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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 해외 주식거래 비교해 보니] 거래 국가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대신’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수수료 등 서비스 내용은 천차만별… 삼성·신한금융·NH투자증권 맹추격

▎사진:연합뉴스
해외 주식거래 전성시대에 국내 증권사들도 활짝 웃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 주식의 국내 결제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대비 25%가량 늘어난 수치다. 기관의 결제액이 상당 부분 포함되긴 했지만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거래 자체도 그만큼 활발해지고 있다는 지표로 읽힌다. 예탁원 관계자는 “지난해 총 37조원어치의 해외 주식이 결제돼 2017년 대비 43%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40조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입장에선 그야말로 전도유망한, 급성장 중인 시장이다. 이들이 해외 주식거래 수요 급증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앞다퉈 시장 개척에 나선 이유다.

아직까지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거래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일된 기준이 없어 산정 방식도 각각 다르다. 하지만 5월 9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식거래가 특히 많은 국내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외화증권 금융투자상픔 위탁매매 거래액이 미래에셋대우 13조5748억원, 한국투자증권 9조6873억원, 대신증권 9조991억원 순이었다. 여기서 외화 증권 항목엔 해외 주식 외에도 해외 채권 등 다른 상품이 포함되므로 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해외 주식거래액 규모가 전체 거래액 규모와 비례해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는 있다. 이들 ‘톱3’ 증권사는 눈이 높아진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총 33개국 주식거래 서비스


이들 증권사를 통해 해외 주식을 거래하려면 우선 계좌 개설이 필수다. 따로 영업점을 방문해서 계좌를 만들어도 되지만, 미래에셋대우처럼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계좌 개설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온라인 안내에 따라 개설할 계좌를 고른 후 신분증 촬영 등 몇 가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된다. 가까운 곳에 영업점이 없다면 증권사별로 제휴은행 지점을 찾아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다. 기존에 해당 증권사 계좌를 갖고 있었다면 앱에서 좀 더 편리하게 클릭 몇 번으로 해외 주식거래 신청을 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총 33개국의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온라인으로는 미국·중국·홍콩·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독일·영국·캐나다 등 9개국 주식거래가 가능하다.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의 나머지 24개국 주식은 오프라인 거래만 가능하다. 해외 주식 매매에 드는 수수료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다. 온라인 거래가 가능한 9개국 중 미국의 경우 0.25%, 베트남이 0.40%, 인도네시아가 0.45%이며 다른 6개국은 0.30%로 동일하다. 9개국 모두 오프라인 거래도 가능한데, 이때 매매 수수료는 0.50%로 같다. 이런 매매 수수료와는 별도로 ‘최소 수수료’라고 하는 일종의 기본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독일이 30유로, 영국은 25파운드 등이다. 다만 미국·중국·홍콩·일본 등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4개국의 경우 최소 수수료가 책정되지 않아 따로 낼 필요가 없다. 소액·분할 투자 때 그만큼 부담이 덜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두 번째로 많은 31개국의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중국·홍콩·일본·베트남 등 5개국 주식은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며, 나머지 26개국 주식은 오프라인으로만 거래할 수 있다. 온라인 거래에선 국내 수수료와 해외 수수료를 따로 책정해서 받고 있다. 예컨대 미국 주식은 온라인 거래 때 국내 수수료가 0.20%, 해외 수수료가 0.08%가량 적용된다. 오프라인 거래 땐 0.45%의 국내 수수료에다 해외 수수료가 마찬가지로 0.08%가량 든다. 일본 주식도 미국과 거의 같은 수수료율로 거래할 수 있다. 최소 수수료는 미국이 온·오프라인 모두 5달러, 일본은 1000엔(온라인) 또는 5000엔(오프라인)이다. 중국·홍콩·베트남의 경우 이와 수수료율이 다르며, 오프라인 거래만 가능한 해외 주식의 경우도 매매 수수료가 0.50~1.70%로 천차만별인 데다 최소 수수료 역시 상이하므로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은 미국·중국·홍콩·일본 4개국의 주식 거래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 A주와 심천 A주, 상하이 B주와 심천 B주 등 세분화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투자자가 그중 고를 수 있다. 이 가운데 상하이 B주와 심천 B주를 제외한 4개국 주식 모두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다(상하이 B주와 심천 B주는 오프라인 거래만 가능). 이 회사의 전용 온라인 거래 서비스인 ‘크레온’을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한 매매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오프라인 매매 때 0.50%의 수수료를 내면서 20달러의 최소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때 일반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0.25%, 크레온으로 거래하면 0.20%의 수수료와 각각 10달러의 최소 수수료만 내면 된다. 일본은 오프라인 매매 때 0.50%의 수수료와 3000엔의 최소 수수료, 일반 온라인 매매 때 0.30%의 수수료와 500엔의 최소 수수료를, 크레온 매매 때 0.25%의 수수료와 500엔의 최소 수수료를 각각 내야 한다.

이들 증권사는 국가별 실시간 시세 알림 서비스도 제공하므로 필요한 경우 신청 후 이용할 수 있다. 단, 소정의 월간 이용료를 내야 한다. 실시간 시세 확인이 필요할 만큼 급박하게 투자하지 않는 경우라면 이런 유료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15분 지연 시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거래 수수료는 과거보다 낮아졌어도 여전히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 대비 높은 수준이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다가도 머뭇거리다가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며 “증권사별로 조금씩 다른 내용의 서비스를 잘 숙지해두면 자신의 평소 투자 성향이나 계획에 따라 유리해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수점 단위 구매 등 차별화한 서비스도 나와

이 밖에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 해외 주식거래 부문에서 톱3 증권사를 뒤쫓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수수료 수익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2강’으로 추정될 만큼 수익성 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에 많은 투자자들을 내준 터라, 삼성증권 역시 수수료를 내리는 추세에 동참한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해외 주식을 1주 단위가 아닌, 소수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차별화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2월 국내 주식을 매도한 당일 바로 환전해서 해외 주요국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인 글로벌 논스톱 매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1484호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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