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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 (24)] 밀당 거듭하는 연인을 위한 조언 

토마스 쉘링의 갈등 해소 전략 … 상대에게 믿음 줄 압도적 힘과 신뢰 필요 

조원경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

▎이란이 지난해 7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핵 협상에 합의하면서 핵 위협 국가는 북한 밖에 남지 않았다. 이날 테헤란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하고 있다.
인생은 어쩌면 갈등의 연속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도 인간관계를 할 때도 그렇고, 상대방의 전략을 고려해서 게임을 할 때도 그렇다. 왜 갈등이 생기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관계에 있거나 무언가 선택의 기로에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과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회피·경쟁·협력·양보·타협 등 사안에 따라서 여러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

‘날 떠나지마 가는 널 볼 수가 없어. 넌 떠나지만 난 뒷모습만 보며 서 있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발 날 떠나지마. 내 사랑이 너의 오는 길을 비춰 줄 거야. 날 떠나지마.’ 사랑이 밀당(밀고 당기기) 게임이라고 할 때 가수 박진영의 노래 ‘날 떠나지마’의 주인공은 전략이 필요하다. 애원만으로 상대에게 믿음을 주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남자라면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하는 여성 앞에 혈서라도 써서 보여주면 그녀가 머물지 않을까? 이미 돌아섰는데, 그런 고전적 행동이 그녀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 번만 더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내 손에 장을 지질 거야’라고 말만 하면 뭐하나. 이미 수 십 번 되풀이한 그의 믿지 못할 행동을 믿을 연인이 아니다. 진정 상대를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상대방의 믿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말에 구속될 자세가 없다면 상대는 더 이상 믿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를 구속한다는 것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거짓이 아니라 ‘참’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럴 경우에만 상대방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상대방이 당신을 진정으로 믿을 경우에나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연애뿐만 아니라 협상의 기초다. ‘진실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당신과 협상 테이블에 같이 앉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진실하다고 연애나 협상이 다 성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애라는 게, 사는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에 밀당의 고수가 있고 협상 전략이 필요하지 않겠나? 밀당은 서로가 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때 성립한다. 아무튼 협상의 기초는 정직과 신뢰라는 것을 우선 믿고 갈등관계에 놓인 여러 상황을 해결하는 경제학적 전략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최선의 방어는 바로 공격

하버드대 토머스 쉘링 교수는 운동 경기에서 각 선수의 최적 동선(動線)은 다른 선수의 동선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전략’의 개념을 도입했다. 협상은 일종의 경기다. 그 경기는 협상자의 재능에 주로 의존하는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결정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한 기대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쉘링의 주장이다. 협상이 게임이기도 하지만 게임과 다른 속성을 가지는 이유다. 예를 들어 테니스 게임은 선수의 기술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공을 한번 주고받는 순간 게임의 승패는 즉시 판가름 난다. 러시안 룰렛은 운을 실험하는 게임이다. 협상에도 기술이 필요하고 운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만, 협상은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임이다. 겉으로는 양쪽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점을 향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이 우수한 쪽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흔하다. 연인과 어떤 뮤지컬을 보러 갈 것인지 어떤 식당에서 식사를 할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합의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협상이다. 협상을 잘 하는 것은 예술이지 과학은 아니다. 협상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 다듬어지고 강화된다. 그래서 떠나려는 연인을 잡는 기술도 필요한 것이다.

