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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에서 25승 이상 거둔 선수들] 샘 스니드, PGA에서만 82승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편집장
게리 플레이어는 각종 투어에서 250승... LPGA에선 23명이 25승 이상 기록

▎사상 최초로 4대 메이저골프대회를 석권했고, PGA 투어에서 통산 83승을 거둔 샘 스니드가 1999년 열린 마스터스골프대회에서 개막 시타를 하고 있다.
전미정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진출 13년 만에 25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도 25승은 없는데 해외에서, 게다가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큰 성과를 낸 것은 꾸준한 자기관리와 남다른 성실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한국 여자 골프의 대표 아이콘인 박세리의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25승(메이저 5승)과 승수에서 동률이다. 골프 시장 규모와 메이저 대회 우승, 대외 영향력 등에서 박세리가 18년간 미국에서 거둔 성과가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한 개 투어에서 25승을 거두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업적이라는 점에서는 다툼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전미정의 레이스는 현재진행형이다. 두 선수 외 전 세계에서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쏟아부어 25승 이상의 업적을 쌓아올린 전설들은 누구일까.

PGA(미국프로골프협회)투어 24명

세계 최고의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거둔 샘 스니드는 1936년에서 65년까지 30년에 걸쳐 82승을 쌓았다. 그중에 메이저 대회는 7승이었다. 타이거 우즈는 18년 동안 79승에 메이저 14승으로 그 뒤를 잇는다. 선수들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긴 선수 생활을 했던 스니드에 비해 우즈는 그보다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79승을 거둔 점이 놀랍다. 세 번째는 잭 니클라우스로 1962년 첫 승을 거둔 뒤 86년 마스터스에서 46세로 우승하기까지 25년간 73승, 메이저는 18승을 쌓았다.

벤 호건이 64승에 메이저 9승, 지난해 세상을 뜬 아놀드 파머가 62승에 메이저 7승을 거두면서 각각 4, 5위를 차지한다. 이들은 모두 골프 명예의 전당에 선정된 전설들이다. PGA투어에서 25승 이상을 거둔 선수 24명 중에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42승의 필 미켈슨, 34승의 비제이 싱 두 명뿐이다. 또한 국적은 비제이 싱(피지)를 제외하고 모두 미국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최경주는 8승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다승 순위로는 126위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 23명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는 2004년부터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LPGA에서 27승을 거뒀다.
캐시 위트워스가 1962년부터 85년까지 24년간 88승을 쓸어담았다. 반면 미키 라이트는 1956년에서 73년까지 18년간 활동하며 82승에 메이저 15승을 달성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간 72승에 메이저 10승을 거두었다. 현역으로 25승 이상을 올린 선수는 호주의 카리 웹인데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41승을 거두었다.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는 2004년부터 6년 동안 27승을 거두어 가장 짧은 기간에 투어를 호령했음을 증명했다. 박세리는 1998년 4승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13년간 25승에 메이저 5승의 성과를 올렸다. 선수 생활은 2016년까지 18년이었지만 우승은 2010년의 벨마이크로클래식이 마지막이었다. 박세리를 포함해 총 23명의 선수가 25승 이상을 거두었다. 박인비는 2007년부터 투어를 시작해 올해로 11년째이지만 이미 18승에 메이저 7승을 올려놨다. 역대 승수 랭킹에서는 28위에 올라 있다.

EPGA(유럽프로골프협회)투어 7명

1972년에 영국-아일랜드의 국내 투어에서 벗어나 유럽 전역을 포함하는 국제 투어로 확대된 유러피언(EPGA)투어에서는 스페인의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50승으로 최다승을 쌓았다. 1976년부터 95년까지 20년간 활동하면서 메이저도 5승을 달성했다. 독일의 베른하르드 랑어는 42승으로 2위, 타이거 우즈가 40승으로 3위에 올랐다. 우즈의 경우 디오픈 3승에 6대 투어가 공동으로 승수를 기재하는 WGC에서도 18승을 올리면서 이 같은 승수를 쌓았다. 스코틀랜드의 거장 콜린 몽고메리는 1989년부터 2007년까지 19년에 걸쳐 31승을 거두었는데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어 기량에 비해 저평가 받은 선수임이 여기서도 잘 드러난다. 이밖에 닉 팔도(잉글랜드)가 20년간 30승, 이안 우즈남(웨일즈)이 16년간 29승, 어니 엘스(남아공)가 20년간 총 28승을 거두었다.

JGTO(일본프로골프협회)투어 7명

일본에서는 마사시 오자키가 1973년부터 2002년까지 30년에 걸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에서 94승을 달성했다. 상금왕만 12년을 했다. 야구선수 출신에다 180cm에 이르는 큰 키에 우람한 몸집으로 인해 ‘점보 오자키’라 불리는데 지금도 주요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는 노익장을 과시한다. 2002년 전일본오픈에서 55세로 최고령 우승한 게 마지막 94승째였다.

