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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칼슨 아마존웹서비스 부사장] 美 CIA도 AWS로 혁신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1위... 서울에 데이터센터 열고, 부산시와도 협약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테레사 칼슨 아마존웹서비스 부사장 / 사진:아마존 웹서비스 제공
한때 공장마다 발전소가 있었다. 거기서 직접 전기를 생산해 기계를 돌렸다. 지금은 다르다. 자가발전 공장은 찾기 어렵다. 특별한 산업군을 제외하곤 대개 비상용 발전기 정도만 갖추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끌어다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전기가 필요하면 플러그를 찾아 연결하면 된다.

클라우드 시대가 열리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네트워크·서버·컴퓨팅·보안 인프라가 필요하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기업이 모든 인프라를 직접 갖출 필요가 없다. 클라우드를 통해 IT 인프라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1위 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다. 다른 IT기업보다 한발 앞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가장 많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에서도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지난 1월엔 서울에 복수의 데이터센터인 서울 리전을 열었고, 최근엔 부산시와 클라우드산업 발전 협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테레사 칼슨 AWS부사장을 최근 만났다. 그는 “한국 클라우드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정부 기관까지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AWS가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AWS 서울 리전이 가동을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모두 12개의 리전을 가지고 있는데, 서울 리전은 아시아태평양에 설립된 5번째 리전이다. 한국에선 그동안 해외의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하다 보니 산업 자체에 규제가 많았다. 서울 리전을 계기로, 정부의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대기업을 비롯해 의료·오일·가스·금융 산업에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AWS는 한국에서의 클라우드 기술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국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AWS 파트너 네트워크(AWS Partner Network, APN)에는 AWS 클라우드에서 혁신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ISV)와 시스템 통합업체(SI)가 포함된다. 안랩, 드림라인, 한글과컴퓨터, 아이지에이웍스, 티맥스소프트와 같은 ISV 파트너는 AWS 솔루션과 결합해 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보안 및 연결 솔루션을 제공한다. 베스핀글로벌, GS네오텍, 메가존 그리고 브이시스템즈 등 SI 파트너는 AWS로의 이전 및 AWS 상에서의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지원하며, 폭넓은 모니터링과 자동화, 고객의 AWS 환경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리전 설립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인터넷 연결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우수한 연결성에 AWS의 장점을 더했다. AWS 서울 리전으로 한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밀리세컨드 (millisecond, 1000분의 1초) 단위의 빠른 응답 속도로 AWS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에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한국에 있는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고 한국 내의 스토리지도 활용 할 수 있게 됐다. 특히나 데이터의 프라이버시 또는 데이터의 민감성에 대해 우려를 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그 경우 데이터가 한국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내에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한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새로운 가능성도 속속 열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정부·공공 기관이다. 지난 9월 한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이 시행됐다. 복잡했던 클라우드산업 법령이 정비됐다. 우리가 주목한 변화도 있다. 이제 한국 공공기관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길이 열렸다. 교육같은 비영리 기관이나 정부 기관과의 협력도 가능해졌다.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 많은 중소 규모의 기업이 AWS 에코시스템에 참여해 공공 분야 협력의 기회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발전(여정)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AWS는 건강한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한국 정부에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인 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WS는 비즈니스의 규모에 관계 없이 스타트업이 확장 및 성장하는 데 필요한, 사용이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AWS Activate는 신생 기업(Startup)들이 AWS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데 필요한 리소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AWS Activate에서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Self-Starter 패키지, Portfolio 패키지, 그리고 Portfolio Plus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AWS 전문가로부터 1대1 안내 및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웹 기반 교육, 자습형 실습, 고객 지원, 외부 업체 제공 서비스, 그리고 AWS 서비스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비트패킹컴퍼니, 리멤버, VonVon, 카페인, 잡플래닛, 직방, 소개요, 8퍼센트 등이 AWS Activate를 통해 사업을 확장시켜 온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한국에서 공공기관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 아닌가.

“그렇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대표와 함께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바로 앤디 재시 AWS 대표다. 그의 말을 빌어 설명하면 이렇다. 클라우드 사업 초기에는 ‘아마 개인 개발자나 스타트업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했는데, 실제로 이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아마 중소기업까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정부나 대기업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10년 동안 아주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바로 클라우드가 이제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된 것이다. 현재는 대기업과 정부 기관에서도 아주 빠른 속도로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있다. 규제가 심한 업계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영국 금융당국, 미국의 금융회사 쪽에서도 클라우드로 발을 넓히고 있다. 그만큼 클라우드가 비즈니스 미션 달성을 위한 원동력이자 차별화 요소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칼슨 부사장도 정부·공공 기관 대상으로 사업을 벌여온 베테랑이다. 20년 간 이 분야에서 일했다. 전 직장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공공사업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그가 AWS로 자리를 옮긴 2010년 12월 당시, 그와 오래 일했던 정부 관계자들은 ‘공공 분야에선 누구도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말렸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미국 연방정부의 주요 기관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칼슨 부사장은 시장 변화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클라우드는 불안해 보인다.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정보 관리도 쉽고 보안문제도 적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기술 발전이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제 전문가들은 클라우드의 보안 수준이 기업 자체 인프라보다 훨씬 높다고 말한다. 더 안전하다는 말이다. 이제는 많은 고객이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때문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고객은 클라우드를 통해서 회사의 네트워크에서 벌어지는 보안상의 문제를 더 빨리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엔 보안을 이유로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같은 이유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각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자체 데이터센터는 관리가 어렵다. 담당자가 있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외부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 AWS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24시간 클라우드 서버를 관리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AWS의 주요 고객을 보면 칼슨 부사장의 말에 수긍이 간다. 영국 금융당국과 미국 해군, 그리고 CIA가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CIA는 2013년부터 AWS 서비스를 사용해왔다. AWS는 CIA를 위해 스토리지·데이터베이스·애널리스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AWS를 사용하는 한국 기업 리스트도 화려하다. 삼성과 미래에셋자산운영, SM엔터테인먼트, 넥슨 등 다양한 기업이 AWS 서비스를 활용 중이다.

