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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의 ‘선택과 집중’ 결과는] ‘흑자전환 성공’ VS ‘단기적 성과주의’ 평가 엇갈려 

 

매장 철수, 브랜드 매각으로 적자 탈출… “외식사업 다 털 것” 분석도

▎빕스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0여곳 매장이 문을 닫았다. 현재 운영하는 전국 매장 수는 42곳이다. / 사진:CJ푸드빌
7월 3일 CJ푸드빌이 공시를 통해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투썸플레이스에 대한 잔여 지분 15%를 모두 넘긴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거래로 CJ푸드빌은 매각대금 710억원을 얻어 유동성 자본을 확보하게 됐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매각은 지난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예상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CJ푸드빌 사업부문 중 뚜레쥬르와 함께 흑자를 내는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를 100% 완전 정리하는 것에 “그만큼 CJ푸드빌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적자를 이어왔다. 2016년에 매출액 1조3916억원을 기록하고 반짝 13억 흑자로 전환한 것 외에는 2015년 217억원 적자, 2017년 13억원 적자, 2018년 32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부채비율은 6000%에 달했다.

‘뷔페 형식’ 매장, 코로나19에 직격탄 맞아


계속되는 사업 부진에 2018년 7월, CJ푸드빌 구원투수로 정성필 대표가 투입됐다. 정 대표의 전략은 확실했다. 바로 ‘선택과 집중’. 수익이 나지 않는 매장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적자를 내는 해외 자회사는 철수시켰다. 결과는 뚜렷하게 나왔다. 지난해 CJ푸드빌은 매출액 8903억원을 기록하며 당기순수이익 1267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도 대폭 낮췄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 보유 지분 45%를 일차적으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팔며, 60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300%로 감소시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선택과 집중’의 경영방식이 단기적 성과주의식 경영이라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 CJ푸드빌의 브랜드를 살리는 방향이 아닌, 오히려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브랜드 힘을 잃게 한다는 분석이다.

CJ푸드빌의 사업은 크게 베이커리 부문과 외식 부문으로 나뉘는데, 정 대표는 외식 부문에서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계절밥상은 40여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빕스는 20여개 매장이 폐점했다. 현재 CJ푸드빌은 계절밥상 13곳, 빕스 42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 높은 투썸플레이스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했다. “당장의 적자는 면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익을 지속해서 낼 브랜드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프랜차이저 MBA 교수는 “식품회사로 출발한 CJ푸드빌은 자체적으로 식재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식 사업에도 진출한 격”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외식사업에는 전문성이 떨어져 밀리고, 최근엔 인건비마저 올라 적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대기업이라고 해서 외식 분야에서 경쟁력 있던 시절은 지났다. CJ푸드빌은 계속해서 외식 브랜드의 몸집을 줄일 것이고, 초기 모습처럼 식품 중심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 수익이 나지 않는 매장을 정리하고, 고가로 판매할 수 있는 시기에 관련 사업을 매각해 수익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수년간 실적악화에도 기업 전체를 흑자전환 구조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기 때문에 정 대표의 선택과 집중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CJ푸드빌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남은 매장 역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외식 브랜드인 계절밥상과 빕스 모두 뷔페 형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발길이 끊겼다. CJ푸드빌은 30분마다 소독한 집게로 교체하고, 테이블에 위생 장갑을 배치하는 등 위생, 소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CJ푸드빌의 외식 사업부문 매출액은 지난 3월 전 년 동기 대비 70%가 감소했다. 그나마 감염자 수가 점차 줄면서 6월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 상태로 조금 회복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정 대표는 지난 3월 CJ푸드빌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발표했다. 자구안에 따르면 정 대표는 상반기까지 급여 30%를 반납하고 임원과 조직장도 월급 일부를 반납한다. 또 부동산 등 고정자산을 매각하고, 신규투자는 전면 중단한다. 신규 매장 출점도 보류한다.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유동성은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CJ푸드빌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은 각각 359억원, 576억원 수준인데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추후 매각을 예상할 수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전부터 흑자전환을 위한 비수익 점포 정리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때 미리 정리하지 않았다면 지금 더 큰 부채에 허덕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화매장으로 꾸미고 배달 서비스 더한다

그렇다면 ‘정리’ 작업 외에 CJ푸드빌의 출구전략은 무엇일까. CJ푸드빌이 최근 공들이는 사업으로는 ‘외식 사업의 특화매장 전략’이 꼽힌다. 각 지역 소비자에 맞춰 매장을 다르게 운영한다는 것이다. 빕스 명동점은 퇴근 후 직장인이 많이 찾는 것을 확인하고, 생맥주를 자유롭게 따라 마실 수 있는 비어바이트 매장으로 바꾸었고, 빕스 제일제당센터점에는 샐러드 특화 매장으로 보다 다양한 샐러드 메뉴를 제공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대표적인 특화매장인 빕스 등촌점은 가격이 다른 빕스 매장보다 5000원이 더 비싸지만 코로나19 확산에도 매출 하락 속도가 가장 느렸고, 현재 반등하는 속도는 제일 빠르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간편식 전환’이다. CJ푸드빌은 소비자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매장 음식을 포장해갈 수 있는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제품을 판매 중이다. 여기에 배달도 합세했다. CJ푸드빌은 빕스를 마켓컬리에 입점해 폭립, 스프, 피자 등 빕스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소비자 가정으로 배달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뚜레쥬르 매각’을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뚜레쥬르는 현재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진출했는데, 국내뿐 아니라 해외 매장까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1544호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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