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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 시리즈 매력은] 실용성 뛰어난 가족 친화적 SUV 

 

정선=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도심·고속도로·오프로드 두루 무난…올해 판매량 8500대 돌파해 독일 3사 위협

▎볼보 XC 시리즈는 디자인과 실용성 면에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처음으로 판매량 8500대를 넘길 전망이다.
볼보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수입차 브랜드다. 볼보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은 높은 안전성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벤츠·BMW·아우디 독일 3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XC 시리즈를 앞세우며 승승장구 중이다. 볼보의 SUV 판매량은 올 1~9월 전년 동월 대비 49.2%나 증가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4500대가 팔릴 전망이다. 609대를 판 2013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6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세계적으로 물량이 부족해 차량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8500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볼보의 어떤 매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걸까. XC40·60·90 형제들을 만나봤다. 10월 24일 강원도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에서 열린 ‘볼보 엑설런트 라이프’ 행사에서다. XC40은 소형~준중형, XC60은 준중형~중형, XC90은 준대형이다. 이날 행사에서 깊게 꺾인 코너와 급경사로 등 정선의 거친 산악도로에서 볼보 SUV의 성능을 체험했다. XC60, XC90, XC40을 번갈아 타며 4시간 동안 132km를 주행했다.

볼보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균형감각이다. 도심형 SUV를 표방하며 주행 편의성과 정숙성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그러나 물기 많은 노면, 자갈길 등 거친 도로 환경에서도 잘 달릴 수 있도록 세팅돼 있다. 거친 산악지대 주행에 특화된 지프 랭글러나 스포츠 주행에 특화된 포르쉐 마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도심과 산악도로, 고속도로 등 범용으로 타기에 제격이다.

소형~준대형까지 SUV 라인업 고루 갖춰


▎1. 북유럽 신화 ‘토르의 망치’가 연상되는 전조등. / 2. 신형 볼보는 프론트 오버행을 줄여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자랑한다. / 3. 스웨덴 유리 제조사 오레포스가 제작한 기어레버.
이번에 시승한 XC60은 직렬 4기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륜구동 모델. 8단 자동 변속기를 사용해 변속 반응이 빠르지만 가속이 부드럽다. 전기차(EV)를 탄 듯 정숙성이 뛰어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속이 조용하고 부드러워 시속 100km를 넘어도 체감 속도는 낮은 편이다. 시스템 출력은 405마력, 최대토크는 엔진이 40.8kg·m, 모터가 24.5kg·m로 힘은 여유 있는 편이다. 서스펜션 강도도 세팅이 잘 돼 있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부치지 않고, 서스펜션이 단단한 편이라 비포장길에서도 나쁘지 않은 주행 성능을 뽐낸다. 도심형치고는 다소 단단한 느낌이지만 고속 급회전 시 차량이 큰 출렁임이 없고, 회전 구간에서도 차량 뒷축이 밀리지 않는다. 빠르게 차선을 변경하기에 적당하다. 스티어링휠 감촉은 매끄럽고 노면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차량의 복합연비는 10.3km/ℓ. XC60의 가격은 6260만~8320만원이며, 인스크립션 모델은 국내가 스웨덴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하다.

XC 시리즈의 맏형 격인 XC90은 주행성능보다는 편안한 승차감과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이날 시승차는 7인승 디젤 모델 D5 AWD. 휠베이스는 2984mm로 벤츠 GLS보다는 작고 BMW X5보다는 다소 넓다. XC90은 디젤 모델이지만 보닛 등에 흡음 처리가 잘 돼 있어 실내로 엔진의 불쾌한 구동음은 들리지 않는다. XC60과 마찬가지로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의 가속감을 자랑하지만 정숙성이 뛰어나 체감 속도는 낮은 편이다. 최고출력은 235마력, 최대토크는 48.9kg·m, 복합연비는 10.9km/ℓ. 다만 좌우 출렁임에는 취약했다. 곡선 구간에서 스티어링휠을 급하게 꺾었다가 풀면 오뚜기처럼 차체가 좌우로 쏠리는 느낌이 든다. 차체가 높고 큰 대형 SUV의 태생적 한계다.

실내는 탑승자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났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처럼 1~3열 시트를 계단식으로 배열해 모든 탑승자에게 탁 트인 전방 시야를 제공한다. 전 세대 XC60에 있던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를 2열 시트에 장착했다. 트렁크 안에 숨은 쇼핑백고리와 홀더, 냉장기능이 있는 글로브 박스 등 수납공간이 차량 내부 곳곳에 배치돼 있다. XC90 국내 판매가격은 8030만~1억3780만원. 최하위 트림인 XC90 D5 모텐텀의 경우 스웨덴보다 2000만원 저렴하다.

볼보 SUV의 막내인 XC40은 형님들에 비해 스포티하다. 시승차는 2.0ℓ T4 가솔린 엔진, 8단 자동 기어트로닉, 사륜구동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 복합연비는 10.3km/ℓ. 도심형 세단처럼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걸리는 느낌 없이 무난히 시속 170km까지 이른다. 풍절음은 철저히 차단돼 고속 구간에서도 소음이나 진동이 심하지 않다. 다만 아이신8단 미션은 반응이 한 템포 늦어 감·가속을 반복하는 다이내믹한 주행은 어렵다. 운전자의 실내 편의성을 높이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도어 포켓에 음료수 병 3개가 들어가고 글로브 박스에 가방을 걸 수 있는 접이식 걸이가 있다. 뒷좌석 시트의 양끝에도 컵홀더가 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과 유해 물질을 차단하는 공기 청정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는 편의장치다. 국내 판매 가격은 인스크립션·R-디자인·모멘텀 등 3개 트림별로 4620만~5080만원. 볼보 본사가 있는 스웨덴(6055만원)이나 독일(6661만원)·영국(6116만원)보다 저렴하다.

볼보의 XC 시리즈, 국내외 69개 디자인상 받아

현대적인 디자인도 볼보 XC 시리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볼보의 XC 시리즈는 국제자동차디자인상·오토카어워드 디자인히어로·레드닷디자인상·유럽 올해의차·오토익스프레스 올해의차 등 국내외 69개 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의 디자인 트렌드는 날카로움이다. 헤드라이트가 뒷부분으로 갈수록 좁아져 스포티한 느낌을 부각하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볼보는 육각형의 헤드램프와 이를 관통하는 T자형 ‘토르의 망치(Thor Hammer)’를 통해 안정된 느낌을 준다.

볼보의 헤드램프는 스칸디나비아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강인한 인상을 결정하는 핵심 디자인 요소다. 각 모델별로도 XC90은 L자에 가깝게 망치를 늘려 안정감을 더했고, XC60은 T자를 그대로 눕혀 곧은 정체성을 드러냈으며, XC40은 T자의 끝을 Y자처럼 꺾어 스포츠성을 강조했다. 볼보의 공통된 정체성을 나타내는 리어램프 역시 세로로 길고 굴곡지게 배치해 북유럽 대자연을 상징했다. 하영선 오토디자인어워드 조직위원장은 “자동차 디자인은 전체적 비율이 뛰어나야 한다”며 “볼보가 XC90부터 새로 적용한 디자인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볼보는 XC90의 경우는 기어레버를 크리스탈로 제작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우아함을 드러낸다. 250년 역사의 스웨덴의 유리 제조사 오레포스(Orrefors)가 제작했다.

1459호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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