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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주목받을 10대 글로벌 트렌드] 피할 수 없는 대세 4차 산업혁명 물결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중 갈등으로 불확실성 증대... 아시아 신흥국 재조명 받을 전망

▎사진:아이클릭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주요 국내외 미래 분석 자료 등을 토대로 2017년 글로벌 정치, 경제, 산업·경영, 기술, 에너지·자원, 사회·문화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10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정치 부문에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트렌드는 ‘G2 리매치(G2 Hegemony, rematch)’가 선정됐다. 경제 부문에서는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의 시작’과 ‘아시아로의 회귀(Return to Asia)’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경영 부분에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트렌드는 ‘4차 산업혁명을 넘어(Above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선정했다. 중국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레드 체인, 레드 웨이브(Red Chain, Red Wave)’ 현상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 부문에서는 ‘4P 의료 패러다임의 전면화’, 에너지·자원 부분에서는 ‘에너지 리바운드(Energy Rebound)’를 선정했다. 사회·문회 부문에서는 ‘디지털 트레이드(Digital Trade)의 시대 도래’가 2017년 부각될 트렌드로 꼽혔다.

G2 리매치(G2 Hegemony, rematch)


▎2017년에는 세계 패권을 놓고 G2(미국·중국)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17년은 미국과 중국 지도부 모두 새롭게 재편되는 시기인 만큼, 동북아 및 세계 패권 다툼에 있어 미·중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주로 중국의 경제정책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중국을 미국인의 일자리 도둑(Job Theft)으로 비난하는 한편, 향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등을 언급했다. 경제 부문에서는 대(對)미국 최대 무역 흑자국인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 미·중 교역 관계를 살펴볼 때,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일괄적인 관세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기술장벽(TBT) 및 반덤핑 사례는 증가할 수 있다. 미·중 간 외교·경제·군사 질서 급변과 불확실성 증대에 맞춰 한국은 이에 대한 전략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G2 패권경쟁에 따른 글로벌 정치 경제 지형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은 실리 중심의 균형외교 강화로 이익 극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의 시작

2017년 1월 20일 연방의회에서 거행되는 대통령 취임 선서와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ke America Great again)’는 슬로건을 내세워 미국 경제의 재건을 강조할 전망이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는 도로, 철도, 항만 등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재정지출을 늘리는 확장적 재정정책 추진이 예상된다. 또한 소득세 최고세율은 39.6%에서 33%로, 법인세율은 35%에서 15%로 인하할 계획이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정부의 감시를 강화하고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정책 측면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FTA 등 미국이 이미 체결한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하고 만약 상대국에서 거부할 경우 협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 트럼프노믹스의 추진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 통상마찰 등이 글로벌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다시 아시아로(Return to Asia)

선진국 경제는 향후 2020년까지 3%대 이하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중국 경제의 둔화세에도 인도 등의 투자 확대가 예상되며 6%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신흥국은 아시아 내 주도권 변화, 소비 시장의 재부상, 인프라 투자 수요 급증 등을 통해 향후 성장 잠재력이 더욱 확충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아시아 소비시장에 대한 관심이 약화됐으나, 향후 세계 경제의 회복으로 아시아 신흥국 소비시장이 재부상할 것이다. 철도, 도로 등 기초 인프라 환경이 선진국보다는 낙후하지만 인터넷 및 무선 전화 사용자 증가뿐 아니라 도시화율 확대로 향후 지속적인 인프라 수요가 늘 것이다. 도시화율도 2015년 현재 중국 55.6%, 인도네시아 53.7%, 태국 50.4%, 말레이시아 74.7% 등 선진국 평균 78.3%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향후 지속 확대가 예상된다.

세계 교역의 회복?(Global trade, Back to Normal?)

2000년대 중반 세계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던 세계 교역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하락하며 최근에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주요국 경기 회복세로 세계 교역증가율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세계 교역증가율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했던 금융위기 이전 상황(Normal)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17년 세계 교역은 신흥국 중심의 교역 회복, 자본재 교역 확대, 수출단가 회복세 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에 따라 글로벌 수출 단가 역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가 예상되는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수출 산업의 부가가치을 올리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넥스트 엑시트(Next Exit) 위기


