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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대책 여파에 금융문턱 낮춘 새 아파트 봇물]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혜택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자금력 떨어지는 20~30대 호평 … 분양가 전가 여부 확인해야

▎지난 7월 2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효성
효성은 7월 5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전체 분양대금의 60%인 중도금에 대한 대출이자를 건설사가 소비자 대신 부담하는 조건이다. 이 단지는 모든 가구의 분양가 총액이 9억원을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집단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시장에서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과 계약금 정액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도금 무이자 조건은 그동안 분양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 잇따랐지만, 최근 서울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6월 30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청약에 나선 14개 단지 중 10곳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5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중도금(분양가의 60%)을 무이자로 빌려준다. 노원구 월계2지구를 재개발해 짓는 ‘인덕 아이파크’에도 전용면적 84㎡에 한해 중도금(분양가의 60%) 무이자 조건을 내세웠다. 전체 일반분양분(583가구)의 79%(458가구)가 혜택을 본다.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은 “계약자는 분양대금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내면 잔금을 낼 때까지 추가로 드는 비용이 없다”며 “분양가를 3~4% 인하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에서 분양 예정인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아파트에 계약금 정액제를 내걸었다. 계약자가 계약금(분양가의 10%) 중 1차로 1000만원만 내고 계약한 뒤 나머지는 한 달 후 납부하는 조건이다. 중도금(분양가의 60%)에 대한 이자 후불제(이자 납부를 잔금 때까지 유예) 혜택도 준다. 대림산업이 경기 구리에 내놓는 ‘e편한세상 구리수택’에도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가 적용된다.

여기엔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여파에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늘고 대출 때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건설사들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권의 ‘주택 대출 옥죄기’로 건설사들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은행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은 물론 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고, 대출금리도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5월 3%대 중반이던 중도금 대출금리(시중은행 기준)가 현재 4%대 초반으로 올랐다. 여기다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크다. 수요자 입장에선 분양을 받을 경우 대출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 리스크(위험)를 갖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 악재가 늘면서 건설사들이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런 지원책은 자금력이 떨어지는 20~30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금리 인상, 입주 물량 증가 등의 변수로 시장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늘면서 청약자를 유치하려는 건설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금융 혜택을 주는 단지일수록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계약 조건에 현혹되지 말고 중도금 대출 이자비용 등이 분양가에 전가되진 않았는지 주변 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1392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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