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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 시대, 경제 절벽 오나] 신생아 수 11년 만에 최저치 

 

세종 = 박진석·이승호 기자 kailas@joongang.co.kr
지난해 출생아 40만 명 겨우 턱걸이... 아동산업 넘어 미용·패션 등 전산업에 악영향 줄 것

저출산이 한국 경제의 지형을 바꿀 태세다. 저출산과 이로 인한 인구감소가 가시화하면서 조만간 그 악영향이 아동 산업뿐 아니라 전체 경제에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300명으로 40만 명 선을 간신히 지켰다. 전년(43만8400명)보다 3만 2100명(-7.3%) 감소했다. 역대 최저 기록(2005년의 43만 5000명)도 11년 만에 경신했다. 이젠 연 40만 명이란 마지노선 사수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지난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1.17명으로 전 년(1.24명)보다 5.6% 낮아졌다.

초저출산 현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1995년에만 해도 70만 명을 넘었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00년 63만 명, 2001년 55만 명, 2002년 49만 명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매년 십만 단위 숫자가 달라질 정도로 극적인 급감이었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불과 몇 10여 년 사이에 20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사라져 버린 상황이다. 사교육 시장이나 대학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2015년 892만 명인 6~21세 학령 인구가 5년 뒤인 2020년엔 782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줄 것으로 예상했다.1 0년 뒤인 2025년엔 708만 명으로 감소한다.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분야는 아동도서 시장이다. 2011년 9546종, 3770만 부를 찍은 아동도서는 2015년에는 5572종, 1683부로 감소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저출산의 악영향이 일부 아동 산업에만 미치고 있지만 저출산 세대들이 성장해 소비의 주체인 20~30대가 되면 어찌 되겠느냐”며 “대표적으로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미용·패션·화장품·카페·라식 등 업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사망자 수도 계속 늘어나면서 전체 인구 감소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28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5100명(1.8%) 증가했다. 1983년 사망원인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이 때문에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 증가’는 12만5300명으로 전년보다 22.9%(3만7200명)나 급감했다. 자연증가 인구도 역대 최저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아지면 인구가 자연감소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내놓은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순수 국내 인구는 2029년부터 준다. 해외에서의 인구 유입까지 감안하면 총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2031년부터다. 하지만 출생아 수 감소 추세가 통계청 예측보다 더 가팔라 시점이 인구 감소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은 출생아 수가 2031년에서야 40만 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올해 40만 명 하향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구 감소 시점이 빨라질수록 소비 감소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의 현상이 심화해 국가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 올해가 한국경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인 인구 문제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출산율은 초산연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이를 앞당길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1374호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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