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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투자 문화’ 이끈 김효준] 수입차 ‘한국사회 기여’ 개념 만들어 

 

미래재단 만들고 전세계 3번째 드라이빙센터까지 유치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는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 경제 기여도 조사에 대해 “정량적 평가 외에 정성적 평가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같은 금액을 사회공헌에 사용하더라도 일회성 기부보단 한국 경제에 어떻게 기여를 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을 내놓고 이를 시스템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성적 평가에서도 수입차 업계의 가장 모범적 사례는 단연 BMW코리아가 꼽힌다. BMW미래재단을 만들고, 최초로 한국에 드라이빙센터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시스템화’해 운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만든 건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초창기 수입차 시장에서 BMW를 최정상 브랜드로 발돋움 시킴과 동시에 본사와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토대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혜를 한국으로 이끌어냈다. 그는 지난해 4월 BMW코리아 대표이사에선 물러났지만 BMW미래재단 이사장은 계속 맡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 수입차 업계의 중흥을 이끈 인물이다. 1995년 BMW코리아에 재무 담당(CFO)으로 입사한 그는 2000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전세계 BMW그룹에서 현지법인 출신이 대표가 임명된 건 그가 처음이다. 대표 취임 첫해인 2000년 BMW코리아 연간 판매량은 1600대 수준이었는데, 3년 만인 2003년에는 5438대로 3배 이상 늘어났다.

2010년엔 1만6798대를 팔며 수입차 사상 최초로 연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그가 대표를 맡은 20년 동안 BMW코리아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동안 한국 수입차시장 최정상을 차지했다. 이 같은 실적은 김 회장에 대한 BMW그룹의 무한한 신뢰로 돌아왔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수많은 활동들을 만들어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비영리 사회공헌 공익재단 BMW코리아미래재단의 설립이다. 이 재단을 통해 체계적이며 지속성을 가진 사회공헌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BMW코리아와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공식 딜러사들이 공동 출연해 만든 이 재단은 BMW와 미니 차량 판매 시 고객이 3만원을 기부하면 BMW코리아와 딜러사가 각각 3만원씩 매칭 기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에만 21억원이 모였다. 지난해 미래재단은 23억원을 친환경사업과 소외계층지원사업 등에 지원했다. 김 교수는 “만일 BMW코리아가 미래재단을 설립해 운영하지 않았다면 이후 수입차 브랜드들도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독보적인 업적으로 꼽히는 것은 2014년 만든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다. 770억원이 투자됐다. 드라이빙센터가 생긴 것은 BMW 본사가 있는 독일과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아시아에선 최초다.

김 회장은 국내에 진출한 500여개의 독일계 기업을 대표하는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직도 겸하고 있는데, 한독상공회의소를 통해 BMW, 벤츠코리아와 함께 독일의 기술인력 양성과정인 ‘아우스빌둥(Ausbildung)’ 프로그램을 국내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다. 김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BMW의 적극적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BMW코리아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총 3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안성 부품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1534호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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