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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부는 O2O 바람] 앱으로 예약하고 병원비도 결제하죠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도 한몫... 의료 분야 비즈니스 가능해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전국 6만8852개 병원과 2만5119개의 약국을 검색할 수 있는 굿닥.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의료를 통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불편을 덜고 병원에도 이익을 가져다 준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모델이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6’ 행사의 ‘O2O 의료와 창조벤처’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O2O 서비스가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이들이 겪는 대기시간 지연이나 주차 문제, 결제 불편 같은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O2O 서비스는 배달·택시·주차·숙박 같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 겪는 고객의 불편을 온라인 서비스로 해결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규모도 급속하게 확대했다.

공공데이터 개방으로 의료 O2O 서비스 가능


▎지난 10월 강북삼성병원은 당뇨병 환자가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S진료노트를 선보였다
의료계는 보수적인 분야로 꼽힌다. 다양한 규제로 O2O 서비스가 꽃을 피우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의료계에 혁신의 바람이 분 것은 정부 3.0 사업의 일환으로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이 나오면서다. O2O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해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 정보와 의약품, 지역별 요양기관 같은 의료분야의 공공데이터 3250억건을 담은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오픈한 게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비즈니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병원이나 약국 찾기 정보 같은 일부 데이터를 오픈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의료 시장에도 O2O 바람이 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스타트업과 대형병원이 환자들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O2O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경북대학교병원(7월)·한양대학교병원(9월)·한양대학교구리병원(12월)에 구축된 ‘엠케어’ 서비스는 병원을 이용하는 이들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대표적인 O2O 서비스로 꼽힌다.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인 엠케어는 비콘(블루투스 기반의 무선통신 장치)을 이용한 위치기반 서비스와 모바일 간편 결제다 핵심이다. 엠케어가 구축된 병원을 이용하는 이들은 스마트폰에 앱만 깔면 접수와 진료비 결제를 할 수 있다.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 가장 큰 불편사항인 대기시간을 30% 이상 줄여준다. 엠케어 서비스는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환자의 식별 정보를 오픈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엠케어를 서비스하고 있는 데이터뱅크시스템즈 홍병진 대표는 “병원 관계자를 만나면 의외로 O2O 서비스에 관심이 큰 것을 느낀다”면서 “다만 병원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저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엠케어 서비스를 실손보험 자동청구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북삼성병원·서울아산병원 직접 O2O 서비스

옐로모바일 자회사인 굿닥이 서비스하고 있는 앱 서비스 ‘굿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5월 의사 정보 검색 및 예약 서비스 ‘좋은 의사들, 굿닥’을 론칭했다. 이후 의사와 1:1 상담 서비스를 추가했고, 현재는 위치기반 기술을 이용해 병원과 약국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했다. 굿닥은 유저의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병원을 검색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베이스 덕분이었다. 전국 6만8852개 병원과 2만5119개의 약국을 검색할 수 있다. 굿닥 관계자는 “여의사 산부인과 병원, 외국인 진료 병원,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등 테마별로 병원을 검색할 수 있는 테마 병원 찾기가 인기”라면서 “굿닥이 자체적으로 데이터 분류 작업을 통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건강이나 의료에 관련된 정보를 재미있게 풀어낸 의료정보 콘텐트 채널인 굿닥캐스트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굿닥은 모바일을 통한 간편한 진료 예약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브로스가 지난해 10월 론칭한 ‘똑닥(똑똑한 닥터)’ 앱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12월 현재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똑닥도 위치기반 기술을 이옹해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치와 증상, 병원명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병원 목록을 볼 수 있다. 전문의의 검수를 거친 건강 콘텐트도 볼 수 있다. 비브로스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주관하고 벤처기업협회가 전담하는 ‘선도벤처연계 기술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헬스케어 기업인 비트컴퓨터의 지원을 받으면서 똑닥 서비스를 하고 있다. 비트컴퓨터가 33년 동안 쌓아온 전국 병의원 고객을 비브로스 뚝닥 앱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이 직접 O2O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강북삼성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다. 강북삼성병원은 휴레이포지티브와 손잡고 지난 10월 13일 병원을 내원하는 당뇨병 환자가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S진료노트’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주치의가 제시한 목표를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잘 지킬 수 있게 하고,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의기능도 담고 있다. S진료노트 앱은 당뇨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서 혈당과 콜레스테롤 같은 목표 수치를 환자가 직접 입력하고, 이 수치가 정상인지 주의해야 할 단계인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최대 3년 동안 검사결과를 그래프로 볼 수 있고, 당뇨병 치료에 좋은 실천 방법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다음 진료 날짜를 알려주는 알람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의 처방전으로 주치의와 약 이름과 제약사 정보 등도 확인할 수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신체 정보에 유전과 환경 정보가 더해지면서 환자를 위한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에선 IoT 기반 서비스