지난해 JGTO 회장으로 선출된 이사오 아오키는 1973년부터 92년까지 20년간 51승을 거두었다. 1983년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우승하며 일본 최초의 PGA 우승도 했다. PGA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 출전해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 홀 그린 벙커에 자신의 이름(나카지마)을 붙인 토미 나카지마는 1976년부터 2006년까지 31년간 48승을 거두면서 JGTO 다승 3위에 랭크됐다. 현역 선수 중에는 가타야마 신고가 1998년부터 2015년까지 통산 29승을 거두는 등 총 7명의 선수가 25승 이상을 쌓았다. 이시카와 료는 2007년부터 10년 동안 14승을 올려 25승은 아직 멀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경태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3승을 쌓았는데 이는 19위에 해당한다.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 8명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히구치 히사코가 1968년부터 1990년까지 23년간 69승을 거두었다. JLPGA협회장을 지낸 히사코는 호주여자오픈과 1977년 미국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는 등 생애 통산 72승을 거두어 아시아 최초로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JLPGA 통산 승수 2위는 58승을 거둔 대만의 아이유투다. 후도 유리는 지난 2010년에만 10승을 거두는 맹활약을 바탕으로 13년간 총 50승을 했다. 전미정이 똑같은 기간에 25승을 달성한 것의 딱 2배 결실을 거뒀다. 전미정은 투어에서 17년간 29승을 쌓은 요시카와 나요코에 뒤이어 통산 승수 8위다. 하지만 전미정에 뒤이어 안선주가 8년 동안 23승을 거두었고, 이지희는 17년간 21승, 이보미가 2012년부터 5년간 20승으로 뒤따르고 있는 만큼 통산 25승을 향한 한국 선수들간 레이스는 올해도 치열할 듯하다. 일본의 현역 선수 중에는 요코미네 사쿠라가 지난 10년간 23승으로 함께 경쟁을 펼치고 있다.

KPGA(한국프로골프협회)투어 1명


▎KPGA에서 25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최상호(43승)가 유일하다.
1958년 시작돼 올해로 투어 역사 60년을 맞이하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는 통산 25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43승의 최상호 한 명뿐이다. KPGA 수석 부회장을 지낸 최상호는 1987년 여주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31년째 투어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남자투어에서는 최초의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비롯해 1985, 1986년, 1991, 1992년에는 한해 4승씩 달성하며 시즌 최다승을 4차례나 기록했다. 2005년 매경오픈에서 50세 4개월 25일의 나이로 최고령 우승했다. 그 뒤로는 박남신이 20승, 한장상이 19승을 올린 만큼 2위권과의 격차가 크다. 최경주는 국내에서 16승을 거둔 데 이어 PGA투어 8승, 유러피언투어 1승, JGTO투어 2승, 아시안투어 1승을 포함해 개인 통산 28승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KLPGA(한국여자골프협회)투어 0명

1978년9월 한양컨트리클럽에서 6명이 겨뤘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선수권은 올해로 39회째를 맞이한다. 초창기 10여 년 간은 KLPGA가 남자협회에 부속돼 열렸고, 1984년까지는 한 시즌 동안 개최되는 대회 수도 6개 미만으로 적었다. KLPGA투어에서 통산 25승을 올린 선수는 아직 한 명도 없지만, 구옥희와 신지애가 20승씩으로 최다승을 올렸다. 신지애의 경우 국내 20승에 LPGA 11승(LPGA공동 개최인 미즈노클래식 2회 포함), JLPGA 15승,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 1승, 아마추어 우승까지 포함하면 생애 49승이다. 생애 통산 기록을 계산하면 구옥희가 JLPGA 23승에 LPGA 1승을 더해 총 44승이다.

박세리는 아마추어 시절 KLPGA 6승과 프로 데뷔 후 8승을 더해 총 39승, 안선주는 국내 7승을 더해 30승, 고우순이 국내 17승에 JLPGA 8승을 더해 딱 25승을 채우는 만큼 개인 통산을 기준으로 하면 총 25승 이상은 6명으로 늘어난다. 이보미가 국내 4승을 더해 통산 24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박인비 역시 일본에서 거둔 4승을 더하면 총 22승이 된다.

기타 투어


▎게리 플레이어는 PGA를 포함해 각종 투어에서 통산 250승을 거뒀다.
해외에서는 ‘흑기사’란 별명의 게리 플레이어가 개인 통산 250승을 거두어 선수 중에서는 최다승 기록자가 되었다. 남아공의 선샤인투어에서 자그마치 73승을 거두었다. 그밖에 PGA투어에서 24승, 기타 120승이 된다. 시니어 대회인 PGA챔피언스투어 19승에 기타 시니어 투어 14승을 포함하면 역대 최대 250승까지 올라간다.


▎아르헨티나의 골프 선수 비센조는 남미 투어에서만 131승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남미투어에서 로베르토 드 비센조는 무려 131승을 달성했다. 그는 남아공의 선샤인투어에서도 62승을 거두었고,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 8승씩을 더해 평생 231승을 쌓았다. 비센조는 1968년 마스터스 마지막날에 스코어카드의 타수를 잘 못 적어내 연장전에 나가지 못한 불운의 선수로만 알려져 있다. 자국 투어에서는 무적의 절대 강자였던 비센조는 비행기를 타고 떠도는 해외 투어 자체를 힘들어 했다. 단일 투어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던 선수는 바로 131승을 올린 비센조였다. 그가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샘 스니드를 뛰어넘었을까는 모를 일이다.

1378호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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