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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1인 회사 설립·운영 길잡이(2)] 단돈 100만원에 가상 오피스에서 출발 

 

백우진 글쟁이주식회사 대표
주식회사 ‘최저자본금 5000만원’ 삭제 등 1인 회사 설립운영 간소화

이왕 시작하는 사업, 자영업자보다 주식회사로 시작하면 어떨까. 주식회사는 설립과 운영이 번거롭지만 장점이 더 많다. 더욱이 제도가 간소해져 혼자서 적은 돈으로 주식회사를 차릴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의 도움 없이 회사를 차려 운영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1인 주식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인 백우진 글쟁이 주식회사 대표가 그 과정을 안내한다.


▎사진:© gettyimagesbank
전에는 주식회사를 세우려면 최저자본금 5000만원이 있어야 했다. 그러다 이 규정이 삭제된 개정 상법이 2009년 5월 15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다. 당시 여러 신문기사는 ‘자본금 없이도 주식회사 창업 가능’이라고 보도했다. 정말 자본금이 전혀 없이도 1인 주식회사를 세울 수 있을까? 당시 기사는 ‘5000만원에 비해서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자본금으로도 주식회사 설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하려 한 듯하다. 자본금 0원으로는 주식회사를 차릴 수 없다. 자본금 1원으로도 주식회사를 설립하지 못한다. 법적으로 주식회사를 설립 가능한 최저자본금은 100원이다. 상법 제329조(자본금의 구성)에 “액면주식 1주의 금액은 100원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한 사람이 1인 발기인으로서 액면가 100원인 주식을 1주 발행·인수해 자본금 100원으로 주식회사를 차릴 수 있다. 발기인은 주식을 1주 이상 인수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자본금은 법인등기부에 기재되는 사항이다. 법인등기부는 외부에 공시된다. 당신이 자본금 100원으로 1인 주식회사를 설립했다고 하면 너무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 거래 상대방은 당신 회사의 자본금이 100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당신과 당신 회사를 의아해하는 눈으로 볼 것이다.

관계자들은 1인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 자본금을 100만원 이상으로 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이런 조언을 듣지 못했지만, 자본금을 300만원 정도로 하려고 생각했다. 내가 세우려고 한 글쟁이 주식회사는 자본금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우선 서비스업으로 주로 내가 글쓰기 교육을 할 계획이었다. 또 대개 나를 초청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가서 강의하는 방식이어서 회사 사무실도 확보해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가상 오피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자본금 100원도 가능은 하지만…

그런데 대법원 인터넷등기소((http://www.iros.go.kr)에서 내가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글쟁이 주식회사의 자본금은 10만원이 돼버렸다. 1주의 금액을 1000원으로 하고 100주를 발행해 내가 인수한 것이다. 주식회사를 포함한 법인은 두 행정관청의 절차를 통과해야만 법적인 존재로 태어난다. 하나는 등기소이고 다른 하나는 세무서다. 사업자등록증을 세무서에서 발급받아야 비로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나는 자본금 10만원으로 글쟁이 주식회사를 설립해 등기했다. 다행히 세무서에서도 자본금 10만원을 문제 삼지 않았다.

2009년에 개정된 상법은 자본금 10억원 미만인 주식회사의 설립 요건도 완화했다. 우선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무를 면제했다. 이전까지는 자본금이 5억원을 넘는 회사는 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했다. 또 자본금이 5억원보다 적으면 이사가 2명이어도 되지만, 이사회는 반드시 구성해야 했다. 또 정관과 총회 등의 의사록에 대한 공증이 면제됐다. 아울러 전에는 주금납입보관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이를 은행 잔고증명서로 대체하도록 했다. 이 밖에 이사를 1인만 둬도 상관 없고, 감사는 선택 사항이 됐다. 한편 자본금이 10억원 이상이면 이사를 3인 이상 둬야 한다. 나는 자본금 10만원인 주식회사를, 내가 1인 발기인으로서 발행주식을 모두 인수하는 1인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감사로는 내 아내를 올렸다.

임대료 저렴한 가상 오피스도 대안

사무실은 앞서 언급한 대로 가상 오피스를 활용하기로 했다. 가상 오피스는 일반 사무실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가상 오피스는 기본적으로 주식회사의 주소지를 제공하고 우편물을 받아준다. 주소지는 회사를 등기할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다. 주식회사 소재지를 이론상으로는 자신의 주택으로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외부에 공개되는 법인 등기부의 본점 주소와 사업자등록증의 사업장 소재지 주소에 집 주소가 기재된다. 회사의 대외 이미지를 고려할 때 권장되지 않는 선택이다.

나는 1년 기간으로 가상 오피스를 계약했다. 그런데 주식회사 등기를 마치고 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는데, 창구의 세무서 직원은 내 회사 사무실의 전용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 오피스 이용 및 임대차 계약서를 보니 과연 서류상으로는 내 회사도 전용면적이 있었다. 전용면적은 1.1평이었다. 그렇게 적었다. 가상 오피스 사무실에서는 가끔 우편물을 찾아가라는 전화를 내게 해준다. 제도 간소화로 혼자서 적은 자본금으로 주식회사를 차릴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한 민간 서비스가 따라와, 1인 회사를 위한 가상 오피스가 곳곳에 다양한 조건으로 제공되고 있다. 당신이 1인 사업가로 주식회사의 대표자가 된다면, 무슨 사업을 할 수 있을까? 당신이 지금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사업을 준비하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박스기사] 왜 주식회사인가? - 개인사업자보다 신뢰도 높고 세금도 유리

“사업을 하려면 주식회사를 차리는 편이 좋아. 당신이 개인사업자인 것보다 주식회사 대표자일 경우 거래가 더 수월해지거든.” 나는 이런 조언에 따라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 조언은 사업 경험이 없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럴 법했다. 어느 회사의 실무자 A가 개인사업자 백우진과 거래하기 위해서 위에 결재를 올린다고 하자. 그가 기안을 올리면 결재권자는 으레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백우진이 누구야? 뭐 하는 사람이지? 당신과는 어떤 사이인가?” 그러나 A가 내가 세운 글쟁이 주식회사에게 용역을 주고자 한다면 결재권자로부터 받는 질문이 줄어들 것이다.

개인사업자와 비교한 주식회사의 실익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주식회사는 자금 조달과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 개인사업자는 이익이 나면 그 금액을 혼자서 차지할 수 있는 반면, 손해가 나면 무한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주식회사는 주주가 주식인수액 한도만 책임을 진다. 즉, 주식회사 주주는 회사 채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자금이 더 필요할 경우 빌려서 조달해야 하지만, 주식회사는 기존 주주로부터 자본을 더 조달하거나 새로운 주주를 모집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가 차입한 사업자금에는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시기에도 원리금이 지급돼야 한다. 반면 주식회사의 자본금은 상환 부담이 없다.

주식회사는 또 개인사업자보다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소득 외에 다른 소득을 포함하는 종합소득에 대해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주식회사는 손금 산입, 비과세소득 등을 통해 소득을 축소할 수 있고 세율이 낮다.

한편 회사의 종류에는 주식회사 외에 합명회사, 합자회사, 유한책임회사, 유한회사가 있다. 상법에서 회사는 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을 가리킨다. 주식회사는 개인사업자에 비해 더 신뢰를 받는다. 그러나 그 신뢰는 설립과 운영에 대한 규제를 바탕으로 한다. 주식회사를 차리기로 결정했다면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 필자는 글쟁이주식회사 대표다. 동아일보·이코노미스트 등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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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호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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