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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 '사진 한 점, 생각 한 줌' 펴낸 김동준 큐캐피탈파트너스 대표] 스마트폰에 담은 1만 장의 희로애락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40점 추려 자전적 사진집 출간 … “사회 초년생들의 가이드 북 됐으면”

▎김동준 큐캐피탈파트너스 대표. / 사진 한 점, 생각 한 줌 / 저자 김동준 / 출판사 마일스톤 / 값 1만5000원
사의(寫意)라는 말이 있다. 화가의 생각과 마음이 작품에 표현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당나라 시인 장언원이 남긴 말이다. 김동준 큐캐피탈파트너스 대표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이 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가 사의를 담은 도구는 스마트폰이다. 그는 공감이 가는 장면이나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을 때 틈틈이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거나, 더 없는 감사가 북받쳐 오를 때도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렇게 4년간 찍은 사진이 만장이 넘는다.

김 대표는 아마추어 사진 작가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조금 더 좋은 사진을 만들고 싶어 시작한 것이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됐다. ‘정읍정담’, ‘천변풍경’이라는 이름으로 사진전을 개최했다. 투자 회사에 다니면서는 [겸산사진집]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사진이 친구가 됐고, 사진으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 한점, 생각 한 줌]은 그의 둘째 공식 사진집이다. 지난해 그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하며 한장 한장 살폈다. 한 점마다 생각 한 줌이 담겨 있었다. 그는 개인적인 경험을 나눠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장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또 사연이 있는 사진 140장을 따로 추렸다. 그리고 20주 동안 매주 7장씩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 친구(페친)들과 사진 이야기를 나누다 이를 책으로 묶어낼 생각을 했다.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모르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10여 주 지나자 이를 책으로 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집단 지성을 통해 선별한 셈이다. 사진과 글은 잘 어우러질 수 있다.”

그는 매주 가장 사랑받은 사진을 두 장씩 다시 추렸다. 그렇게 모은 40장으로 만든 책이 [사진 한 장, 생각 한 줌]이다. 책은 사진 40점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로 주제를 구분해서 담았다. 매화에서는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을, 난초에서는 멋과 문화, 그리고 늘 공부하는 삶의 자세를 담았다. 국화에서는 인생의 많은 일을 겪은 후에 얻게 된 조그만 지혜를, 대나무에서는 삶의 철학과 자세, 위기를 극복하는 생존력 등을 담았다.

사군자로 그려낸 인생

그가 사진집을 내자 주위에서는 ‘부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언뜻 보면 김 대표는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인다. 명문대 출신에 경영학 박사와 회계사 자격증이 있다. 대학 총장을 했고, 지금은 수조원을 운영하는 사모펀드 운영사의 대표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면 그 역시 고단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가난한 집 칠 남매 중 막내였고, 어머니는 대학 식당 구석에서 핫도그를 팔아 자식들을 키웠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터진 외환위기 탓에 수억원의 빚더미에 깔린 일도 있다. 당시 그는 아파트 배란다에서 삶과 죽음을 고민했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의 자서전적인 성격이 강하다. 차이가 있다면 사진으로 이를 풀어 보여주는 점이다. 사진은 그의 옛 경험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죽음을 고민했던 사연에는 바위산과 소나무 사진이 있었다. 사진을 가만히 살펴보면 까치가 한 마리 있다. 김 대표는 “깎아지른 절벽 바위에 홀로 앉아 있는 까치의 모습에서 마음 둘 곳 없이 베란다에 서서 아래를 바라보던 제 모습이 투영되어 한동안 까치로부터 눈을 뗄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경험에서 나오는 한마디를 남긴다. “그때 죽었으면 진짜 억울할 뻔했잖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존경하는 후배의 뒷모습’이란 사진도 있다. 후배가 운영하는 회사의 소속 여가수가 송년회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것을 바라보는 후배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그는 “촌철살인 같은 표현 때문에 후배를 존경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후배의 어록을 보자. “그저 그런 영화도 하이라이트는 재미있어 보인다. 타인의 삶을 하이라이트로 보게 되어 있고, 자기 삶은 1초도 편집 없이 느끼게 되어 있다.” “사장이 된 걸 축하해. 이제 두 가지 일을 하겠구나. 사람들이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게 시키는 일, 그리고 회사 전체의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하는 모든 일.” “아이가 옳지 않은 행동을 한다. 아빠로 존재하는 이유가 생긴 것 같아 좋다. 직원들에게도 이런 생각을 했으면 덜 속상하고 더 존경받았을 것이다.”

수익금은 사회 소외계층 위해 기탁

사진집은 그가 살아온 삶의 흔적이다. 살아온 기록이 있다. 한 순간을 담은 멈춰있는 공간이지만 보는 이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마음속에 그때 그 순간을 일깨워주며 희로애락을 불러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들이라 쉽게 마음에 다가온다. 쉬운 이야기가 깊게 들어온다. 사진을 보며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 낸다. 책을 만들며 특별히 신경 쓴 점도 있다. 사생활에 관한 일이다. 주위 사람들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었다. 이들의 양해가 필요했고, 몇 개는 포기해야 했다. 혹시나 지인들에게 피해가 갈지 조심했다.

책이 말하는 가장 큰 주제는 그가 생각하는 인생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 인생은 마음먹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치거나 피하고 싶은 결과가 나올 때도 많다. 참고 버티며 노력하며 기회를 살펴야 한다. 그는 “이 책을 쓴 목적은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한 이들이 가이드 북으로 사용하길 원해서”라고 소개했다.

‘부귀이득 명절난보(富貴易得 名節難保)’. 부귀는 얻기 쉬우나 명예와 절개는 지키기 어렵다는 뜻으로 [주자대전] 54권에 나오는 글귀다. 우암 송시열이 목숨을 걸고 자신을 변론한 농계 이수언에게 써 주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글귀처럼 명예와 절개를 지키며 살기 원한다. 삶과 비즈니스에서 겪은 많은 사건과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그는 “나눌 줄 아는 마음의 소중함, 올바른 리더십, 삶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긍정적인 가치관을 후배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익금은 모두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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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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