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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 변지영 공부와생활연구소장] 당신은 진짜 자신인가요? 

쇼펜하우어 철학으로 ‘불안’에 대한 관점 제시 … 미래와 현재의 균형 필요 


▎사진:전민규 기자
거대 담론이 범람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뭔가 엄청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거나 최소한 변화에 동참하지 않으면 삶의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압박이 심해지면 본인이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변지영 공부와생활연구소장은 이런 현대인들에게 “당신 자신부터 만나보라”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사람들은 매순간 자신과 만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변 소장에 따르면 이는 피상적인 만남일 뿐이다. 그렇다면 진짜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답을 줄 수 있다는 게 변 소장의 생각이다.

‘나를 만나야 한다’는 의미의 책 제목이 생소하다.

“현대인들의 삶을 묘사하자면 집 안에서 집 밖을 엿보는 이른바 ‘피핑 톰(Pipping Tom, 영어로 관음증)’이 연상된다. 남들은 어떻게 살고, 무슨 영화를 보고, 무슨 책을 읽고, 어디에 가는지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는 말이다. 편안해야 할 집에 있으면서도 남들을 엿보느라 항상 쉬지 못하고 불안해한다. 책 제목은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의 불안한 곳을 계속 들여다보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진정한 휴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철학을 끌어들였나?


“철학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유연하게 해주는 도구다. 우리가 철학자의 책을 읽는 이유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철학자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관점을 습득하기 위해서다.”

쇼펜하우어의 관점이 현대인을 치유할 수 있다는 건가?

“쇼펜하우어의 메시지는 한 마디로 ‘인간은 결코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거다. 따라서 쇼펜하우어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고통을 벗어나려면 욕망을 줄이라고 말한다. 고난을 일시적으로 해결한다고 해서 변화의 시작 하루 1% 안식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다시 권태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쇼펜하우어의 경구는 현대인들의 불안과 불만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해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헬조선’이나 ‘지옥불반도’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만큼 삶이 어렵다는 얘긴데, 쇼펜하우어적으로 이런 현상을 바라본다면?

“젊은이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그런 용어를 쓰면서 표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사회나 국가도 개인의 욕망과 시각을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다. 사회, 국가에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이에 앞서 젊은이 개인이 자신의 욕구와 욕망에 보다 솔직해져야 한다. 즉, ‘나를 만나지 못한’ 젊은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세상에 투사하면서 등장한 용어라고 본다. 본인의 욕구와 감정을 자각하고 자신을 깊이 이해하면 젊은이들이 본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당신은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가’라는 구문이 와 닿았다. 항상 현재보다 미래를 위해 살았던 것 같다.

“쇼펜하우어는 ‘고통, 불안, 외로움은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모든 욕망을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할까? 일부 동양철학은 그런 무위론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생각은 다르다. 모든 걸 내려놓는다고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현재와 미래를 조화롭게 바라본다. 미래의 의도를 항상 유념하고 있지만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집중한다. 미래에 압도되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균형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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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3호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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