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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진화 어디까지] 폴더블·롤러블… 하드웨어 혁신 막 올라 

 

시장 정체에 단말기 교체 동인으로… 2023년 폴더블폰 4500만대 출하 전망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지난 2월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Fold)’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스마트폰 생산 업체가 스마트폰 기기의 몸체를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애플·화웨이 등은 직사각형 형태의 기기 앞뒤로 카메라를 달고 위아래 공간을 디스플레이로 꽉 채운 ‘풀 터치(Full touch)’ 스마트폰을 이제 접고(폴더블) 있다. 일부는 스마트폰 화면을 밀어(롤러블) 확장하거나 2번 넘게 접는 기술 특허도 냈다.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지 10년, 스마트폰 보급률이 90%(국내 기준)에 달하고 기기 고성능화로 교체 주기까지 길어지자 스마트폰 생산 업체는 기기 교체 동인을 몸체로 잡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고가 카메라 못지않고, 저장 공간이 1테라바이트(TB)인 데다 생체인식 기술, 인공지능(AI) 비서 역할까지 갖춘 스마트폰의 신규 수요는 형태 변화에서 창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화웨이 접자, LG는 돌돌 말 준비


▎사진:특허청
스마트폰 몸체 변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은 세계 1위 스마트폰 생산 업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 접히는 화면)를 공개하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흔들리는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로 2017년 시장 점유율이었던 20%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추격 중인 중국 화웨이는 34%에 달하는 출하량 증가를 기록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마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라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접었을 때는 4.6인치, 폈을 때는 7.3인치 태블릿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갤럭시 폴드는 경첩 이음매 부분에 먼지가 들어가거나 사용자들이 유리 역할을 하는 폴리아미드 필름을 제거해버리는 문제로 출시가 연기됐다. 그럼에도 갤럭시 폴드는 기술력 부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더블폰 기술력의 관건인 디스플레이 곡률이 1.5R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5R은 디스플레이를 접었을 때 지름이 1.5mm라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에 기반해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폴드는 헥사(6개) 카메라와 최대 12GB 램(RAM), 512기가바이트(GB)의 저장공간과 4380밀리암페어(mAh) 배터리 등을 갖췄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역시 폴더블로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개에 앞서,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로욜(Royole)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했다. 로욜은 플렉스파이에 아웃폴딩의 7.8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리즈 칩셋을 탑재해 20만회 이상 열고 닫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에 맞서 세계 최초 폴더블폰 ‘메이트X’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 결함 논란이 불거지면서 완성도 높은 제품 공개로 선회한 상태다. 화웨이의 메이트X는 8월에 출시될 전망이다. 오포는 폴더폰 형태의 기기 안쪽 면에 디스플레이를 덧댄 방식의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폴더블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스마트폰 연구위원은 지난 1월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1년 내내 내림세를 보인 것은 2018년이 처음”이라며 “미국·중국·서유럽과 같은 선진국 시장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가운데 AI, 다중 카메라, 전체 화면 디스플레이, 화면 내 지문 스캐너 등의 기능 추가도 더 이상 신기술로서의 힘을 잃은 만큼 하드웨어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소프트웨어 기술로 소비자 이목을 끌 수 있는 사실상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면서 “중·저가 제품과 프리미엄폰 간 기능 차이가 없는 전반적 상향 평준화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화면을 세 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그동안 중·저가폰 상품군 확대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요층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AI 비서 탑재, 홍채 등 생체인식 기술 강화, 풀 스크린 디스플레이(full screen display) 구현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일부 혁신엔 성공했지만 중저가 제품의 상향 평준화 시대가 열리면서 이조차 퇴색됐다. 이에 애플은 올해 초 폴더블폰을 세 번 접을 수 있는 특허 기술을 공개했다. 폴더블폰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를 접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스마트폰인 ‘아이폰’뿐 아니라 노트북이나 태블릿에도 폴더블 기술을 새롭게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폴더블폰 이후의 스마트폰 기기 몸체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폴즈’와 ‘LG 롤링(LG Rolling)’이라는 상표를 각각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출시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V50 씽큐’를 통해 시장 수요를 엿본 만큼 접히는 스마트폰과 말리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1월 CES 2019에서 화면이 말리는 ‘LG 시그니처 OLED TV R’을 공개하기도 했다. LG 시그니처 OLED TV R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거실장 안으로 디스플레이가 말려 들어가는 형태였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V50는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이라며 “LG전자가 TV용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시장에 기술을 이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올해 출시 원년 내년부터 본격 경쟁

스마트폰의 고정관념을 깬 신개념 스마트폰 몸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하드웨어 변형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화면이 안으로 한번 접히는 인폴딩 방식인 갤럭시 폴드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디스플레이 화면이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두 번 접히는 투폴딩 스마트폰 등으로 기기 변화 연구를 계속하고 있어서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180만대로 예상, 향후 제품 가격 인하 등에 따라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4500만대의 폴더블폰이 출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펼쳐지는 스마트폰은 태블릿을 넘어 노트북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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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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