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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기술 이끄는 현대모비스] 상상을 현실로 … 차 스스로 주차까지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부품 매출의 10%까지 R&D 투자 늘릴 계획… 대규모 주행시험장 짓고 자율주행 시험차도 늘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 시험장에 만든 가상도시에서 자율주행 시험차량인 엠빌리(M.BILLY)가 신호를 받아 스스로 좌회전하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기술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기술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부가가치가 워낙 큰 데다,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영원히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감 때문에 업체 간 합종연횡이 빈번히 이뤄지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역시 미래 성장동력을 담보하기 위해 관련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부품 매출의 7% 수준인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1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같은 기간 자율주행 개발 인력을 현재 600명에서 10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종합 부품회사로서 요소기술 개발부터 이들을 종합해 자율주행기술 솔루션을 만드는 것까지 기술 전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외부 주행 환경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이 필요한 만큼, 센서가 자율주행 시대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기술 제휴, 인수·합병 강화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시험차량을 운전하며 레이더 센서가 측정한 값과 실제 사물의 위치 값을 실시간으로 대조·분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자율주행 독자 센서를 2020년까지 모두 개발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레이더·카메라·라이다 등 핵심 센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전문 개발사, 대학,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독일의 레이더센서 전문 업체인 SMS와 ASTYX와 손을 잡고 차량 외부 360°를 전부 감지할 수 있는 레이더 5개를 올해까지 개발해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또 카메라와 라이다 개발을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 업체와 기술 제휴,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독자 센서를 적용한 첨단운전자지원(ADAS) 기술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들 ADAS 기술을 융합한 자율주행기술 솔루션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방향지시등만 켜면 차 스스로 차선 변경이나 분기로 진입, 본선 합류가 가능한 레벨2 고속도로주행지원기술(HDA2)을 지난해 개발해 2019년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2020년까지 고속도로에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2022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미 개발을 완료한 커넥티드카 관련 기술은 2020년경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는 운전자가 운전 불능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면 자동차가 알아서 안전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DDREM(Departed Driver Rescue&Exit Maneuver) 기술을 공개했다. 이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첨단 안전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에 더해 운전자의 주차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도 공개하고, 자동 발렛주차 기술도 연내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은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자동발렛주차는 이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로, 목적지 입구에서 내리면 차가 알아서 주차공간으로 이동하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축적해온 자율주행차용 첨단 운전자 시스템인 DAS(Driving Assistance System) 기술과 이들을 융합한 자율주행 솔루션이 제대로 기능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성능 검증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전용 시험로를 갖춘 대규모 주행시험장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시험 차를 세계 각국의 실제 도로에 내놓고 글로벌 테스트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여의도 면적 6배 크기의 총 14개 시험로가 설치된 서산주행시험장을 짓고 지난해 6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 시험로에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Fake City(도시 모사 시험로)’를 구현했다. 신호 및 회전교차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과속 방지턱, 버스 승강장 등 실제 도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주행 환경을 그대로 옮겨놔 이곳에서 상시로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또 각국의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담금질하고 있는 자율주행 시험차 ‘엠빌리(M.BILLY)’를 현 3대에서 내년 20대로 대폭 확대해 자율주행 기술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관련 부품 수주 2022년 100억 달러 목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CES에서 현대모비스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연구원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늘려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0억 달러 규모의 부품 수주에 성공하며 2015년 대비 12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성장세를 유지해 올해 70억 달러, 2022년에는 100억 달러의 수주 목표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선진 자동차 업체의 문을 계속 두드리는 한편,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완성차 업체를 새롭게 발굴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영업활동의 성과로 지난 4월까지 중국 로컬 업체로부터 4000억원이 넘는 수주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중국 수주 규모의 1.5배 가까운 실적을 달성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중국 수주만 10억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1441호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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