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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의 ‘이 차 어때?’ | 신혼부부의 라이프스타일 가꿔줄 차] 젊은 디자인+운전의 재미 담은 ‘티볼리’ 

프랑스 감성의 ‘연비깡패’ 푸조 ‘308’... 프리미엄 소형 해치백 ‘A1’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쌍용 티볼리
'최근 결혼한 30대 초반 남성이다. 신혼부부를 위해 어떤 차가 좋을지 고민 중이다. 아직 자녀 계획은 없다. 주중에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고, 주말에 여행을 가거나 볼일을 볼 때 쓰려고 한다. 예산은 3000만원 정도를 책정했다.’

아직 자녀가 없다면 작고 아담한 차를 추천한다. 많은 이들이 아이가 생길 때를 대비해서 뒷좌석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그러면 결국 세그먼트가 올라가고 차를 고르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지금 자신에게 딱 맞는 차를 타다가 나중에 상황에 맞춰서 팔고 새로 사는 것을 권한다. 신혼부부가 타는 차라면 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차는 피하는 게 좋다. 실용적이면서도 잘 달리고 연비까지 챙겨주면 금상첨화다.

‘쌍용차는 굼뜬다’는 편견 없애


가장 먼저 추천하는 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볼리 디젤이다. 쌍용차가 지난해 출시한 야심작으로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풍의 세련된 디자인, 탄탄한 주행능력에 2000만원대 가격까지 특별히 흠 잡을 곳이 없다. 기존에 쌍용에서 출시한 차에 쏟아졌던 불만사항을 대폭 개선한 모델이다. 특히 불만사항이었던 변속 충격을 없앴다. 이전까지 쌍용은 호주 DSI 변속기를 썼는데, 쌍용의 엔진과 호흡이 좋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엑셀 페달에 힘을 주면 ‘웅~’하는 소리만 내고 변속이 되지 않다가 ‘덜컥’하면서 차가 살짝 튀어나가는 현상을 자주 보였다.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일본 아이신에서 만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변속 충격에 대한 불만이 쏙 들어갔고, ‘쌍용차는 출발이 굼뜬다’는 이미지도 벗었다.

주행 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쌍용차는 티볼리 공식 론칭 행사와 TV 광고 촬영을 자동차 전용 서킷에서 진행했다. 강력한 마력과 토크를 내뿜는 고성능차에나 어울리는 공간이다. 경제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소형 SUV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서킷을 고수한 건 그만큼 주행 능력에 자신감이 있어서다. 실제 경험해본 성능도 뛰어나다. 배기량이 낮은 만큼 출력은 조금 아쉬웠지만 갑작스럽게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릴 때는 제법 당당하게 반응했다. 특히 견고한 하체가 급격하게 꺾이는 코너에서도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무기로 주행의 재미까지 더한 차가 티볼리다. 연비는 15.3km/L로 최근 출시되는 소형차와 비교하면 월등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공기 저항을 많이 받고 차고가 높은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수치는 아니다.

티볼리는 국내와 해외에서 두루 인기를 끌며 쌍용차의 효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형님차인 코란도C의 수요까지 흡수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티볼리의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를 출시했다. 기본 디자인과 콘셉트는 그대로 두되 좁은 실내와 트렁크를 보완한 차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기존 티볼리도 신혼부부가 타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직접 앉아본 뒷좌석도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많은 짐을 수납해야 할 때는 2열 폴딩이 가능하다.

수입차에서 적당한 차를 살핀다면 푸조의 소형 해치백 308 1.6 모델도 눈여겨볼 만하다. 남자와 여자 누가 운전해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해치백 모델이라서 공간 활용성이 좋으면서도 차고가 높지 않아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좁은 실내에서도 답답하지 않게 만드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덤이다. 천장 전체를 덮고 있어서 뻥 뚫린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다른 선루프처럼 열리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지만, 천장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준다.

푸조는 디젤의 명가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쏠쏠한 주행능력을 뽐낸다. 푸조만의 독특한 핸들링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독일차처럼 견고하고 단단한 느낌은 아니지만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민첩하게 반응한다. 과거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MCP 변속기와도 결별했다.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로 최고의 연비 효율을 자랑하지만 변속 충격이 심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엑셀 페달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꿀렁거리는 충격을 없앨 수 있어,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매니어를 제외한 소비자들은 MCP 변속기가 달갑지 않았다. 최근 들여오는 푸조 차량에는 MCP 변속기가 아닌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를 장착한다.

MCP 변속기와는 결별했지만 푸조의 애칭은 여전히 ‘연비깡패’다. 308도 L당 16.2㎞의 고연비를 자랑한다. 적당하게 속도만 붙여서 주행하면 L당 20㎞ 이상도 달릴 수 있다. 확실히 공인연비보다 실연비가 훨씬 높다는 느낌이다. 뒷좌석은 조금 좁다. 앞좌석에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면 뒷좌석 탑승자의 무릎에 무리가 가는 정도다. 가능한 2인 탑승을 하고, 뒷좌석은 체구가 작은 어린이나, 짐을 적재하는 공간으로 쓰는 게 나을 것 같다.

변속 충격 없앤 푸조 308


▎푸조 308
독일차의 단단한 주행감을 원한다면 아우디 A1 스포트백은 어떨까?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 작은 차체에 1.6L의 디젤엔진을 결합했다. 7단 변속기와 경쾌하게 호흡을 맞춘다. 초반 가속시에는 약간 굼뜬 느낌이 있지만 적당히 속도만 붙으면 가볍게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심플하고 모던한 실내 인테리어가 차의 매력을 더한다. 직관적 조작이 가능한 센터페시아가 아름답게 자리를 잡았다.

이 차의 강점이자 단점은 ‘프리미엄 소형차’라는 카테고리다. 편의사양을 중시하는 국산 소비자들에 초점을 맞춰 실내외를 고급스럽게 꾸몄다. 문제는 그로 인해 상승한 가격이다. 가장 저렴한 트림이 3330만 원부터 시작한다. 수입 소형 해치백 시장은 일단 경쟁자가 많다. 골프와 BMW 미니가 경쟁하는 시장이다. 3500만원 내외의 가격대에서 살피면 고를 수 있는 차종은 더욱 늘어난다. A1 스포트백은 분명 매력을 갖췄다. 시동을 켜면 대시보드에서 스크린이 올라오고, 시트의 가죽 마감은 스티치를 넣어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프리미엄 소형 해치백은 시장에 흔하지 않다.

-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1325호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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