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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투자처로 각광받는 레포펀드] MMF·CMA 보다 금리 높아 인기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3개월 수익률 연 2.4%...‘AAA’ 우량 채권에 투자

교보증권이 지난해 2월 출시한 레포펀드에는 4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교보증권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상품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출시한 201개 레포펀드 가운데 만기 상환일이 도래된 2조6000억원은 투자자들에게 상환됐다. 1월 4일 기준으로 현재 운용되고 있는 레포펀드 수는 86개, 설정액은 1조5000억원이다. 레포펀드는 기업 신용등급 ‘AAA’ 우량 채권이나 ‘A1’ 등급의 CP(기업어음) 또는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에 중에 듀레이션(회수가능기간)이 짧은 3개월, 6개월 채권에 투자하는 단기 채권형 펀드다.

레포(REPO, 환매조건부채권)는 금융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채권을 담보로 수요자가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 방식이다. RP거래라고도 말한다. 예컨대 펀드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 100억원으로 금리 2%인 만기 3개 월짜리 은행채를 300억원어치를 산다고 가정하자.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는 100억원어치 산 은행채를 담보로 시장에서 200억원의 자금을 빌린다. 빌린 200억원은 하루짜리(익일물) RP 거래를 한다.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는 시장금리보다 낮아서 200억원의 자금을 매일 매수, 매도해도 3개월 동안 1.5%의 이자를 낸다. 결국 금융회사는 만기 때 2%의 금리를 받으면 0.5%의 수익을 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운용방식으로 투자자들은 3개월 간 0.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교보증권이 레포펀드를 출시한 이후 토러스투자증권·신영증권도 유사한 상품을 내놨다. 최근 레포펀드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금리 인상기에 단기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단기 금융투자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보다 금리가 높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교보증권의 레포펀드 평균 수익률은 연 2.4%(판매수수료 차감 전)다. 3개월 만기일 경우 0.6%의 수익이 가능하다. CMA와 MMF 평균금리가 각각 연 1.5%, 1.3%인 것을 감안하면 3개월 금리는 0.4% 정도다. 교보증권 김창현 사모펀드운용 부장은 “레포펀드는 CMA이나 MMF처럼 수시입출금은 안 되지만 3개월 간 묶여둔 생각을 투자한다면 레포펀드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투자처가 안정적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우량한 회사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1년 이하 단기 투자의 경우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상당히 작다. 지금까지 레포펀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가입했던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단기 자금이 많아지고, 채권에 투자해 보고 싶은 투자자들이 늘면서 개인 투자자 비중도 커지고 있다. 김창현 부장은 “그동안에는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지금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전체 30~4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레포펀드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레포펀드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최소 1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일부 운용사들은 레포펀드 사모투자 공모 재간접펀드를 검토하고 있다. 사모투자 공모 재간접펀드는 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제한해 최소 5개 이상의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소 투자금액도 500만원으로 투자 부담이 줄어든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모 재간접펀드 시장은 시작 단계라 상품이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지, 상품마다 운용전략이나 특성이 달라 상품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417호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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