치있게 만든다. 자동차의 경우 성능은 점점 비슷해지면서 컬러가 중요한 판매 경쟁력으로 등장한다. 자동차 디자인을 바꾸는 데는 엄청난 개발비와 시간이 필요하다. 머크는 이런 컬러 세미나를 통해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고 제품 개발에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업체는 머크의 안료 개발을 눈여겨보고 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카멜레온 안료도 가능한가.

“(로스캄) 그렇다. 이에 맞는 안료가 ‘컬러스트림’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한다. 피리즈마·이리오딘·시라릭 같은 다양한 안료가 대표적이다. 이런 안료는 도어 패널에 사용하면 미묘한 색상의 변화를 준다. 요즘 메탈 컬러를 선호하는데 산화알루미늄을 이용하면 실버와 펄 화이트의 중간색을 만들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요즘 신차의 헤드라이트는 LED가 주류다. 가정 조명까지 LED가 확산하는데.

“(그룬트) 머크는 LED에 들어가는 청색을 띠는 인광(phosphor) 소재를 만든다. 빛도 색상이기 때문에 컬러 소재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 선호되는 색상도 다르다. 아시아의 경우 화이트나 블루를 좋아하지만, 뉴욕은 보다 따뜻한 느낌의 색을 좋아한다.”

폐차할 때 자동차 도료의 환경 문제는 없는가.

“(그룬트) 중요한 주제다. 안료는 기본적으로 천연 물질이 아니라 환경보호를 위한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줄이기 위해 천연 물질의 사용을 늘려 자연에서 분해가 쉽게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머크는 안료를 개발하면서 식용이나 화장품 등 인체의 섭취를 고려하고 만든다. 모두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다. 모든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독성 실험을 한다.”

- 김태진 전문기자 kim.taejin@joins.com

[박스기사]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동차 색상은 - 10대 중 8대가 무채색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동차 색상은 모두 무채색 일색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것이 없다. 글로벌 자동차 도료 업체 엑솔타(옛 듀폰코팅시스템)가 2014년 말 발표한 자동차 색상 선호도에 따르면 신차 가운데 34%가 흰색이었다. 이어 검정과 은색·회색이 각각 15%다. 무려 10대 가운데 8대가 무채색이다. 나머지는 파랑(6%)·빨강(6%)·갈색(5%) 순이었다. 무채색 선호 경향은 전 세계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엑솔타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팔리는 차의 29%가 흰색이다. 검정(19%)·은색(14%)이 그 다음이다. 이어 회색(12%)·빨강(9%)·파랑(6%)·황토색(5%)·노랑(3%) 순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의 색상은 무엇일까. 차종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3000만원이 넘는 중대형차는 검정 비율이 높았다. 현대차 그랜저는 54%가 ‘블랙’이었다. 이어 화이트(23%)·메탈(15%)·실버(7%) 순이다. 블루나 브라운은 각각 1%에 그쳤다. 에쿠스는 블랙(90%)이 압도적이다. 이어 메탈(7%)·실버(2%)였고 화이트·블루는 합쳐서 1%였다. 쏘나타는 조금 달랐다. ‘범 실버 계열(실버 26%, 메탈 19%)’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화이트(35%)·블랙(17%) 순이었다. 블루·레드·브라운은 모두 합쳐 3%에 불과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변화가 생긴다. 검정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기아차 쏘렌토는 그레이(39%)·화이트(31%)·블랙(17%)·실버(7%)·메탈(5%) 순이다. 경차는 색상이 다양해진다.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는 화이트(35%)·그레이(17%)가 1,2위였지만 중대형차에서 볼 수 없는 보라색(10%)·하늘색(10%)·레드(3%)도 강세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차나 소형차에는 유채색의 비중이 큰 것은 주된 구매층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며 “젊은층일수록 자신의 개성을 차를 통해 잘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색상 선호도는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고차 판매 업체인 SK엔카의 임민경 홍보팀장은 “같은 조건이라고 할 때 신차일 때 잘 팔리는 색상의 차가 감가율이 낮다”며 “중형차의 경우 특이한 컬러는 20만∼30만원 가격이 저렴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1301호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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