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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금 많이 번 국내외 프로골퍼는] 최고는 더스틴 존슨, 실속은 매킬로이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매킬로이, 페덱스컵 우승으로 1000만 달러 보너스 … 국내 여자 선수는 박성현 돋보여

▎로리 매킬로이는 각종 대회의 공식 상금 총계에선 전체 4위에 그쳤지만 페덱스컵 우승으로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따로 챙겼다. / 사진:뉴시스
최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올해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세계 주요 투어 골프 시즌이 마무리됐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는 페덱스컵을 마쳐 10월부터는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유러피언투어도 로드투두바이 파이널을 마치고 12월부터는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아시아에서는 4계절의 구분이 있어 겨울에서야 시즌이 완료된다. 시즌을 마치면 과연 지난 한 해 동안 누가 얼마나 많은 상금을 벌었느냐에 관심이 간다. 프로 세계에서는 상금이 인기고, 지명도이고, 최고의 실력자라는 증명서다.


▎더스틴 존슨은 올 시즌 3승을 거두면서 투어 생활 10년 만에 최고의 해를 보냈다.
세계 남자 골퍼: 단일 투어에서 상금을 가장 많이 번 프로 선수는 US오픈에서 우승한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PGA투어에서 존슨의 상금은 936만5185달러(약 109억8536만원)였다. 최장타자인 존슨은 7월 초의 월드골프챔피언십(WGC)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과 페덱스컵의 세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서 시즌 3승으로 투어 생활 10년 만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상금 2위는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다. 올해 804만5111달러(약 94억3691만원)를 벌었다. 데이는 상금액이 가장 높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돈잔치라고 할 수 있는 페덱스컵 시즌 마지막 두 대회를 건강 문제로 기권하면서, 돈싸움 선두에서 밀려났다. 상금 3위인 아담 스캇(호주)은 20개 대회에 출전해 혼다클래식·WGC-캐딜락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647만 3089달러(약 75억9293만원)를 벌었다.


▎제이슨 데이는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지만 상금 순위는 2위에 그쳤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PGA투어 상금으로는 579만585달러(약 67억9236만원)로 4위에 랭크됐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인 도이체방크와 투어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페덱스컵을 쟁취한 게 중요하다. 1000만 달러의 연금을 챙겼기 때문이다. 상금 랭킹에 들어가지 않는 이 돈은 그가 은퇴할 무렵부터 연금으로 매월 들어오게 된다. 매킬로이는 PGA투어를 18개만 출전하는 대신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DP월드챔피언십까지 5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중에 자신이 만든 재단이 주최하는 두바이 듀티프리아이리시오픈에서 우승까지 기록하면서 총 172만 1416유로(약 21억4324만원)를 벌었다. 미국과 유럽, 두 개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89억3559만원이고, 연금 수입 117억3000만원을 더하면 무려 206억6559만원을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장타자 존슨이 쇼를 하고 매킬로이가 실속을 챙긴 셈이다.


▎지난해 주요 메이저대회를 휩쓸며 상금도 싹쓸이를 했던 조던 스피스는 올해 상금 대신 초청료 형식의 부가수입을 많이 올렸다.
유러피언투어에서는 디오픈을 우승한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BMW인터내셔널도 우승하는 등 총 414만8402유로(약 51억6476만원)로 상금왕에 올랐고, 로드투두바이 챔피언까지 됐다. 이에 따라 로드투두바이 1등 보너스 125만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게다가 PGA투어 5개 대회를 출전해 128만187달러(약 15억165만원)을 벌었다. 모두 합치면 81억 3267만원쯤 된다.

