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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7주년 맞은 글로벌 여행사 익스피디아] ‘호텔+항공’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모바일 이용객 많은 한국, 앱 이용시 혜택 추가...휴가 짧고, 준비 시간 긴 한국인에 최적 서비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8월 14일 열린 '익스피디아 코리아 7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애론 프라이스 익스피디아 마케팅 총괄이 신개념 여행 예약 서비스 '애드 온 어드밴티지'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익스피디아 제공
최근 세계 호텔산업의 화두는 ‘직접 예약(Direct Booking)’ 고객을 늘리는 것이다. 과거 여행객들이 묵고 싶은 호텔에 직접 연락해 예약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 Online)’를 통한 예약이 대세다. 고객들은 여러 호텔 사이트를 전전할 필요 없이 한눈에 수만개의 호텔을 검색해 비교할 수 있다.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 외에도 온라인 여행사에서 실시하는 프로모션을 이용해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점 덕분에 온라인 여행사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자 OTA의 영향력도 막강해졌다. 이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호텔 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다. 자연스레 호텔이 자체 예약 시스템을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배경이다.

온라인 여행사 시장이 커졌지만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2003년 문을 연 토종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호텔조인’은 지난 3월을 끝으로 16년 만에 폐업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가 고객의 여행 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숙소를 제공하는 일종의 ‘IT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국내 온라인 여행사는 여전히 ‘여행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전문가인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에 비해 소규모 국내 업체는 가격 경쟁력에 있어 밀릴 수밖에 없다”며 “2010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여행사 시장이 웹 기반 예약에서 모바일 예약으로 변화했는데, 이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위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이전까지 온라인 고객의 약 80%가 웹사이트를 통해 숙박을 예약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그 비율이 50대 50에 이를 정도로 모바일 예약 시장이 급성장했다.

온라인 여행 업계 1세대


토종 OTA 업체들이 위기에 빠진 것과 달리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는 승승장구 중이다. 호텔스닷컴·트리바고·핫와이어 등을 보유한 ‘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아고다·카약으로 대표되는 ‘프라이스라인’이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의 양대산맥이다. 이 중 익스피디아는 201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OTA 1세대’로서 입지를 다졌다. 익스피디아는 현재 세계 75만여 개의 호텔과 550개 이상의 항공사와 제휴, 33개국에서 현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익스피디아는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관광산업 위축에도 최근 3년 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익스피디아 관계자는 “한국 실적만을 따로 공개할 순 없지만 아시아에서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지난 7년 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익스피디아의 글로벌 모바일 마케팅을 담당하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디렉터는 8월 14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세계 여행 시장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을 통해 유입되고, 3분의 1 이상이 모바일로 예약까지 완료한다”며 “특히 한국의 모바일 거래량과 성장세는 글로벌 평균을 웃돈다”고 말했다. 이에 익스피디아는 지난해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구축에 공을 들였다. 세계 호텔과 항공권, 패키지 상품을 모바일 특가로 제공하고, 앱 예약시에는 멤버십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할 수 있게 해서 이용자 수를 늘렸다. 또 여행 일정과 호텔 위치 등 세부 정보를 비롯해 항공 게이트 변경이나 체크인·아웃 알람 등 실시간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익스피디아 앱 다운로드 수는 현재까지 2억5000만건을 넘어섰다.

익스피디아가 모바일 앱과 함께 지난해부터 공을 들인 분야는 항공권 예약 시스템이다. 다양한 항공편을 넘어 항공과 호텔이 결합된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올해는 이를 더욱 강화한 ‘‘애드 온 어드밴티지’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항공 또는 항공과 호텔 패키지를 예약하는 여행객에게 호텔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호텔 검색시 ‘애드 온’ 배지가 달린 상품을 확인하면 호텔을 최대 51%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

익스피디아가 자체적으로 20∼50대 한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항공권을 먼저 구매하고 호텔을 예약한다’고 답했다. 또 한국 여행객은 꼼꼼해 응답자의 63%가 ‘오래 검색할수록 더 만족스러운 상품을 찾는다’고 답했는데, 한 번의 여행(3박 4일 기준)을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이 평균 9.6시간에 달했다. 응답자의 30%가량은 여행 준비에만 15시간 이상을 쓴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한국인의 유급휴가 사용률은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15일 휴가 중 평균 10일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여행을 결심한 이들 3명 중 1명은 ‘여행을 준비할 시간조차 부족하다’고 답해 익스피디아는 항공과 호텔을 묶어 예약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신규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적용될 것이라 기대했다. 익스피디아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애론 프라이스 수석부사장은 “애드 온 어드밴티지는 항공권을 먼저 구입한 후 나중에 호텔 예약을 하더라도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고객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제공한다”며 “여행을 결정하는 데 숙소를 가장 중시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쓰는 한국 여행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박스기사] 캐서린 소 익스피디아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 - “북한 관광상품? 여행객 늘면 시도할 것”


캐서린 소 익스피디아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은 한국·홍콩·대만 3개국에서 펼쳐지는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세계 관광 시장에서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한국 시장에 익스피디아가 집중하는 이유를 묻자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기준에서 봐도 한국 시장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특히 모바일 예약 시장에서 한국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을 분석해 해외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유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숙박 형태나 여행 패턴도 다양화되고 있다. 대응책은?

“익스피디아의 모토 중 하나가 ‘가장 로컬(local)한 것을 글로벌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숙박이 늘면서 익스피디아 역시 호텔뿐 아니라 료칸·펜션처럼 각국 특성이 담긴 숙박시설까지 아우르기 위해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익스피디아 그룹의 자회사인 ‘홈어웨이(home away)’는 대표적인 공유숙박 브랜드로, 170만개 숙소를 제공하는데 그중 19만5000개는 익스피디아를 통해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한국 진출 초기 선보였던 최저가 보상제를 지난해 6년 만에 폐지했다.

“가격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제도였다. 고객이 익스피디아보다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찾으면 보상을 해 줄만큼 자신이 있단 뜻이었다. 그런데 자체 조사를 실시해보니 고객들은 또 다시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다른 사이트를 찾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로감을 느꼈다. 최저가에 집착하기보다는 파트너사에게 최적의 가격을 공급받아 제공하는 방식을 더 고민하기 위해서 폐지한 것이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 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익스피디아도 북한 시장 진출을 염두하고 있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히려 남북이 긴장 관계였기 때문에 북한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가 크게 줄었다. 아직까지 따로 검토한 바는 없으나 북한 관광을 가려는 사람이 늘면 자연스레 준비할 부분이다.”

1450호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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