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게임 기술 접목해 구독경제 사업 노리는 넷마블] 지지부진한 웅진코웨이 인수전 끝은? 

 

10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줄다리기… 웅진코웨이 노조 문제로 가격 협상 중

▎웅진코웨이 인수로 구독경제 사업 확대를 노리는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
“웅진 측과 계속 협상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력적이지만 가격이 인수 기준이 될 것이다.” 렌털 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실물 구독경제 사업 확대를 노리는 넷마블 고위 관계자 말이다. 지난 10월 14일 웅진씽크빅 이사회에서 웅진코웨이 재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한 지 2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넷마블은 콘퍼런스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웅진코웨이 지분 인수 참여 계획을 밝혔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의 지분 25.08%를 1조8000억 원대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입찰에 깜짝 등장한 넷마블은 1개월여의 실사를 마치고 세부 가격 협상에 들어간 후 머뭇거리고 있다. 양측은 애초 올해 안에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현재 협상의 가장 큰 변수는 웅진코웨이 CS닥터노조다. 민노총 계열인 이들은 정규직 전환과 1000억 원의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웅진과 넷마블 측은 노조 문제 탓에 인수 협상이 깨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노조 문제를 지렛대로 가격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양측의 인수 가격 차이는 3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웅진씽크빅 고위 관계자는 “12월 들어 내내 노조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오늘(13일) 현재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인수 후보로 뽑힌 후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색회사였던 구글과 전자상거래 회사였던 아마존이 파생 기술로 다양한 사업을 만들어낸 것처럼 코웨이가 가진 구독경제 비즈니스와 게임 기술의 결합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웅진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접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 주문, 배송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넷마블은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기 전인 2014년 AI 센터를 설치해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다. 현재 빅데이터를 다루는 ‘콜럼버스실’과 AI를 다루는 ‘마젤란실’로 나눠 100여 명의 개발자가 게임 속 원천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교체수요를 파악해야 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면 지금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 모든 계획의 전제는 웅진코웨이 인수다.

일각에서는 재무적 부담 탓에 협상에서 웅진 측이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 때 인수금융 1조1000억 원, 전환사태(CB) 5000억 원 등 1조6000억 원을 빌렸다. 1000억 원은 이미 갚았지만 웅진씽크빅이 웅진코웨이와 관련해 부담하는 금융비용은 한달에 약 4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웅진도 인수 관련 비용 부담이 있다.

웅진 측은 그러나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웅진코웨이에서 분기마다 145~15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씽크빅의 자체 현금흐름도 양호한 편이다. 웅진씽크빅 고위 관계자는 “협상에서 재무 부담은 전혀 신경 쓸 요인이 아니다”라며 “다만 빨리 매각을 마무리하고 다른 사업에 전념해야 하는데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남승률·김유경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1514호 (2019.12.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