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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백화점에서 고객 응대하고 설명도
2025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 1000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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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로봇의 현실도 이런 탄생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도 로봇은 군사 분야에서 가장 발전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산업용 시장의 30% 이상은 여전히 군사용이다. 미군은 드론으로 미사일을 쏘고, 무인 탱크나 로봇 소총을 활용해 군인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로봇이 인간을 해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혹독한 환경에 (공격자인) 인간이 노출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한재권 교수는 로봇의 미래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기계의 본질은 인간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는 데 있다. 그 연장선에서 인간이 하기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조금씩 기계에게 넘겨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기술 수준이 발전할수록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일의 종류도 많아진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웠던 여러 가지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앞으로 인간의 일이라고 생각해온 많은 일이 자연스럽게 로봇의 일로 변해갈 것이다.”맥쿼리 등은 서비스 로봇의 일종으로 가정용으로 분류할 수 있는 청소 로봇과 엔터테인먼트 로봇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용과 접객용, 물류용에 쓰이는 서비스 로봇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취미나 교육용 로봇이 속한 엔터테인먼트 로봇 시장은 지난해 22억 달러 규모에서 2025년 2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맥쿼리는 예상했다. 애완용 등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인간과 상호작용을 통해 즐거움을 제공한다.이전까지 대표적인 가정용 로봇은 2001년 출시된 로봇 청소기였다. 당시 이들 로봇은 장애물을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없는 등 기능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자율주행 등의 기술 발달로 로봇은 요리 보조를 하거나 짐 나르기에 동원되며 빨래 개기까지 가능해졌다.
청소하고 빨래 개는 가사 도우미 로봇 증가자율주행 로봇의 성능은 AI 기술을 만나 강화됐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가사 로봇이 대거 등장했다. 올해 CES 2018에서 일본 스타트업 세븐드리머스가 내놓은 ‘론드로이드’는 빨래 개는 로봇이다. 전체적인 모양은 큰 캐비닛 같다. 제품 바닥에 설치된 서랍에 옷을 넣으면 내부의 인공지능이 티셔츠·바지·양말 등 옷의 종류를 구분하고 로봇 팔로 빨래를 갠다. 국내 기업인 알에프는 ‘유리창 청소 로봇’으로 CES 2017에서 2개의 이노베이션 어워즈를 수상했다. 알에프 측은 “강력한 자석을 사용해 유리창의 양면에 청소기를 부착시킨다”며 “양면 청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는 가전과 유사하게 가사 활동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자사 로봇 청소기 ‘로보킹’이 6~7세 어린이 수준의 지능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로보킹의 머리에 해당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은 ‘딥씽큐’다.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딥러닝 능력 등을 갖췄다. LG전자는 “벽지나 바닥의 패턴, 가구 배열 등을 통해 어떤 공간인지 스스로 파악한다”며 “청소기가 집안 구조를 알아서 파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코웨이의 로봇 공기청정기는 실내에 공기가 오염된 공간을 스스로 찾아가 알아서 깨끗하게 해준다. 코웨이 측은 “(로봇 공기청정기는) 방·거실 등 공간별 실내 공기 오염도를 모니터링 하는 집안 내 곳곳의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받는다”며 “지난해 김포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마쳤고 현재 출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엔터테인먼트 로봇도 인간 곁으로 바싹 다가왔다.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샤프가 내놓은 높이 20cm 정도인 직립 보행 로봇 ‘로보혼’은 사용자와 대화를 할 수 있고 검색 결과를 영상으로도 보여준다. 샤프는 최근 로보혼에서 구동될 소프트웨어를 일반 개발자가 만들 수 있도록 개발자용 로보혼을 내놓기도 했다. 소니의 아이보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엔터테인먼트 제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5년 “소니가 단종된 1세대 아이보 부품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10년 이상 아이보를 ‘키워온’ 일본인들이 슬퍼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이 꽉 잡고 있는 이 분야에 진출한 국내 기업도 있다. 김인수 고미 대표는 반려견·반려묘를 위한 로봇 장난감을 곧 출시한다. 현재 크라우드펀딩 업체 와디즈에서 ‘고미볼’이란 브랜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고미볼은 반려견이 주인 없이도 실내에서 활동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로봇 장난감이다. 김인수 대표는 아들이 분리불안 증상을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미를 창업했다. 김인수 대표는 “고미볼은 제품 출시 단계에 있다”며 “다른 제품과 연계할 수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도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다.인간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소셜 로봇도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은 가정용보다는 상업시설이나 병원, 요양시설용 로봇이 많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내놓은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는 현재 롯데백화점·이마트·우리은행 등에서 접객용으로 쓰고 있다. 이와 같은 접객용 및 가정용 소셜 로봇으로는 대만 아수스의 ‘젠보’, 미국 메이필드 로보틱스의 ‘쿠리’, 일본 파로로봇의 ‘파로’ 등이 있다. 파로는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가 개발한 소셜 로봇으로 새끼 하프물범 모습으로 표면에 북슬북슬한 흰 털이 덮여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파로는 심리치료는 물론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입증되면서 2017년 기준으로 일본·덴마크 등 30개국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약 5000대가 활동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엔 유진로봇이 노인을 위한 소셜 로봇인 ‘아이로비’를 2009년 내놓았다. 사용자의 혈압·맥박을 체크해 이상이 있으면 의사에게 전달하고 사용자의 행동에 반응해 감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김민수 유진로봇 영업부 대리는 “2015년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연구팀이 노인 4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당시 실험 참가자들의 병원 방문 횟수가 줄어드는 등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소셜 로봇은 인간과의 감정적 교류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기술이 발전할수록 철학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로봇이 우리 일상에서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인간과 닮은 외모가 핵심인 소셜 로봇도 있다. 섹스 로봇이다. 최초의 섹스 로봇은 2010년 남성용으로 나온 ‘록시’였다. 이후 여성 고객을 위한 ‘록키’도 개발됐다. 섹스 로봇은 실리콘을 사용했고 가격은 현재 9900달러를 훌쩍 넘는다. 섹스 로봇이 본연의 목적을 더 정확히 수행하려면 피부와 같은 느낌을 주는 소재, 기계적인 동작을 보여주지 않는 새로운 동력원과 관절 소재가 필요하다. 소셜 로봇의 특징인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 이뤄지려면 촉각을 전달할 수 있는 특수한 피부 소재도 필요하다.
