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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의 샐러리맨 코칭스쿨] 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지 맙시다 

자기 주도적인 삶 살아야... 감성지능 개발, 자아성찰 필요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일러스트:중앙포토
‘부장님 때문에 직장생활 못하겠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해서 못살겠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누구 때문에 못살겠다’ ‘누구 때문에 화가 난다, 이런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똑같은 말을 들었는데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다면, 이는 그 말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인가? 아니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의 해석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인가? 똑같은 말을 상사가 하면 기분 나쁘고, 부하직원이 하면 기분 나쁘지 않다면, 이는 그 말 때문인가? 그 말을 들은 사람의 해석 때문인가? 우리는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해 화가 나고 열을 받는다.

상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한다면…

A씨는 중견기업의 교육담당자다. 일도 잘하고 평판도 좋다. 게다가 인물까지 좋다. 한마디로 ‘엄친아’다. 그런데 코칭을 해보니 정작 A씨 자신은 행복하지 않았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의 평판에 매우 민감했다. 어떤 사람이 칭찬을 해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어떤 사람이 불평을 하면 온종일 시무룩했다. A씨는 마치 다른 사람의 칭찬을 듣기 위해 일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유독 많은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동료 B가 있었다. A씨는 B를 만나는 걸 두려워했다. B를 만나고 나면 항상 기분이 나빴다. B의 불평이 사실인지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그저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불평불만이라고 했다. A씨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 사람의 노예입니까?” A씨는 당황해하며 반발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내가 그 사람의 노예라니요?” 나는 코치로서, A씨가 B의 불평불만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했다. “B씨의 말 한마디에 당신의 기분이 춤추는 걸 보니, 당신이 B의 꼭두각시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때론 상대방의 한마디에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기도 한다. 마치 다른 사람이 우리의 행복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억울한 일이다. 이에 대해 빅터 플랭클이 해법을 제안했다. 아우슈비츠에서 극한의 절망과 고통을 체험했던 빅터 플랭클은 아무리 극한 상황이라도 ‘자신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상대가 아무리 모욕적인 언행을 퍼붓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모욕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결코 모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빅터 플랭클은 자신에게 폭언을 퍼붓는 간수들에게 모욕을 느끼기보다 연민을 느꼈다고 했다.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이 주어지더라도, 그에 대한 반응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우리는 반응을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그걸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A씨의 경우를 살펴보면, B의 불평을 듣고 난 후에 항상 괴로워했다. A는 자신도 모르게 B에게 휘둘린 것이다. B의 불평을 듣고 난 후에, B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토해 보고, 사실이면 개선할 방법을 찾고, 사실이 아니면 B의 불만을 상담해준 것으로 가볍게 생각했다면, A는 스스로 반응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스스로 반응을 선택하는 것을 일컬어 스티븐 코비 박사는 ‘주도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건반사적인 반응을 멈추고(stop), 생각의 공간의 가진 후에(think).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choose)하는 것. 이게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했다.

상대방의 말에 화가 난다면, 일단 멈추자(stop). 반사적으로 화를 내는 건 상대방의 말에 휘둘리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끌려가지 말고 자신의 선택을 찾아보자. ‘왜 지금 화가 나는 거지?’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거지?’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자(think). 그리고 난 후에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하자(choose). 이렇게 자신의 반응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주도적인 삶이다. 사실, 우리들이 화가 나는 건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방이 화나게 만든다고 굳게 믿고 있다.

대니얼 골먼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감성지능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감성지능은 자기인식(self awareness)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말을 하고 있고,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면서 생활하는 것. 이게 바로 자기인식이다.’ 강의에서 이렇게 말하면 거세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어디 말처럼 그렇게 쉽느냐는 거다. 그렇다. 자기인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겐 별다른 방법이 없다. 자신의 사고와 감정, 행동에 대한 자각 없이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건 마치 핸들도 없고 브레이크도 없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반응을 제어하고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하려면 자기성찰(self reflection)이 필요하다. 슬로우 다운(slow down)하고, 리액션 타임(reaction time)을 늘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런 방법의 하나로, 요즘 많은 사람이 명상을 하고 있다. 명상은 자신의 ‘무의식적 사고의 패턴’을 알아차리는 ‘의식적 훈련’이다. 아무런 판단 없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느낌 등을 알아차리면서, 자신의 사고 패턴과 행동 패턴을 탐색하고, 객관화하는 것이 명상이다. 명상을 하면 자기인식의 힘과 자기성찰의 힘이 강해진다. 자기 생각의 패턴을 알게 되고, 자기가 원하는 선택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몸짱이 되기 위해 근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근육은 훈련하면 할수록 더욱 더 강화된다. 뇌도 마찬가지다.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뇌의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에 의해 생각이 작동한다. 처음에는 시냅스의 연결이 오솔길처럼 좁고 미약하지만, 명상 훈련을 통해 생각의 길은 더욱 크고 넓은 고속도로가 된다.

명상으로 자기인식과 자기성찰의 힘 길러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일컬어 독불장군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불통이라고 한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불통과 독불장군의 극치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렸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화를 낸다. 만약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화를 내진 않을 것이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적 사고의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빗대어 성철스님은 ‘자기 생각에 속지 마라’고 했다. 자기 생각에 속지 않는 훈련이 바로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 자기의 사고 패턴을 알아차리는, 자기 인식의 힘을 기르고, 자신을 성찰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자기인식과 자기성찰의 힘이 강해지면, 어떤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도 일단 반응을 멈추고, 원하는 반응을 성찰하고, 원하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칭찬에도 우쭐해하지 않고,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꿋꿋하게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종명 -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다.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리더십과 코칭, 소통 등에 대해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보성어패럴 CEO,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절대 설득하지 마라] [코칭방정식] 등 다수가 있다.

1335호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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