연인에게도 밀당이 필요한데, 당신을 위협하는 싫은 사람이나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냥 순종하는 것보다 저항하거나 보복하는 것이 바른 전략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너무 과격한가? 공개적으로 되풀이해서 보복하겠다고 강조하는 게 자신을 위협하는 상대방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가 있다. 그는 과격분자인가? 미·소 냉전 시기에 세계 평화를 위해서 미국과 소련 모두가 상대방 국가를 초토화할 만큼 충분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 경제학자가 있었다. 바로 갈등의 해소를 중점적으로 연구한 게임이론의 대가 토머스 쉘링이다. 그는 미국과 소련처럼 핵무기 보유로 서로가 서로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양쪽이 잘 알고 있어야 오히려 갈등이 줄어들고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세계적으로 핵 강대국은 러시아와 미국이다. 과거 소련이 핵무기를 보유했는데, 미국이 전혀 핵무기가 없었다면 소련은 미국에 이런저런 많은 걸 요구했을 것이다. 동등하지 않은 군비상황은 오히려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으로 몰아갈 수 있다. 쉘링에 따르면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고, 그 강도는 상대방이 방어할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에게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군사대국을 꿈꾸며 꾸준히 군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중국과 프랑스, 영국의 핵탄두 수는 엇비슷하다. 쉘링은 이들 국가가 핵을 사용할 가능성을 거의 제로로 봤다. 실제 영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전투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았다. 국경을 맞대고 공포를 조성하는 인도와 파키스탄이나, 또 다른 정쟁의 중심에 서 있는 이스라엘도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쉘링은 이들 국가가 핵 관련 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의 위험성과 전쟁 저지력을 믿는다. 각국이 핵을 보유하려는 욕구는 효율성과 파괴력 때문이다. 엄청난 돈으로 재래식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핵무기를 보유하면 초기 개발비용은 더 들어도 국방비를 줄이고 군사대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적국의 공격에 ‘단단한 방어막’을 치는 장점이 있다. 핵무기를 상품화해서 기술력이 부족한 국가나 특정 단체에 팔아 돈을 챙기려는 상술도 있다. 군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 핵 보유국에 적대감이 강한 나라, 국제적 테러단체는 핵무기를 보유해 기존의 핵 보유 국가에 맞서고자 하는 욕구를 느낀다. ‘네가 쏘면 나도 쏜다’는 이른바 ‘공포의 균형’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나라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게 핵을 만들려는 나라의 공통된 명분이다. 핵무기가 중심이 되는 공포의 균형은 일반적인 ‘힘의 균형’과는 성격이 다르다. 힘의 균형은 말 그대로 경제력이나 재래식 군사력 측면에서 비슷한 힘을 갖추는 것을 의미하나, 핵 보유로 유발되는 공포의 균형은 핵탄두 보유 수가 균형을 이루지 않아도 성립한다. 핵탄두 300개를 가진 나라가 100개를 가진 나라보다 세 배 수준으로 위협적이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북한이 수십 개의 핵탄두만으로 800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미국과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핵의 위력은 두렵다. 테러단체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도 바로 이런 불균형의 유혹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보다 두려운 ‘공포의 균형’

모든 국가들이 핵 주권을 외치며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세상은 어찌 될까. 아마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평화로운 국제질서에 대한 책임의식 없이 핵무기만 고집하는 나라가 늘어난다면 세상은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핵은 평화를 위협하는 무기로 쓰여서는 안 된다. 핵무기의 비확산, 핵의 평화적 이용은 평화롭고 영속적인 지구촌을 위해 모두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인류 공통의 숙제다. 쉘링은 노벨상 시상식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을 사용한 이후 어떤 전쟁에서도 핵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가장 훌륭한 사건(the most spectacular event)’이라 했다. 그에게서 진정한 인류 평화를 생각하면서 지피지기하고 노력하려는 전략가의 향기가 나는 건 그래서이다.

적대적인 살벌한 관계에서 의사소통은 오히려 훨씬 중요하다. 미·소 간 핫라인은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진 적대세력 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 전략적 아이디어다. 노벨상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는 토머스 쉘링이 핫라인 설치에 기여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상대가 도발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상대의 도발 전에 선제공격해 상대를 미리 초토화하 것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이다. 선제공격을 하더라도 상대가 반격해 전쟁 자체를 피할 수 없고 또 핵전쟁처럼 전쟁에서의 승리가 평화보다 못할 때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핫라인은 이런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오해가 심각해 바로 적대적 행동을 취하기 쉬운 관계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목표는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란의 핵 포기와 북한의 선택은?