인간과 소통하는 소셜 로봇 성장 잠재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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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부품인 구동기·센서 기술도 발달로봇 공학의 난제는 하나씩 풀려가고 있다. 2월 26일 한국경제는 삼성전자와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무당벌레의 작은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고 사람 피부처럼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양산하는 방법을 알아냈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소셜 로봇인 록시와 록키가 “이것은 ‘평범한 로봇’에겐 작은 한 발자국이지만 ‘소셜 로봇’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평가할 법한 논문이다.
[박스기사] 인간과의 교류가 목적인 소셜 로봇 | 음성·센서 인식률 높아지면서 전성기소셜 로봇은 인간과의 감정적·육체적 교류가 목적인 로봇이다. 목적에 따라 굳이 형태를 띨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다른 로봇과 구별된다. AI를 적용한 챗봇은 사용자의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든 입력받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 된다. 굳이 인간의 형태를 띨 필요가 없지만 최근 음성인식 기능이 크게 발전하면서 대화형 인공지능 스피커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는 자사 음성인식 시스템인 ‘딥스피치’의 정확도가 97%로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 중엔 마인즈랩이 최대 98%의 정확도를 가진 음성인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마인즈랩 박성준 부사장은 “(음성인식 시스템이) 더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은 사용자의 요청에 대한 답변의 정확성”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사용자가 음악 듣기 등 단순 명령어를 사용한다. 미국 음성 분석 제공 기업인 보이스랩스는 지난해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 사용자 80%가 음악 스트리밍·스마트홈 장치 제어 활동에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KT경영경제연구소가 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인식 기능이 정교해지면서 해외에서 사용자의 호응을 얻는 챗봇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 회사 ‘세포라’의 챗봇은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하고, 미국 호텔 예약 사이트 ‘스냅트레블’의 챗봇은 도시 이름·여행 일정 등을 입력하면 알아서 할인된 가격의 호텔을 추천한다.가정을 지키는 소셜 로봇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바로 ‘인공지능 스피커’다. 아직은 가사 로봇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곧 소셜 기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에코’ 등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하는 가정의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청소·가사 등을 도와주는 서비스 로봇 판매량의 47.4%가 음성인식형 개인 비서 로봇이었다. 국내에서도 인기다.KT ‘기가지니’와 SK텔레콤 ‘누구’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50만대와 40만대로 알려졌다.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은 물론이고 대다수의 가전 업체들도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공지능 스피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박스기사] 로봇의 눈·코·입 그리고 두뇌는 | 딥러닝· 주문형 반도체 덕에 발전로봇이 스스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사용자의 명령, 감정 표현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다. 이 두 부분의 비약적인 발전이 로봇의 자율성을 크게 높여줬다. 사람으로 치면 두뇌에 해당한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딥러닝·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로봇에 학습·추론 등의 능력을 부여했다.머신러닝 기술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컴퓨터에 학습시키는 것이 초점이다. 이를 통해 컴퓨터는 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인식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측을 내놓고 행동에 옮긴다. 2016년 ‘알파고 쇼크’를 일으켰던 AI 알파고엔 머신러닝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기술인 딥러닝이 적용됐다. 딥러닝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인간의 뇌를 모방한 심층 신경망을 적용한 기계학습이다. 이를 통해 컴퓨터는 데이터를 분류하는 한편 서로 다른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까지 찾아낸다.AI가 인간보다 월등히 잘하는 작업은 이미지 인식이다. 페퍼·지보 등 사람을 알아보는 로봇에도 적용됐다. AI 이미지 인식 기술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 자동으로 친구 이름을 보여주기도 하고, 병원에서 엑스레이나 MRI 사진을 보고 사람보다 정확하게 진단을 내린다.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 ‘루닛’은 흉부엑스선 빅데이터를 통해 폐암 결절·결핵 등 폐질환을 90%의 정확도로 판독하는 딥러닝 AI 개발에 성공해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 허가를 앞두고 있다. 루닛 장민홍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12월 KAIST가 주최한 한 강연에서 “서울대 병원·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으로부터 대규모 데이터를 받았다”고 말했다.로봇의 두뇌를 형성하는 또 다른 축인 반도체는 갈수록 인간 두뇌를 닮아가고 있다. 컴퓨터에 비해 인간 두뇌가 우월한 점은 여러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알파고 같은 AI 수퍼컴퓨터에는 병렬 연산이 가능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무수히 탑재돼 있다.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병렬 처리 기능도 좋아지고 있다. 다만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과 비례해 부피는 커지고 전력 소모는 늘어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인텔·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GPU를 대체할 ‘AI칩’을 새롭게 양산 중이다. 인공신경망이 구동되기 쉽도록 병렬 처리 방식을 집중 보완했다. 엔비디아의 AI칩 ‘자비에’는 30W의 전기로 초당 30조번의 작업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