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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JD파워 품질평가 석권한 현대차그룹] 제네시스·현대차·기아차 1~3위 휩쓸어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서 품질 인정받아…“결함 없는 자동차” 신뢰 쌓아

▎제네시스 미국 총괄매니저 어윈 라파엘(왼쪽)과 제이디파워 관계자 조프리 모티머-램. / 사진:현대차 제공
‘사람이 개를 물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그리고 기아자동차가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1∼3위를 휩쓸자 6월 21일자 포브스 인터넷 판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를 작성한 포브스의 데이비드 켈리 기자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품질로 명성 높은 도요타와 BMW를 제쳤다”며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차는 제이디파워의 2018 신차품질조사에서 100대당 가장 적은 문제를 기록했다”고 기사에 소개했다.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는 지난 2∼3월 미국 시장에서 2018년형 모델을 구매한 운전자 7만5700명을 대상으로 구입 직후 90일 간 차량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는지 품질 만족도를 설문 형태로 파악해 점수를 매긴 것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이 우수하다. IQS는 일반브랜드(18개)와 프리미엄 브랜드(13개), 그리고 이 둘을 합친 전체 브랜드(31개)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발표한다. JD파워의 글로벌 담당 부사장 데이브 서전트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자동차가 점점 복잡해지고 자동화됨에 따라 소비자에게 결함 없는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디파워의 브랜드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그룹의 3개 브랜드가 1∼3위를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브스뿐만 아니라 USA 투데이, 월스트리트 저널, FOX, 불름버그 같은 주요 외신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들 3개 브랜드가 톱 3에 올랐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 운전자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USA 투데이는 “JD파워 신차품질조사의 우승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아니라 놀랍게도 한국 자동차 브랜드였다”라고 보도했고, CBS뉴스는 “한국이 또 뉴스를 만들어냈다”며 “국제정치 상황이 아니라 미국인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 톱 3를 석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JD파워 신차품질평가 순위에서 4위는 포르쉐, 5위는 미국 브랜드인 포드, 6∼10위 쉐보레(GM 브랜드), 링컨, 렉서스, 램(피아트크라이슬러의 트럭 브랜드), 닛산 순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품질경영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대차 공장도 최초로 수상

이번 조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차지한 브랜드는 제네시스다. 68점으로 전체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순위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또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2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제네시스는 또 EQ900(현지명 G90)이 대형 프리미엄 차급 1위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수상했고, G80이 중형 프리미엄 차급 우수 품질상을 탔다. 베스트 프리미엄 브랜드상도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에 2016년 8월 독자 브랜드로 진출해 2년 만에 이룬 성과”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확대를 반영해 내년에 브랜드 첫 프리미엄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독일·미국·일본 등 수많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총점 72점으로 일반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이는 2015년, 2016년, 2017년에 이어 4번째다.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는 제네시스에 이어 2위였다. 차종별로는 쏘렌토가 중형 SUV 차급에서, 프라이드(현지명 리오)가 소형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또 준중형(Compact) 차급에서 K3, 중형 차급에서 K5, 소형 SUV 차급에서 스포티지, 미니밴 차급에서 카니발이 각각 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며, 기아차는 총 6개 차종이 최우수·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빛 발한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


현대차는 기아차에 이어 일반브랜드 2위(74점)에 올랐다. 74점은 현대차가 받은 역대 최고 점수다. 지난해 4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현대차는 2006년, 2009년, 2014년 일반브랜드 1위에 오른 바 있다. 차종별로 보면 투싼은 소형 SUV 차급에서 1위인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고, 싼타페가 중형 SUV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또 현대차의 울산 52공장(투싼 생산)이 아태지역 최우수 품질공장상 동상을 받았다. 울산 52공장은 아태지역 33개 공장 중 품질 3위에 올랐다. 현대차 공장이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관게자는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며 고객 감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JD파워의 높은 평가는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추구해온 품질경영의 성과로 꼽힌다.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999년 취임 이후 품질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판단해서다. 정 회장은 생산·영업·애프터서비스로 나뉘어 있던 품질 부서를 모아 품질총괄본부를 만들었다. 매달 품질 및 연구개발, 생산 담당 임원들을 모아 품질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미국과 유럽·중국 같은 주요 시장을 직접 찾아 다니며 현장 상황도 파악했다. 미국에서 현대차가 ‘품질이 가장 떨어지는 차’로 통하는 모습을 본 정 회장은 JD파워에 품질 컨설팅을 의뢰한 일도 있다. 정 회장은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앞장서서 품질경영을 이끌고 있다.

1441호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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