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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최 제5회 테크노믹스 포럼] “분사한 사내벤처 재인수 생태계 마련 필요” 

 

한정연 기자
‘사내벤처 육성과 벤처캐피털 활용’ 주제 … 삼성전자 사내벤처 출신 정해권 스왈라비 대표 강연

▎사진 : 김현동 기자
본지가 주최한 ‘테크노믹스 포럼’이 3월 2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테크노믹스 포럼’의 주제는 ‘사내벤처 육성과 벤처캐피털 활용’이다. 산업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기존 사업의 존립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에 대기업 혁신의 신형 엔진인 사내벤처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망했다. 이 자리에는 대기업·금융회사·중소기업 등의 홍보·마케팅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흐름과 이슈를 점검하고 네트워킹의 시간도 가졌다. 삼성전자의 첫 사내벤처 출신 벤처기업인 스왈라비 정해권 대표는 ‘사내벤처,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정해권 대표는 “사내벤처는 기업 구성원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기업이 직접 진출할 수 없는 시장을 탐색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사내벤처가 분사한 이후에도 모기업이 이를 인수할 수 있는 생태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래는 스왈라비 정해권 대표의 강연 요약이다.

사내벤처는 기업 내부에 만드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사업체다. 스왈라비도 삼성전자의 사내벤처로 시작했다. 사내벤처는 공모전이나 제안서를 통해서 직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내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내벤처로 키울 만한 직원과 아이디어가 나오면 사내에서 팀 구성과 교육, 멘토링을 해주는 액셀러레이팅 과정을 거친다. 이후 해당 사업을 회사 내에서 할지 아니면 이들을 독립시킬지를 결정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씨랩(C-Lab)’은 사내벤처를 분사(스핀오프) 시킬 때 20% 내외의 지분으로 초기 자본을 투자하고, 팀원들의 퇴직금을 정산해 분사 초기에 재정적인 도움을 줬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스타트업들이 만약 실패한다면, 경력을 인정해주고 다시 재입사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 국낸 첫 사내벤처는 LG데이콤에서 1995년 시작해 1999년 독립한 인터파크다. 국내 1위 검색포털 네이버도 1997년 삼성SDS 사내벤처인 ‘웹글라이드’로 시작했다. 1994년 게임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플레이스테이션도 소니의 사내벤처 SCE가 모체다. 2016년 출시해 3년도 안 돼 매출 3조원을 달성한 게임 포켓몬고는 구글의 사내벤처였다.

이처럼 사내벤처가 분사해 성공한 경우를 보면 모기업이 직접 나서기 어려운 사업이 대부분이다. 사내벤처 제도가 없다면 자칫 사장될 수도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대기업 중 현대자동차·LG유플러스·LS전선·CJ올리브네트웍스·롯데·신한카드 등이 사내벤처를 운영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을 2018년 시작한 영향으로 중견·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공기업에서도 사내벤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사내벤처 운영을 하는 모기업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우대를 받고, 사내벤처 출연금의 3배를 기업소득에서 차감해 법인세 감면 효과가 있다.

사내벤처를 운영하는 장점은 ▶핵심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교육 ▶내부팀과의 협업과 시너지 효과 ▶지분 투자이익이 있다. 단점은 ▶분사 때 우수인력 유출 ▶투자금 손실 가능성 ▶기업 평판 리스크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분사해 나간 기업이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장·단점이 있다. 우수한 인력을 가진 기업일수록 사내벤처 제도를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1477호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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