AWS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비결이 궁금하다.

“AWS는 다른 클라우드 업체보다 5년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AWS는 클라우드에서 태동한 회사(born in the cloud)라고 해야 한다. 다른 사업을 하다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 다른 기업과의 차이가 크다. 또한 AWS는 고객 최우선 주의(super customer-obsessed)를 지향한다.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신중하게 파악해서 움직이다. AWS 로드맵을 보면, 출시하고 있는 서비스나 기능 중 90~95%가 고객의 니즈에 기반하고 있다. 고객을 대신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존이란 기업 문화와도 일맥상통한다.”

AWS가 개발한 아마존 레드쉬프트(Amazon Redshift)가 좋은 예다. 레드쉬프트는 클라우드에서 사용되는 데이터 웨어하우징(data warehousing) 도구다. 기존 도구에 비해 20분의 1 정도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AWS에서도 데이터 웨어하우징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있었다. AWS가 알아보니 고객들이 웨어하우스 관리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자금을 지불하고 있었다. 심지어 비용을 지출했지만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고객 불만을 잠재울 방법을 찾아 개발한 프로그램이 레드쉬프트다. 칼슨 부사장은 “AWS는 고객 최우선 주의의 회사이고 고객을 위해서 혁신하는 회사”라며 “AWS의 차별점은 스스로 혁신을 꾀하는 것, 혁신을 위해 AWS 자신을 재혁신(disrupt)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WS에 적용되는 또 다른 아마존만의 문화는 어떤 것이 있는가.

“아마존은 낮은 마진에 익숙하다. 이윤을 적게 남기지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AWS도 그렇다. 신기술 등장으로 절감한 비용을 그대로 고객에게 되돌려 준다. 2015년에는 722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이다. 2011년에는 80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를 늘리는 동시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아마존 회사다 보니 마진을 낮게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 익숙하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IT 운영 마진을 높게 가져가는 전형적인 다른 IT기업과 다르다. AWS는 아마존 리테일 부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익숙하다. 이것이 아마존의 DNA라 할 수 있으며, 이 원칙을 AWS에도 적용할 수 있다. AWS는 출범 이후 51회나 가격을 인하했다. 경쟁사 압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아마존에는 ‘서비스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Let’s let the services speak for themselves)’는 말이 있다. 서비스가 떠드는 곳에 고객이 몰린다. 우리는 그런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업 방향을 정한다.”

한국 정부·공공기관은 보수적인 조직이다. 이들에게 어떻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겠는가.

“미국 공공기관을 상대로 일한 것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겠다. 찾아가서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어떤 장점이 있고 왜 효율적인지 설득할 것이다. 클라우드는 정말 간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박스기사] AWS-부산, 클라우드산업 발전 협약 맺어 - 부산을 클라우드 허브로


▎3월 8일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 테레사 칼슨 부사장(왼쪽)과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 지역 클라우드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 사진:부산시 제공
지난 3월 7일 부산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부산 지역의 클라우드산업 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한국 공공기관 가운데에선 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도 도입했다. 부산시와 AWS의 인연은 2015년 9월 ‘클라우드 엑스포 코리아 2015’ 행사에 피터 무어 AWS 아태부문 총괄이사가 참석하며 시작했다. 부산시 측은 무어 이사에게 ‘부산은 한국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도시이자,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도할 수 있는 지자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국내 유일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집적시설인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가 있다. 한국 해저케이블의 90%가 모여있는 동북아 정보 허브 도시이기도 하다.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클라우드 엑스포 아시아 2015’ 행사엔 서태권 부산정보사업 진흥원장과 클라우드 발전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김도읍이 참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AWS와 부산시는 클라우드 혁신 센터 개설에 합의했다. 서 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부산시는 첨단기술 및 IT 스타트업 기업의 중심이 되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발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부산시가 대한민국을 넘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AWS는 기술적·전략적 협력으로 부산시의 비전 실현과 클라우드산업 발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부산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적합한 첨단기술(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도시 개발을 위한 협력 ▶부산 지역 ICT 기업의 Software-as-a-Service 기업화와, 벤처캐피털(VC) 투자,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고, 부산시의 경제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프로그램을 운용 ▶다양한 교육, 인증, 인턴쉽 프로그램 등 클라우드 관련 학습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육성 지원 및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엑티베이트 프로그램의 도입 ▶‘클라우드 서비스 혁신 센터’ 설립 등이다. 테레사 칼슨 부사장은 “부산시와 협력해 혁신의 수준을 높이고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도시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부산시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1327호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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