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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 부활한 은행 채용박람회 가보니] 문제지보다 신문·보고서 참고할 만 

 

김성희 기자
추상적인 자기소개서는 금물...면접 때는 본인 구체적 경험·장점 부각시켜야

▎8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은행에서 진행하는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지난 8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1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장.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지만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수백여 명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8월 29~30일 이틀 간 열린 이번 박람회는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59개 금융사가 참여했다. 59개 금융사 부스 가운데 유독 긴장감이 도는 곳이 있었다. 바로 은행권 부스였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은 이틀 간 은행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을 위한 현장 면접을 진행했다.

6개 은행 부스 앞에는 정장 차림의 취업준비생들이 긴장 가득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면접 준비에 한창이었다. 각 은행 부스에는 면접관 4명이 현장면접에 지원한 취업준비생들과 1대 1로 5~7분가량 면접을 진행했다. 현장면접에서 우수 면접자로 선정되면 향후 은행 공개채용에서 1차 서류전형 합격 혜택을 준다. 이틀 동안 6개 은행에 현장면접을 본 2416명 중 30%인 860여 명은 우수 면접자로 선정됐다. 이렇다 보니 지원자들은 단순히 경험 차원이 아니라 진지하게 면접에 임했다.

IBK기업은행 현장면접을 봤다는 한 지원자에게 면접 질문에 대해 묻자 “시사나 상식보다는 은행원에 대한 이해도, 마음가짐에 대해 물었다”며 “그동안 준비한 은행원 모습을 얘기했는데 제한시간이 5분이라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다며”며 아쉬워했다. KEB하나은행 현장면접을 봤다는 다른 지원자는 “면접관이 금융 이슈와 상식, 은행원이 왜 되려고 하는지 등을 물었는데 준비한 만큼 대답을 잘한 것 같다”면서 “은행들이 올해 서류전형 합격 규모를 지난해보다 10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한만큼 이번 면접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논술 폐지하고 객관식 늘려


이날 현장에는 현장면접 지원자 이외에도 은행 채용 정보를 얻기 위한 취준생들도 다수 찾았다. 지난해부터 은행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지영(27)씨는 “은행들이 올해부터 필기시험을 보기로 하면서 부담이 크다”며 “오늘 은행 인사담당자들에게 필기와 면접 준비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려고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박람회에서 은행 취준생들은 대부분 필기시험 유형에 대해 많이 물었다. 은행들이 올해부터 ‘은행고시’를 부활시키로 해서다. 은행들은 10년 전 다양한 인재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필기시험을 없애고, 서류와 면접시험만으로 뽑는 인력채용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최근 특정 계층 자녀에 대한 채용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다시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지난 5월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필기시험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그동안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1, 2차 면접(인·적성 검사 포함)→ 최종합격’ 순이었다. 그러나 필기시험이 부활하면서 ‘서류전형→필기전형→논술→1, 2차 면접(인·적성 검사 포함)’ 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필기시험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은행별로 어떤 유형으로 제출하는지 알아야 한다. 은행들은 대부분 1, 2교시로 나누어 필기시험을 치른다. 시험 문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관리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거나, 경제·금융·금융상식 등을 객관식으로 출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교시엔 6개의 NCS 영역(의사소통·수리·문제해결·자원관리·정보능력·조직이해)에서 70문항을 출제한다. 2교시에는 지원 부문별로 일반(경제·금융, 일반사회), 디지털(해당 분야 기초지식, 일반사회)로 구분해 30문항으로 각각 평가한다. 기존에 필기시험을 운영했던 KB국민은행은 올해부터는 NCS 기반 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 상식 등으로 필기시험을 대체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외부 업체에 위탁해 경제·금융상식, 국어, 국사 과목을 평가했다. 논술도 폐지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평소에 경제·금융에 관한 이슈와 트렌드 등을 자주 접하는 것이 중요하고 틈틈이 경제신문과 KB경영연구소에서 나오는 금융 관련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NH농협은행은 NCS직무능력평가와 함께 인·적성 검사를 실시한다. 논술을 폐지하지 않은 대신 종전 2문제에서 1문제로 문제 수를 줄였다. 논술 주제는 예를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등 평소에 신문 등을 통해 쉽게 접해볼 수 있는 내용이다. KEB하나은행은 인·적성, 상식 시험을 본다.

NCS를 기반으로 시험을 준비하되 경제·금융·상식·국사 등 기초 상식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다. 예컨대 지난 4월 28일 필기시험을 실시한 우리은행은 1교시에는 경제, 금융, 일반상식(MBS, 전환사채, 환율, 양적완화, 테이퍼링, 적격대출, 워크아웃 등)에 대한 객관식 80문항, 단답형 10문항을 출제했다. 세부적으로는 국제 경제, 경제 트릴레마(3중 딜레마), 외환보유 종류, 파생상품의 손익구조 등 전문 지식을 묻는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 2교시에는 적성검사(언어, 수리, 추리, 시각적 사고, 상황판단)에서 100문항으로 구성됐다.

은행이 원하는 인재상 파악해야

필기시험을 통과했다면 면접도 준비해야 한다. 면접은 필기시험 만큼 배점이 높아 중요하다. 올해부터는 공정성 강화를 위해 외부 면접관이 심사하거나, 블라인드 면접을 하는 은행들도 생겨났다. 채용 담당자들은 면접 때에는 지원자의 구체적인 경험과 본인의 장점 등을 언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인의 역량과 경험을 어떻게 은행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나’를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사전 파악 후 자신을 매치시키는 것도 가점 요소라고 조언했다. 지원자가 ‘그 은행에 맞는 인재상이 맞는지, 은행원의 업무 특성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등 은행이 원하는 ‘준비된 인재’ 여부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실무진이 면접을 진행해 직무전문성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NH농협은행은 다른 은행과 다르게 임원 면접이 없다. 농협은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는 토의면접, 본인의 장점을 표현하는 집단면접, 고객응대능력 평가하는 RP면접 등 3단계로 진행한다.

- 글·사진=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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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호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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