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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기차 시장은] 2025년 자동차 4대 중 1대는 전기차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
판매량 연평균 38%씩 늘어 … 폴크스바겐·벤츠·닛산 등 기술·투자 경쟁 치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전기차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전기차라면 골프장 전동카트나 놀이동산의 코끼리 열차처럼 특정 환경에서 제한적으로 쓰는 이동수단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전기차는 이미 도로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내연기관을 장착한 기존 자동차의 성능을 넘어서는 중이다. 테슬라가 좋은 예다. 지난해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한 테슬라 모델S의 제로백(시속 0→100㎞)은 2.4초에 불과하다. 나노 플로우 셀이란 회사가 선보인 e-스포트 리무진의 성능도 압도적이다. 이 차는 제로백 가속을 단 2.8초 만에 마친다. 최고속도는 시속 379㎞에 달한다. 충전방식도 독특하다. 이 차는 바나듐 황산염 용액이 배터리 안을 순환하며 전기를 만든다. 1976년 나사(NASA)가 우주선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위해 개발한 기술을 응용해 고안했다.

테슬라처럼 극단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전기차의 성능은 빠르게 진화하는 중이다. 친환경차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주인공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다. 하이브리드의 사전적 정의는 ‘혼혈’ 또는 ‘잡종’.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쓰는 자동차를 뜻한다. 대개 내연기관(엔진)과 전기모터를 짝 짓는다. 여기에 충전장치를 더한 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다. 엔진과 전기 모터는 서로의 단점을 감싸 시너지 효과를 낸다.

궁극의 친환경차는 전기차


하지만 궁극의 친환경차는 역시 전기차다. 연소·폭발 같은 ‘천재지변’이 일상인 엔진이 없으니 휘발유나 경유, LPG 등 화석 연료와 인연이 없다. 태우는 게 없으니 이산화탄소(CO2), 미세먼지, 소음도 자취를 감춘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개념·구조가 확연히 다르다. 예컨대 엔진을 식힐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배기가스를 빼낼 머플러가 필요 없다. 물론 전기차도 이산화탄소 배출에 한 몫 거든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다. 화력발전 등 먹잇감으로 쓸 전기를 만들 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소한 주행할 땐 이산화탄소를 전혀 뿜지 않는다. 때문에 짬짬이 연료를 태워 엔진을 돌리며 달리는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친환경성이 한층 뛰어나다.

폴크스바겐과 닛산, BMW와 GM에선 상용 전기차를 양산 중이다. 전기차는 정차와 가속이 잦은 도심의 교통 환경과 궁합이 맞는다. 순발력이 뛰어나서다. 엔진은 회전수가 올라가야 힘이 무르익는다. 이와 달리 전기모터는 전원이 들어오는 순간 100%의 힘을 낸다. 그래서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강력한 추진력으로 등을 떠민다. 대신 전기차는 히터와 열선 등 난방장치를 쓰는 겨울과 고속으로 달릴 때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유럽에서 상용 전기차 모델을 한발 앞서 소개한 곳은 BMW다. 친환경 서브 브랜드인 i 시리즈를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2013년 i3를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고급 모델인 i8도 2014년 출시했다. 영화 ‘007’ 시리즈에 소개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올린 결과 3년 만에 10만 대를 판매했다. BMW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7가지 친환경 모델을 내놨다. 최근엔 기존 i3을 개량한 신모델을 BMW i3 94Ah을 소개했다. 이 차는 33kWh 용량, 94A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때 기존 모델 대비 약 50%가량 주행 가능 거리가 늘어났다. 94Ah는 배터리 용량을 뜻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는 닛산 리프다. 2010년 세계 최초의 양산 전기차로 데뷔해 누적 판매 10만 대를 넘었다. 전기차의 핵심은 성능과 항속거리의 균형이다. 닛산 리프는 제로백을 9.9초에 끊고, 시속 150㎞ 이상 달릴 수 있다. 닛산이 밝힌 리프의 항속거리는 160㎞. 유럽 충돌테스트에서 만점을 받는 등 안전성도 흠잡을 데 없다. 미국에서 리프 배터리의 보증기간은 8년 혹은 10만 마일이다. 닛산 측은 “일반적인 사용 조건이라면 10년이 지나도 70~80%의 성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밝힌 리프의 유지비는 1마일당 35센트.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20%, 일반 엔진을 얹은 코롤라보다 50% 더 저렴한 비용으로 몰고 다닐 수 있다.

e-골프를 판매 중인 폴크스바겐은 더 강력한 차를 준비 중이다. 최소 400km에서 최대 600km(유럽 기준) 주행할 수 있는 I.D라는 모델이다.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로 개발 중인 모델3는 346km, 쉐보레가 내놓은 볼트(bolt)는 충전 한 번에 383km까지 갈 수 있다. 최근 대용량 배터리를 집어넣은 BMW i3도 길어야 312km다. 폴크스바겐은 I.D를 앞세워 벤츠의 기차 브랜드 EQ, BMW의 i,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BYD를 제치고 전기차 분야의 선두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일각에선 폴크스바겐 그룹의 새로운 브랜드로 키워 배출가스 이슈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으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앞으로 2025년까지 30여 종의 전기차를 출시하며 매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명가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를 만들었다. 10년간 전기차에만 1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세웠다. 토마스 베버 벤츠 R&D 총괄은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개발할 계획이며 이 차들은 모두 하나의 동일한 플랫폼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벤츠의 전기차 10종 중 3종은 스마트 브랜드의 모델이 될 전망이며, 차체 경량화를 통해 1회 충전 시 최대 700Km를 달릴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충전시설 보급도 급격히 증가

메이커들이 투자를 늘리며 경쟁력 있는 모델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1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54만8000대다. 같은 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7261만대와 비교하면 아직은 ‘마이너리그’다. 하지만 성장률이 예사롭지 않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연평균 37.7%씩 늘고 있다. 2020년 판매는 271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충전기 보급 속도도 빠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간한 ‘글로벌 전기자동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의 충전시설은 145만 개소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7%가 2014년 이후 등장했다. 벤츠에선 2025년이면 세계 자동차의 25%가 무공해 차량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10년이면 거리의 자동차 네 대 중 한대가 전기차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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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7호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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