▎서울아산병원은 실제 진료기록과 연동돼 있는 ‘내 손안의 차트’ 2.0버전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서비스 중인 ‘내 손안의 차트’는 2010년 론칭했다. 국내 최초의 개인건강관리기록 앱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당시 처음 선보인 ‘내 손안의 차트’ 1.0버전은 개인건강기록을 조회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16만 명 이상이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1월에 업그레이드 된 ‘내 손안의 차트’ 2.0 버전을 론칭했다. 2.0버전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사용자 스스로 진료기록과 건강 관련 정보를 활용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기존 앱들은 환자 본인이 측정한 각종 건강지표를 토대로 자가진단을 해야만 해 신뢰도가 낮았다”면서 “내 손안의 차트 2.0은 실제 진료기록과 연동돼 있고, 앱을 통해 직접 의료진과 상담이 가능한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당일 방문해야 할 진료과와 검사 장소, 이동 동선 등을 알려주는 기능도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의 생명정보학과 이재호 교수는 “내 손안의 차트 2.0은 만성질환 환자를 위해 맞춤형 건강관리 기능을 대폭 확대하고 설문지와 상담을 통해 환자참여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서비스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경희대학내 벤처기업인 벤플은 경희의료원과 손잡고 IoT에 기반한 모바일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완료했다. 비콘을 병원에 설치했고, 환자들에게 응급 알림용 단추도 지급했다. 환자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콘을 누르면 병원에서 환자의 위치를 파악해 대처하는 식이다. 환자가 목에 건 비콘을 스마트폰에 대면 환자의 병력이나 투약 리스트 같은 정보가 나타나 응급상황 대처가 용이해진다. 벤플 관계자는 “다른 병원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스기사]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이비인후과) - “의료계 혁신 이루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분당서울대병원 제7대 원장(2013년 6월~2016년 6월)으로 일했던 이철희 교수(이비인후과)는 병원에 ‘자율적 혁신’ 실험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현장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병원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위암 환자를 위한 ‘위암 수첩’, 7만6033㎡ 규모의 헬스케어혁신파크 개관, 전 직원 중 15%가 혁신 아이디어를 내는 체인지에이전트로 활동하는 등의 성과를 내놓았다. 그는 O2O 서비스에 대해 “오프라인의 불편함을 ICT 기술을 통해 온라인에서 해소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혁신을 주장했다.

“당연한 것이다. 지금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많이 바뀌고 있다. 각 산업별로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의 비효율성이나 불편함을 온라인이 해소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변해야 하는가.

“현재 의료계는 100% 오프라인 서비스다.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병원을 이용하면 직접비용이 1만5000원에 불과한데, 주차나 대기시간 등으로 허비되는 간접비용이 7만원을 넘어간다. 3년 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내놓은 수치다. 지금은 간접비용이 훨씬 늘어났을 것이다.”

대형병원은 가만히 있어도 환자가 몰려들지 않나.

“환자가 몰리면 대형병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나온다. 예를 들면 차가 몰려드니 주차장을 늘려야 하는 식이다. O2O 서비스는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병원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줄여준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병원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근본적으로는 규제 때문에 병원의 혁신이 어렵다. 현재 의료법으로는 전화나 e메일로 진료를 받을 수 없다. 진료를 받으려면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 또한 각종 검사를 받기 위해서도 병원에 와야 한다. 의무기록이나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규제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어렵다.”

정부도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도움이 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심평원의 경우 중요한 데이터를 스타트업이 공유하려고 하면 여러 벽에 부딪히고 있다. 아직까지 한계가 많다. 현재 한국의 규제는 포지티브 방식인데, 해외처럼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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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5호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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