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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오 창업학 박사의 스마트 창업(6) | O2O 시대의 자영업 창업전략] 스마트폰 결제 인프라 구축해야 

O2O 서비스 발달로 마케팅·배달 등 쉬워져... 서비스 품질 향상에 집중해야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이사

▎우아한 형제들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가맹 음식점 종사자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배민아카데미’. 대박 업체 운영 노하우 등을 제공한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배달, 맛집, 쇼핑, 운송, 부동산·숙박, 금융 등 생활밀착 산업 전반에 걸쳐 O2O 서비스가 속속 자리 잡고 있다. O2O 서비스는 PC에 기반한 인터넷 시대에 태동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장이 시·공간적으로 분리돼 있어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2010년대 들어서 국내에 스마트폰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내가 있는 곳에서, 언제나 온라인 연결’이 가능해졌다. 온디멘드(On-Demand) 경제,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하나 되는 세상이 되면서 O2O 시장이 급성장하는 여건이 마련됐다. 자영업 역시 시장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시장을 선도했다. 외식 점포의 배달을 중개하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대표적이다. 전단지나 상가책자 등의 전통적인 광고 수단이 비효과적이라는 단점을 파고들었다. 또 기존에 인터넷이나 전화로 하는 배달 주문은 배달 매장의 상호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가능했지만, 모바일 배달 앱은 해당 지역의 배달 업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초기 배달 앱 주문은 앱을 잘 쓸 수 있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대부분 이용했다. 반응이 예상 외로 좋았다. 배달 앱 업체들은 곧바로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고, 그에 따라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식당의 경우도 초기에는 주로 규모가 작은 동네 식당이 배달 앱에 등록했다. 좀 유명하다는 식당이나 브랜드가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은 외면했다. 하지만 이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곧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자칭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식당도 가입하기 시작했다. 2015년 시장 규모는 2조원으로 성장했다. 국내 외식 배달시장 규모가 10조원 선인데, 배달 앱 시장의 역사가 6년 남짓 밖에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이 꽤 높은 편이다.

음식 배달 앱이 초기 O2O 시장 이끌어

경영학자들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점차 편리성과 가격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배달 앱을 통한 주문은 편리하고, 쿠폰 등 다양한 서비스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무인배차시스템과 같은 기술 고도화로 배달 시장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객이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고객에게 가장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기사를 자동으로 배정한다. 기사는 시스템이 지정한 대로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고객은 기사가 배정된 즉시 기사의 인적 정보를 전송받고 신뢰성을 확보하게 된다. 음식에 대한 접근성, 주문 및 결제의 편리성, 정보의 신뢰성이 모두 확보되는 셈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온디멘드(On-Demand)를 기반으로 하는 O2O 서비스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영업자들은 서비스 품질의 향상에 집중하면 된다. 고객의 리뷰를 보고 고객과 소통하고, 단골고객으로 이어지도록 고객관리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수 있다. 또한 분석된 빅데이터를 통해 효과적인 광고 마케팅 방법도 찾을 수 있다.

근자에는 맛집 정보 앱이 O2O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옐프’, 중국의 ‘디안핑’, 한국의 ‘식신’ ‘포잉’ ‘메뉴판닷컴’ 등이 대표적이다. 식당 이용자의 리뷰를 기반으로 맛집 정보를 제공하고, 식당 예약 서비스도 추가하면서 사용자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식신 앱을 운영하는 ‘씨온’은 맛집 정보 서비스뿐만 아니라 배달대행 서비스, 고급 레스토랑 역경매 서비스, 모바일 전자식권, 농가와 소상공인 간의 식자재 직거래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음식의 종합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서울 반포동 바비큐치킨 거리에 있는 ‘금강숯불바비큐치킨’ 한정수 회장은 식신 앱 활용으로 매출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식신에 가맹점포로 등록한 후 식신 사용자들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주변 직장인들이 가져오는 전자식권인 ‘식신e식권’에 할인해주면서 단골고객을 늘려간다. 6월부터는 배달대행 서비스 앱인 ‘식신 히어로’를 통해 배달도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O2O 서비스는 배달을 하지 않던 맛집도 배달대행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한 회장은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창업학 석사 학위 과정에서 O2O 서비스 활용 교육을 받고 직접 본인 점포에 적용하게 됐다. 그는 30년 장사 경험과 이론적 지식을 겸비해 지난 1월,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임명돼 현재 자영업자들에게 매주 토요일 자영업 성공전략 강의도 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도 O2O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에듀팡’은 유아, 초·중·고, 대학, 성인 등 전 연령이 공부할 때 필요한 책, 완구, 전자·스마트기기 등과 인터넷 강의 판매를 하는 플랫폼으로 교육 종합 에듀플레이스를 지향한다.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맞춤 학원 정보를 제공하는 학원 O2O 서비스의 인기가 높다. 학원은 회원모집 이벤트 등 마케팅 수단으로 전단지를 배포하던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에서 벗어나, 학원 수요자가 온라인상 클릭 한번으로 자신에 맞는 학원을 검색하게 해서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다.

핀테크와 결합해야 성장 수월해져

O2O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핀테크와 결합해야 한다. 모바일 또는 매장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핀테크를 통한 간편 결제와 O2O 서비스가 연동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한국사이버결제’는 온라인 프로그램과 오프라인 VAN을 둘 다 가지고 있어서 간편 결제 방식인 ‘페이코’와 결합돼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페이팔과 스퀘어 오더, 중국의 알리페이와 텐페이 등은 매장에서 모바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그런 시대가 올 것이다. 이제 자영업 매장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고객 정보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타깃 마케팅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콘(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정보 발송도 고객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정보 발송은 소비자에게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내 주변의 매장을 온라인에서 찾아 미리 주문 및 결제하고, 매장에 방문해서는 줄 서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픽업할 수 있는 모바일 오더(Mobile Order) 서비스도 인기다. ‘시럽오더’ ‘사이렌오더’ ‘포켓오더’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모두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다. O2O 서비스는 유커 등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마케팅 수단으로도 유용하다. 그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정보 앱에 매장이 등록되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말대로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온리’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강병오 -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국내 1호로 창업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FC창업코리아 대표이사와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글로벌 프랜차이즈학과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창업가정신, 벤처창업, 프랜차이즈 전략 및 자영업 창업 등이다.

1339호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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