우리는 서로 공격할 유인을 가지는 상황에서 자칫 파멸로 가는 길로 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공격하기 전에 당신이 먼저 그들을 습격해야 한다는 유혹에 시달리게 될 경우가 있다. 때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당방위로 해석되기도 한다. 토마스 쉘링은 지하실에 무슨 소리가 나서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총을 꺼내서 계단을 내려가는 상황을 가정한다. 지하실에 가니 ‘밤손님’이 총을 들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생각한다. ‘저 친구를 죽이고 싶지는 않아. 그런데 저 친구는 나를 죽일 기세군. 저쪽에서 총을 쏘기 전에 내가 먼저 총을 쏴야겠지. 설사 저 쪽에서 날 죽이기 원하지 않는다 해도 저 친구도 지금 나처럼 생각하며 총을 먼저 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할지 몰라.’ 이런 식인 경우 방아쇠는 당겨지기 쉽다. 채집과 사냥에 의존하던 시기 부족들은 이런 종류의 생각에 익숙했다. 영화를 보면 이웃에게 먼저 습격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 이웃을 습격하곤 하는 장면을 종종 본다. 이런 식의 갈등의 해결은 어떻게 해야 하나?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오해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 부족, 의사소통 부족 외에 서로가 게임의 법칙을 자꾸 바꿀 때 생기기 쉽다. 규칙은 잘 바꾸지 않고 바꿀 때는 심사숙고해서 웬만해서는 절대 바꾸지 않는다는 풍토가 조성돼야 오해도 없고 갈등으로 인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쉘링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위험한 국가로 지목한 국가는 이란과 북한이다. 그런데 이란이 핵을 포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과 독일이 오스트리아에 모여 협상안을 타결했다고 발표한 후 세계가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수도 테헤란으로 몰려가고 있다. 석유 수출만 재개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이란으로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계의 경제적 제재와, 아프가니스탄·리비아·이라크·시리아에 이어 다음은 이란 차례라고 공언하며 언제라도 불벼락을 내릴 수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주먹을 피하고 자국민들을 살리기 위해 장장 13년 동안 끌어온 핵개발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란이 굴욕과 좌절을 감수하면서 세계 앞에 무릎을 꿇은 건 경제 때문이다. 그 결과 이란에게는 기분 좋은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의 자원 부국이자 인구 7800만 명의 중동 최대 내수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다.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국 정상으로는 가장 먼저 테헤란을 찾은 것을 신호탄으로 각국 정상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세계는 북한이 이란처럼 국제사회와의 핵협상을 통해 비핵화로 돌아설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평가한다. 많은 전문가가 북한은 이란보다 핵 개발이 더 진전된 만큼 이란처럼 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고 달라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대북 제재 강화를 통해 북한이 그동안 보여온 ‘도발→보상(대화)→재도발’의 악순환을 차단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일본이 세계 대전을 일으킨 전범이란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실리를 챙기기 위한 전략적 속셈이 있다는 것을 뒤로 하고 그의 연설을 들어 보자. 어찌됐건 미국 대통령으로서 첫 피폭지 방문이니 역사적 일이다. “71년 전 어느 맑게 갠 아침, 하늘에서 죽음이 떨어졌고 세상이 바뀌었다.” 아 얼마나 문학적 감성이 돋보이는 연설인가! 그는 강조한다. “우리는 두려움의 논리를 떠날 용기를 가져야 하며, 그것(핵무기)이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 원폭투하로 섬광과 화염이 도시를 파괴했고 인류는 언제든지 스스로를 파괴할 수단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모든 영혼들이 편히 쉬게 해야 하며 우리는 다시 죄악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바마는 강조한다. 그는 우리에게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희생자들)의 영혼이 우리에게 말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미·소 냉전의 산물로 핵 보유가 있었다. 냉전이 사라진 세상에도 전쟁과 테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생명을 빼앗긴 죄 없는 사람들의 존재를 잊어선 안 되고 역사를 제대로 직시할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벌이고 있는 세상의 게임은 그가 말한 것처럼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그 운명의 날 이후 인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선택을 해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오바마는 원폭 투하에 대해 사죄하지는 않았다. 가난한 우리의 동포 북한은 자신들이 강함을 핵으로 보여주려는 것일까?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작은 변화가 큰 영향을 초래하는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티핑 포인트란 말을 만든 이가 바로 토마스 쉘링이다. 한반도의 대변혁을 초래할 티핑 포인트를 우리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전체주의체제를 가능케 한 ‘공포의 균형’이 약화되고 북한 주민이 더 이상 자손들에게 ‘공포의 유산’을 넘겨줄 수 없다고 판단할 때가 언제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내년에 취임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할 현안의 우선순위에는 사이버 안보와 테러, 북한 핵 문제가 꼽힌다. 중국도 북한을 생각하는 입장이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 북핵의 피해자가 중국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어찌 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한반도의 대변혁 초래할 티핑 포인트는

1989년 12월 25일, 세계적인 음악가 레오나드 베른슈타인(Leonard Bernstein)이 베를린 한복판에 섰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가 자유를 노래했다. 독일은 통일이 된 후 엄청나게 번영해 유럽의 초강대국이 됐고, 국력이 프랑스와 영국을 추월했다. 자 이제 그런 미래를 우리도 꿈꿀 수 없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땅은 벼 한 포기, 배추 한 포기 가꿔 먹을 수 없는 척박한 땅으로 변해 있다.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땅 DMZ가 공감과 화해의 땅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크고 국제정세가 여전히 복잡한 상황에서 우리는 좋은 통일과 비핵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독일 통일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이다. 통일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제대로 된 전략으로 이 두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토마스 쉘링(Thomas Crombie Schelling, 1921년 4월~): 19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행정부에서 마셜 플랜의 입안 작업에 직접 관여한 후 1951~1953년 백악관에서 활동했다. ‘게임이론의 분석’으로 정치·경제적 갈등과 협력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증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1991년 미국 경제학회 회장을 맡았으며 메릴랜드대 교수와 하버드대 명예교수로 활동하면서 연구에 전념했다. 그의 저서 [갈등의 전략]은 게임이론의 바이블로 읽히면서 1945년 이후 서양에서 출판된 서적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저서 중 하나로 꼽힌다.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 물가, 복지, 소비자, 국제금융, 통상, 대외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미주개발은행 이사실에서 한국 대표로 근무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이 있다.

1350호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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