▎2017년 주요국 선거를 앞두고 있는 유럽연합(EU)은 극우정당의 득세로 반EU 정서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중앙포토
넥스트 엑시트(Next Exit)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이어 EU를 탈퇴할 다음 국가를 의미한다. 실제로 브렉시트 이후, 프렉시트(Frexit, 프랑스의 EU 탈퇴), 넥시트(Nexit, 네덜란드의 EU 탈퇴) 등 각 나라의 이름에 탈출·탈퇴(Exit)를 합친 다양한 합성어가 등장했다. 또한 2017년 유럽 주요국 선거를 앞두고 EU 회의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포퓰리즘 정당이 부상하면서 EU발 정치 리스크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이민자 문제, 이슬람국가(IS) 테러, 브렉시트 현실화 등으로 EU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증가하면서 EU 통합이 약화될 전망이다.유럽연합의 여론조사기관인 유로바로미터에 의하면, EU 체제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44%로 1년 전에 비해 8%포인트 상승했다. EU가 직면한 2가지 가장 중요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는 48%가 이민, 39%가 테러라고 응답해 이에 대한 유럽 국민들의 불만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 증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정책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시장안정화 조치가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을 넘어(Above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2017년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의 상용화와 융합화가 빠르게 진화되면서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도약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획기적인 기술 진보, 파괴적 기술에 의한 산업 재편,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 등으로 경제, 산업,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융합을 통한 기술혁명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 진보는 제품의 가격을 하락시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다. 또한 기술 혁신과 제조업이 융합되어 경제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자동차, 기계 산업 등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영향력이 커짐으로써, 기존 플레이어를 위협하는 등 이종업계 간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한 예측을 통해 선제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레드 체인, 레드 웨이브(Red Chain, Red Wave)

레드 체인(Red Chain)은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던 중간재를 국산화하는 것, 레드 웨이브(Red Wave)는 2017년에도 세계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기술 향상에 따라 자국산 부품이 수입산을 대체하고,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2017년부터는 산업 구조조정과 제조업 업그레이드의 성과에 따라 중국의 레드 체인, 레드 웨이브 확산이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제조업 조립·가공 역할이 약화되면서 중간재 수입 중에서 수출에 다시 사용되는 비중은 내년에도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품수입을 빠르게 줄여나가는 등 중간재의 수입 수요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의 글로벌 가치사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중국 등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가치사슬 업그레이드 전략이 필요하다.

4P 의료 패러다임의 전면화


▎빅데이터와 ICT 융합 기술이 의료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4P 의료란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예측(P r e d i c t i v e ), 예방(P r e v e n t i v e ), 개인맞춤형(Personalized), 참여형(Participatory) 의료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2015년 미국의 정밀의료계획(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발표 이후 정밀의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4P 의료서비스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정밀의료는 사람들의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등의 차이를 고려하여 질병의 예방 및 치료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의료적 접근법으로 정의된다. 빅데이터와 ICT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의 핵심기능이 ‘사후적 질병치료’에서 ‘예방적 개인맞춤형 건강향상’으로 중심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 개인 건강정보의 공유 및 활용을 위한 플랫폼 구축도 확산 중이다. 또한 개인 유전자 정보, 생활습관, 생체정보 등 의료·건강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형 의료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한국은 우수한 보건의료 인프라와 ICT 역량을 바탕으로 정밀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미래 의료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야 한다.

에너지 리바운드(Energy rebound)

2017년 세계에너지 시장은 에너지 수요 증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등 에너지 수급에 관한 이슈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트럼프 당선인의 기후협약 반대 공약 등 정치·경제적 이슈가 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에 따르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2년 3.5%에서 2016년 3.1%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반면, 2017년에서 3.4%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7년에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높은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4.6%로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돼 에너지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세계 기후협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세계 기후협약의 시스템 붕괴 가능성이 존재한다. 2017년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 노력이 절실하다.

디지털 트레이드(Digital Trade) 시대 도래

유무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제적 거래 형태를 의미하는 디지털 트레이드(Digital Trade)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3D 프린팅을 위한 설계도 주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구입, 넷플릭스의 드라마 다운로드, 해외 유명 대학의 동영상 강의 수강 등이 디지털 트레이드의 사례다. 세계 데이터 전송량 급증,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 거래비용 감소와 제품 선택권 확대 등은 디지털 트레이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플랫폼은 효율적이고 투명한 글로벌 시장과 사용자 참여를 견인하면서 디지털 트레이드 성장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은 기존 대기업 중심의 폐쇄적 시장 구조를 넘어 지리적 제약 없이 상권을 형성할 수 있어 소기업 및 개인의 성장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온라인 사용자는 제품 및 서비스 후기 작성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용자의 제품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국경을 넘는 거래의 확산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와 같이 디지털 플랫폼의 확대는 지금까지 등장한 적 없는 효율적이고 투명한 글로벌 시장과 사용자 커뮤니티의 탄생을 견인할 것이며, 이는 디지털 트레이드의 성장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한국은 디지털 트레이드 시대의 도래에 대응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디지털 교역 장벽 완화, 사이버 보안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

1367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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