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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협업 강화하는 중국 1위 로봇회사 ‘유비테크’] 인공지능 로봇이 인공지능 기술 교육의 기본 도구 

 

2023년 AI 교육 시장 4조3000억원… 정부 “2030년 AI로 455조 창출” 비전

▎유비테크는 12월 17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한국 진출 선포식을 가졌다. 이번에 출시한 알파 미니는 네이버 클로바를 적용해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교육용 AI 로봇이다. / 사진:전민규 기자
“헤이 클로버, 춤춰줘.” 12월 17일 오후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중국 ‘유비테크(UBTECH) 로보틱스’ 한국 진출 기념행사에서 한 관람객이 말하자 약 25㎝ 크기의 로봇이 팔다리를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14개의 모터를 달고 있는 이 로봇은 목·팔은 물론 무릎·발목 등 관절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팔굽혀펴기·원킥처럼 이족보행 로봇이 구현하기 어려운 자세까지 너끈히 만든다. 액정표시장치(LCD)로 구현한 눈동자로 자신의 감정과 기분도 나타낸다.

이 로봇의 이름은 ‘알파 미니’.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주문한 대로 행동한다.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Clover)’를 적용해 집 안의 전자기기를 제어하거나 뉴스·교통·날씨·생활정보 검색과 번역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외부인 침입을 알려주는 방범 기능도 있다. 사용자가 직접 코딩해 원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더할 수도 있다. 유비테크는 이 로봇을 영·유아 놀이, 시니어 케어, AI 교육 등 용도로 한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더불어 유비테크 로봇을 한국의 엔터테인먼트·교육 등 콘텐트와 묶어 세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날 제니 정 유비테크 부사장은 “로봇·AI 기술이 다음 세상을 이끌 텐데, 한국은 2023년까지 글로벌 데이터·AI 선두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교육과 결합해 AI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 AI가 적용될 것이란 전망 속에 로봇 등을 이용한 AI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산·학·연 AI 전문가 30인을 대상으로 ‘AI 인재 현황 및 육성 방안’을 조사한 결과, 국내 AI 인력 부족률은 평균 60.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I 인재의 경쟁력도 미국을 기준(10)으로 따졌을 때 한국은 5.2에 불과했다.

중국 유비테크, AI 로봇에 한국 교육 접목


이날 정부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AI를 활용해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겠다는 ‘AI 국가전략’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애널리틱스로 생산 효율과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사고 방식·응용력이 필수 덕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AI 교육이 활발하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17시간의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학생들은 지난해부터 34시간의 SW 교육을 받는다.

PC 보급이 빨라진 1990년대 PC 활용법과 프로그래밍을 초등학생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삼성전자·LG CNS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들은 SW 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상 교육을 하고 있다.

세계적 조류도 비슷하다. 중국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 70시간 이상 SW 교육을 한다. 이스라엘은 2000년부터 컴퓨터과학을 고등학교 정규 필수과목으로 채택했다. 고등학교 이 과생은 3년간 27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심화 과정은 최소 450시간이다. 영국은 컴퓨터 과목을 초·중·고교 필수과목으로 채택했고, 핀란드는 7~16세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교육을 의무화했다. 미국의 시장조사 컨설팅 회사 마켓샌드마켓츠(MarketsandMarkets)는 글로벌 AI 교육 시장이 2017년 3억7310만 달러(약 4352억원)에서 2023년 36억8350만 달러(약 4조3000억원)로 연평균 47%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력 부족하고 경쟁력은 미국 절반

특히 AI 로봇이 AI 교육의 기본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 코딩으로 로봇 제어법과 코딩의 기본 원리를 배울 수 있어서다. AI 스피커처럼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AI ‘누구(NUGU)’를 적용한 교육용 코딩로봇 ‘알버트 AI’ 내놨다. 레고에듀케이션도 사용자가 자유롭게 레고를 조립해 SW와 모터를 장착할 수 있는 AI 교육용 제품을 선보였다. AI를 접목한 메이커스 제품·서비스도 꽤 나와 있다.

이번에 한국 진출을 선언한 유비테크는 교육용 AI 로봇의 세계적 강자다. 공장 모니터링·순찰·안내·유통 등 분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AI의 기초·고급·연구 교육 커리큘럼을 확보했다. 연 매출 8조원을 올리며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유니콘이다.

유비테크의 국내 파트너사인 제이미디에이터의 김동진 대표는 “코딩 학습은 경험에서 비롯되며 유비테크는 수많은 실패에서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이미 교육자와 학습자 모두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으며, 여러 응용 기술을 내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스기사] 유비테크 파트너 제이미디에이터 김동진 대표 - “한국 콘텐트 발판으로 세계 AI 교육용 로봇 시장 진출”

인공지능(AI)과 코딩 교육은 유아·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분야다. 대부분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소프트웨어(SW)를 알아야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에는 AI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AI를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는 사고 증진 프로그램도 쏟아진다.

AI 교육을 위한 각양각색의 교보재와 로봇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아란카(ARANCA)에 따르면 세계 교육 로봇 시장 규모는 2015년 22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서 2020년 60억 달러(약 7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중국의 유비테크는 교육·시니어케어·산업·방범 등 로봇분야에서 연 8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애플·디즈니·아마존·칭화대·텐센트 등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교육 분야는 탄탄한 커리큘럼과 SW의 높은 자유도 등으로 호평받고 있다.

김동진 제이미디에이터 대표는 “코딩은 경험에서 비롯된다”며 “유비테크는 많은 실패를 통해 안면 인식 등 기술을 확보했고, 이 노하우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제이미디 에이터는 유비테크의 국내 판매 및 공동 콘텐트 개발 파트너사다. 김 대표는 “여러 AI 로봇 회사들이 교보재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유비테크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전문인까지 배울 수 있는 교재와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어 체계적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I 교육에서 로봇의 효과에 대해선 “교육은 여러 방법으로 전환, 발전하고 있다.

이미 메이커스 교육도 우리에게 어떤 역할이나 서비스를 만드는지 경험을 줬다”며 “여태껏 무언가 형태를 만드는 것에 교육의 초점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SW 중심의 코딩 교육이 중요해질 것이며, 로봇이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1515호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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