그렇다면 지난해 2개의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와 US오픈, 플레이오프 페덱스컵에서 우승하며 상금 싹쓸이를 했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어디 갔나? 그는 올해는 다사다난했다. 유럽과 홍콩, 호주를 오가며 우승도 했지만 상금 대신 초청료 형식의 부가수입이 많았다. PGA투어에서는 상금 6위로 553만8470달러(약 64억9663만원)를 벌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대니 윌렛(잉글랜드)은 373만4528유로(약 46억4949만원)를 벌어 유러피언투어 상금 2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상금은 PGA투어 선수들과 비교하면 13위 정도에 위치한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상금왕 이케다 유타는 총상금이 19억9957만원에 그친다. 대회마다 상금 최소 단위가 650만 달러를 넘는 PGA투어와 비교할 때 유럽·일본·아시아투어의 대회당 상금 격차가 크기 때문에 뛰어난 유럽·아시아 선수들은 미국으로 향한다. 이점을 우려한 유러피언투어에서는 내년 시즌부터는 롤렉스 시리즈를 출범시켜 총 7개 대회의 평균 상금을 모두 700만 달러 이상으로 세팅했다. 우수한 선수들을 뺏기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상금액을 높이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LPGA투어에서 5승을 올린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은 여자 골퍼 상금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세계 여자 골퍼: 남자와 여자 선수의 상금액 규모는 3~5배 차이가 난다. 여자 중에서 1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을 한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으로 255만 달러(약 29억9224만원)를 벌었다. 2위는 LPGA투어 4승을 거두며 249만 달러(약 29억2428만원)를 챙긴 리디아 고(뉴질랜드)다. 한국 선수 중에서 상금을 가장 많이 번 박성현은 세계 랭킹에서는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일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만 13억3309만원을 벌었다. 게다가 LPGA투어에 7번 초청 선수로 출전해 8억원을 벌었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살롱파스컵에도 초청돼 2500만원을 챙겨 상금으로만 총 21억5909만 원을 획득했다. 박성현은 국내외 27개 대회에 출전해 종횡무진 활약했다. KLPGA 20개 대회에 출전해 2개 대회에서 기권한 것을 제외하고 7승을 올렸다. LPGA투어에서도 에비앙챔피언십에서 2위, US여자오픈 3위를 하는 등 총 68만2825달러(약 8억95만3725원)를 벌었다.

LPGA투어 상금 랭킹 3위인 캐나다의 브룩 핸더슨의 172만4409달러(약 20억2273만 원)에 이은 4위 전인지는 LPGA투어에서는 150만1102달러(약 17억6079만 원)를 벌었으나 한국·미국·일본 3개 투어에서 고른 성적을 거둬 모두 19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전인지는 LPGA투어에서 1승에 불과하지만 상금이 많은 메이저 대회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이 있고 2위를 한 대회도 5개나 된다. 국내 대회에서는 지난해 말 중국여자오픈과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각각 4위를 하면서 6571만원을 벌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출전한 일본여자오픈에서도 4위를 하면서 8890만원을 챙겼다.

국내 남자 골퍼: 미국 2부투어를 거쳐 올해 PGA 1부에 루키였던 김시우가 8월 말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에서 거둔 첫 승 덕에 국내 남녀 통합 상금 1위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7월 바바솔챔피언십 2위를 포함해 톱10에 5번이나 들어 26위(308만6369달러)에 올랐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신인상을 받은 안병훈은 올해는 미국과 유럽 무대를 병행했다. 미국에서는 15억원, 유럽에서는 9억 8722만원을 벌어 24억8725만원을 챙겨 한국 남자 골퍼 중에 상금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가장 주목받은 새 얼굴은 유러피언투어에서 2승을 거둔 왕정훈이다. 대기선수로 출전한 모로코의 핫산2세트로피와 바로 이어진 모리셔스오픈 우승으로 올해 신인상을 일찌감치 점 찍었다. 마지막 대회인 DP파이널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왕정훈은 유러피언투어 상금 16위(19억7581만원)로 마쳤다. 왕정훈은 틈틈이 아시안투어에도 출전해 2억1812만 원의 상금을 챙기면서 두 개 투어 합산 21억9394만원으로 국내 남자 선수 중에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일본에서는 지난해 JGTO상금왕 김경태가 3승을 거두면서 상금 3위(11억 810만원)에 올랐고, 송영한(4위 8억8905만원), 박상현(8위 7억7962만원), 조병민, 박준원, 조민규까지 6명이 8승을 합작했다. 남자 선수 중에 상금으로만 10억원을 넘긴 선수는 PGA투어에서는 김시우·최경주·안병훈 3명,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왕정훈·이수민 2명, JGTO에서는 김경태·송영한·박상현까지 총 8명이다. 박상현은 국내에서는 매경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상금 2위에 올랐다. 상금 5억을 넘긴 선수는 노승열·이경훈까지 총 10명이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국내 상금 1위(4억2392만원)인 최진호는 해외 투어 성적이 저조하면서 상금 5억원을 넘지 못했다.


