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한국의 참다운 매력을 보여주자 

이준규 에어비앤비코리아 사장 

이준규 에어비앤비코리아 사장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광객 중 압도적인 1위로, 2020년에는 최대 144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재방문자는 관광산업에서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그런데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재방문자 비중이 14.8%(2011년)에서 11.6%(2014년)로 줄었다. 체류 기간도 10.1일(2011년)에서 5.7일(2014년)로 짧아졌다. 지난 3년 사이 재방문자가 20%, 체류 기간은 절반 가깝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그 원인을 저가 여행상품으로 인한 관광의 질 저하, 단체관광객 중심의 운영, 부실한 관광안내, 쇼핑 및 유흥오락 중심의 단순한 관광 패턴, 수도권 및 제주 중심의 방문지 편중 등을 들었다.

단체관광객들에게 똑같은 것을 보여주고, 똑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관광은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싼 가격으로만 경쟁하게 되면 여행의 질 저하와 만족도 하락, 방문객 감소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지금 시점에서 그 고리를 끊지 못하면 과거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동남아 관광지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우리가 겪게 될 것이다.

과거 우리가 그랬듯이 앞으로는 자유 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먹거리를 찾아서, 한류의 본고장을 찾아서, 쇼핑을 위해서, 레저를 즐기기 위해서 등 저마다 방문 목적은 다르겠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이 한가지가 있다. 실제 한국인들을 생활 속에서 접하면서 한국의 진정한 멋과 매력을 느끼길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참다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숙박공유 서비스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에어비앤비의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방문자의 90%가 현지인의 삶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찾는 동네 맛집을 방문하길 원했다.

한국인 특유의 정을 나누는 문화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멋진 볼거리보다, 맛있는 음식보다, 어떤 한류스타보다 더 강력한 매력 포인트로 다가간다. 실제, 에어비앤비를 통해 현지인의 삶을 경험한 외국인 게스트 중 78%가 다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실제 경험을 한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숙박공유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체류 기간이 더 길고, 일반 관광지가 아닌 숙소 인근 지역에서 주로 돈을 지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에어비앤비와 이용객들의 일반 호텔 관광객 대비 체류 일수는 2배 정도 길고, 소비 금액은 1.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저 보고 즐기는 전통적인 의미의 관광은 더 이상 새로운 관광객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교류하고,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이해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 그 속에서 그 나라의 매력과 멋을 느끼는 것으로 진정한 여행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나그네를 환대하고 기꺼이 방을 내주는 문화가 있었다. 한국 특유의 정(情) 문화와 최신 기술이 결합된 숙박공유 서비스라면 한국 관광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 이준규 에어비앤비코리아 사장

1309호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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