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V의 자회사 격인 파트너사 로고 옆에 서있는 김충범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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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달러(약 4조7600억원). 미국 포브스가 추산한 옐로모바일의 기업 가치다. 2012년 출범한 옐로모바일은 지난 5월까지 S(쇼핑)·M(미디어)·A(모바일광고)·T(여행)·O(O2O) 등 분야별 계열사 63곳(해외 기업 포함)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이 흔들리면 한국 IT 업계가 휘청거릴 정도”라고 말할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됐다. 옐로모바일은 인터넷 업계에서 다수의 작은 기업이 모여 커다란 비즈니스 플랫폼을 형성하는 벤처연합 형태를 지닌다.2015년 시작한 500V(오백볼트)도 유사한 기업 연합체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14일 500V가 12개의 자회사와 함께 공식 출범했다. O2O, 모바일 벤처연합을 표방한 500V도 이미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린 옐로우모바일의 뒤를 따르고 있다. 대형 벤처연합 모델이 업계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셈이다.옐로모바일은 각자 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결합해 몸집을 불려왔다. 여러 회사를 연합하는 모델을 택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뜻에서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쇼핑검색 서비스를 쿠차와 협력해 크로스마케팅을 펼치는 식으로 매출이 20배 이상 늘어난 계열사도 있다”고 말했다.500V도 마찬가지다. 회사명에 1년에 50개 이상, 총 500개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500V는 지난 1월 기준으로 26개사로 28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에너지세븐·EPP·토마스브라운·서울로지호텔·디엠디 등 오프라인 기반의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김충범 500V 대표는 “기업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꼭 50개 기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며 “온·오프라인, 모바일 벤처기업들이 함께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O2O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은 순항 중이다. 지난해 총매출 231억원, 영업이익 7억3000만원, 당기순이익 21억원으로 흑자를 달성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냈다. 물론 성장 모델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옐로모바일은 한 번 소속된 기업들을 매각이나 독립시키지 않지만, 500V는 엑시트(자금회수, exit)에 중점을 두고 있다.공동 창업 개념으로 기업을 모으는 경우도 있다. 패스트트랙 아시아는 유망 스타트업의 설립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다. 단순한 자금 투자가 아닌,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를 지향하는 것. 이들을 파트너사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4개의 사업 파트너에 올해 3개의 신설 법인을 추가한다. 플라이앤컴퍼니 외에 교육 업체 패스트캠퍼스, 멤버십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파이프,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헬로네이처, 남성 커스텀 패션 브랜드 스트라입스 등이 있다. 스타트업 지주회사 격인 패스트트랙아시아는 더 나아가 ‘엔젤 투자’에도 뛰어들어 스타트업의 자금줄이 돼주고 있다.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자회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모바일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에스이웍스, 육아정보 소셜 미디어 ‘스마일맘’을 내놓은 스마일패밀리, 수면 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프라센 등에 투자했다.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5월 26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스타트업을 모아 육성하고 연합체를 꾸려 가는 사업 모델인 옐로모바일은 기존 비즈니스의 틀을 깨는 모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유니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500V 역시 투자만 받고, 각 기업 사업을 발전시키지 못하거나 갑자기 접어버릴 경우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