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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실적 괜찮은 중소형주로 압축 투자 

 

전체 상장사 이익 줄어든 가운데 희소성 부각… 증권·은행주도 실적 호조

300개 가까운 기업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결과는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매출액이 34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익은 더 기대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이 39.7%, 순이익도 50.1% 줄었다. 1분기와 비교해도 결과는 그대로다. 이익이 소폭 감소해 실적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익이 줄어든 건 경기 둔화 때문이다.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1.1% 상승했지만 1분기가 좋지 않았던 영향일 뿐 근본적 변화는 아니다. 소비 둔화와 수출 감소 등 기업 실적과 관련된 부분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경제변수와 선후 관계를 생각하면 이익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빠지고 2분기 정도 지나면 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지난해 하반기에 경기가 정점을 지났으니까 올 상반기에 실적도 전환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2분기 기업 이익 급감


업종별로는 반도체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조4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시장 전체의 이익 감소액이 14조6000억원이니까, 이익이 줄어든 것의 90%가 반도체에서 나온 셈이 된다.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2013년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이익이 전체의 41%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부문 부진으로, 현대차는 국제 경쟁 심화로 이익이 줄어들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까지 떨어졌다. 그 당시 주가는 1800~2100 사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분간 기업 실적의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럴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줄어든 이익에 맞는 수준이 어디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린 전부는 아니었다. 또 다른 부분도 있었는데 미중 무역분쟁이 그중 하나다. 8월 1일 미국이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게 됐다. 재료가 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재료의 강도와 의외성에 따라 좌우된다. 이번 조치는 의외성 면에서 충분히 시장에 영향을 줄 만 하다. 미중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관세 부과가 전격적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가 2000밑으로 내려왔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이익이 늘어난 업종이 몇개 있다. 시장이 쏟아져 내리는 상황이어서 주가가 좋지 않았지만 시장이 정리되고 나면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진행될 걸로 보인다. 그중 하나가 증권업이다. 2분기 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20% 이상 많았다. 이렇게 양호한 성적을 거둔 건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평가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채권이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 중 최대 규모인 데다, 금리 하락까지 겹쳐 해당 부문의 이익이 늘어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2015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입었던 손실이 주가 상승으로 복구된 점이다. 여기에 사업모델이 바뀐 영향까지 더해졌는데, 매매수수료에 의존하던 과거 이익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자기자본투자(PI)가 늘어난 게 좋은 사례다.

그동안 증권업은 시황산업으로 치부돼왔다. 주가가 좋지 않을 경우 이익이 많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지금까지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실적이 괜찮았음에도 주가 하락에 따른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분할 매수를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은행도 이익이 늘었다. 신한지주 등 4대 금융지주회사의 2분기 순이익이 3조3000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9.8%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2.2% 늘었다. 금리 하락과 대출 증가세 둔화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졌지만 중소기업 여신 증가와 원화대출이 늘어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국내 경기가 나빴음에도 대손비용이 늘어나지 않은 것도 실적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은행의 이익 증가는 2014년 이후 3년에 걸친 구조조정의 결과다. 현재는 조정 이후 이익이 얼마까지 늘어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단계여서 쉽게 이익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 은행도 증권업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하락했다. 이익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실적이 괜찮은 종목들이 있다. 주가는 이에 관계없이 하락했다. 지난 두 달간 중소형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하락이 특히 심했다. 우선 수급 측면에서 대형주에 밀렸다. 지난 두 달간 외국인이 2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반도체 주식만이었다. 나머지는 내다 팔아 중소형주를 얼마나 많이 매도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소형주는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매도만 나와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코스닥 하락도 중소형주 전체에 영향을 줬다. 신라젠이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항암 바이러스 물질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았다. 코오롱 인보사에 이어 또 한번 바이오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2년 전 바이오 주식이 급등할 때만 해도 조만간 신약이 나오고 실적도 개선될 거란 기대가 많았다. 2년이 지났으니까 지금쯤은 결과를 내놓을 때가 됐는데 개선은커녕 좋지 않은 일만 벌어지고 있다. 바이오가 코스닥 최대 업종이다 보니 이들의 하락이 코스닥을 끌어내렸고 중소형주도 같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익이 좋아진 기업이 눈에 들어올 수가 없다.

주가가 오를 때에 시장은 항상 대형주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중소형주는 처음에 상승에 동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탈락해 마지막 국면이 되면 종합주가지수와 거꾸로 움직이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반대로 시장이 꺾여 종합주가지수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에 중소형주가 상승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재료도 사라져 중소형주의 성장성이 주목 받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소형주 중에서 실적이 괜찮은 종목에 주목해야 할 때다.

바이오주 하락에 코스닥도 몸살

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양호한 성적을 낸 기업은 희소성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불황에 대한 내성이 강해 상황이 바뀐 후에 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있다. 중소형주 상승은 주자를 바꿔가면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본류가 되는 종목의 경우 비교적 오랜 기간 상승을 유지하지만 아류로 붙는 종목은 동참과 탈락을 반복한다. 탈락하는 시점에 해당 주식이 크게 하락하므로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가능한 실적에 대한 많은 부분을 고려해 종목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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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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