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중소기업 수출의 새 활로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지난 11월 25일은 연말 쇼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였다.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약 4주 간의 연말 쇼핑시즌이 전자상거래 기업에게는 이른바 ‘대목’인 기간이다. 지난 해 페덱스가 이 기간 동안 배송한 물동량이 3억1700만개로 역대 최대치였다. 올해는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의 훈풍에 힘입어, 물동량 최대치가 경신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최근 리서치 전문 업체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세계 15개국 중소기업 경영진 9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디지털 경제 시대의 글로벌 무역: 중소기업을 위한 기회’에 따르면, 응답 중소기업의 80%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연평균 61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 지역에서는 응답 기업의 80%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연평균 50만700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기업의 77%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연평균 71만 5000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30%는 내년에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답했다.

이런 희망을 현실에서 이루려면 모바일 커머스와 소셜 커머스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모바일 커머스는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자상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소셜 커머스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자상거래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국내 중소기업 중 모바일 커머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전체의 42%,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전체의 57%로 조사됐다. 전체 전자상거래에서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은 것이다.

물류 업계에 종사하며 많은 중소기업을 만나 실제로 모바일 커머스와 소셜 커머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의류·잡화·패션 등 젊은층을 공략해야 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이미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신상품이 출시되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이미지나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효과적인 광고상품과 연계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40% 이상의 기업은 내년에는 모바일 커머스와 소셜 커머스의 판매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디지털 경제는 수출 판로가 탄탄하지 않은 중소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됐다. 물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측면도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예상된다. 한류 덕을 보는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특성과 통관 규정 등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제품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고, 배송도 정확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환불이나 환송 규정도 주의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물류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물류망부터 갖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류망은 곧 비용 절감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줄었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이럴수록 전자상거래를 정책적으로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바일과 소셜 커머스를 더욱 확대하고, 수출 국가의 최신 통관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친중소기업적인 디지털 경제 정책이 절실하다.

1362호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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