국내 여자 골퍼: 국내 여자 선수 중에서는 KLPGA 7승에 미국, 일본투어에서 상금을 탄 박성현이 선두에 올라 있고, 전인지·이보미·김세영·장하나가 그 뒤를 잇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5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상금왕(17억5870만원)을 쟁취한 이보미는 지난해보다는 떨어지는 상금(18억 4153만원)을 쌓았다. 하지만 JLPGA투어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 상금 왕’ 등 3관왕을 2년 연속 차지하면서 일본 진출 6년 만에 통산 20승을 달성했다.


▎국내 여자 선수 중에서는 KLPGA 7승에 미국, 일본투어에서 상금을 탄 박성현이 상금 선두에 올랐다. / 사진:중앙포토
상금으로만 10억원을 넘긴 여자 선수는 KLPGA 3승의 고진영까지 1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LPGA투어에서는 전인지 다음으로 상금 6위의 김세영, 3승을 올린 장하나(8위), 유소연(10위), 양희영(13위), 이미림(17위)까지 6명이 들었다. JLPGA투어에서는 상금 2위에 3승을 한 신지애, 2승으로 상금 4위의 김하늘까지 3명이었다. 국내 투어에서 는 박성현과, 3승의 고진영까지 2명이 10억원을 넘겼다. 금 5억 이상을 벌어들인 선수는 30명에 달했다. LPGA투어에서는 상금 42위까지 14명, JLPGA투어에서는 상금 14위까지 7명, KLPGA에서는 9위까지 리스트에 올랐다. 한국 여자 골프는 이제 국내에서 유망주를 발굴하고, 국내 경쟁 시스템에서 육성된 후 해외 투어에 진출해서 바로 성과를 내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듯하다. 일본과 미국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상금 랭킹 톱10의 절반을 차지해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의 엘리트 서클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투어에서 한국 선수는 상금 톱10에 4명(전인지·김세영·장하나·유소연)이 들었다. 올해는 총 6명이 9승을 올렸다. LPGA의 상금 리스트에 오른 172명 중에서 25명이 한국인이었는데, 그중에 21명이 상금 100위 안에 포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상금 랭킹 100위권에 드는 한국 선수는 모두 15명인데, 이 중에 6명이 상금 랭킹 톱10 안에 모여 있었다. JLPGA에서 올 시즌 총 37개 대회가 열렸는데 한국 선수가 17승을 거두었다. 상금 2위인 신지애가 3승을 거뒀고 김하늘·전미정·이지희·안선주가 2승씩을 올렸으며 강수연도 1승을 추가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의 맹활약 이면에는 남자 선수들의 빈곤한 현실이 대조된다. 상금 5억 이상 선수가 남자는 고작 10명인데 비해 여자는 30명이나 됐다. 올해 KPGA 상금왕에 대상, 다승왕까지 3관왕을 거둔 최진호는 11개 대회에서 4억2392만7800원을 벌었다. KLPGA 상금 랭킹으로 치자면 11위 조윤지(4억3015만원)와 12위 오지현(3억7903만원)의 중간 정도다.

1364호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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