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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부동산시장은 어디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부채질 하나 

 

수익형 부동산시장 영향 제한적… 되레 불안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도

▎사진:연합뉴스
금리를 내리면 돈을 빌리는 비용이 적어지므로 집을 사기 수월해진다.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수익률도 상승한다. 수익형 부동산은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가 내리거나 오를 때마다 즉각 반응한다. 금리가 부동산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잇단 금리 인하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대출이자 부담 감소로 부동산시장의 투자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추가 대출 수요 유입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여기에 실물경제마저 부진한 탓에 금리 인하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폭 감소는 시중에 금리가 높아 돈을 못 빌리는 게 아니라 대출 규제가 강해 빌릴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든 때문”이라며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해 있어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이미 ‘실효하한’ 수준에 근접


금리가 내리면 시중 유동자금 증가로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출이자 부담이 적어져 대출을 일으켜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부동산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 인하 이후인 7~8월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33만5957건이었다. 이는 직전 2개월(5~6월)인 28만394건 대비 19.82%가량 증가한 수치다. 건물 용도별로는 아파트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16만4617건에서 21만1874건으로 28.71%가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인 오피스텔이 15.89%(2만4617건→2만8529건) 상승했다.

이 때문에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등지의 집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키로 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이를 비웃듯 지난 7월 이후 18주 연속 상승세다. 정부와 지자체의 잇단 규제 발표와 부동산 거래 합동조사 시행, 급등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는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전주(0.08%)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강남권 인근에서는 신축과 대단지를 중심으로 ‘키 맞추기’식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 감정원 측은 “최근 가격 상승폭이 컸던 단지들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그동안 덜 올랐던 비강남권 아파트가 추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이 같은 아파트값 키 맞추기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청약시장의 쏠림 현상도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공급 감소 우려 등이 작용하며 서울의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청약시장이 더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중도금 대출금리가 내리면 청약시장에는 더욱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금리 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세가 부동산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것 같지는 않다.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데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영향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택임대업자·주택매매업 법인까지 대출을 틀어막는 등 대출 규제를 더욱 촘촘히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워낙 막강하다 보니 기준금리가 내려도 집값 변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경제가 살아나면 집값 변동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금리 인하가 글로벌 교역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과 맞물려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가 일시에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출과 금리에 민감한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 역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 같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도 시장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공급 증가 등으로 수급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인 오피스텔은 올 들어서만 거래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들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2만1980실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인 3만212실보다 27.2% 감소했다. 서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오피스텔 거래량이 가장 크게 감소한 지역은 74% 줄어든 마포구였고 송파구(-67%), 동작구(-51.8%), 강북구(-51.4%) 등이 뒤를 이었다. 금리가 내림세인 데도 이처럼 거래량이 줄어든 건 공급 증가로 임대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9년 전국 오피스텔 준공 물량은 1만500여 실이다. 2018년 8만여 실에 비하면 크게 줄지만, 2015년 4만4000여 실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연평균 5만 실이 준공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물량이다. 공급이 늘면서 지난해 초 연 4.97%이던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올 들어 9월 현재 연 4.86%로 내렸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5.31%에서 5.22%로 내림세를 보였다(한국감정원).

오피스텔뿐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자체가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임대수익률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오피스텔·상가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임대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수익형 부동산의 양극화를 더욱 재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금리 인하가 되레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는 실물경기 위축으로 거시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에 반드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좋은 신호로 보긴 어렵다”며 “부동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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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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