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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브라우저에 힘 쏟는 네이버·MS ‘왜’] ‘크롬 고질병’ 램 누수·속도 저하 개선이 경쟁 불붙여 

 

포털 대체, 콘텐트 창구 역할 할 수도… 비즈니스 플랫폼 강화 위한 포석

웹 브라우저(web browser)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 크롬이 압도적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웨일의 공공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등 입지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로 20년 넘게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던 MS는 ‘엣지(Edge)’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MS는 올 1월 크로미움(Chromium)을 기반에 둔 엣지의 새 버전을 내놨다. 크로미움은 구글이 개발한 오픈소스 웹 브라우저 프로젝트로, 크롬·파이어폭스 등도 크로미움으로 개발됐다.

MS는 엣지를 2015년 출시했지만 윈도 10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고, IE의 고질병이었던 느린 속도를 개선하지 못했다. 브라우저의 애플리케이션 확장 기능도 떨어져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엣지는 여러 한계를 드러내며 사용자 점유율은 오랜 기간 5% 안팎에 머물렀다.

자존심 꺾고 현실적 선택한 MS

MS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독점 코드 개발 계획을 일단 손에서 놓고, 크로미움 소스 코드로 엣지를 새로 개발했다. MS는 엣지의 개발 방향을 속도에 맞추고 있다. MS는 5월 10일 윈도 10 업데이트와 함께, 엣지도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27% 감소시키고 전력 사용량을 줄인 업데이트에 나섰다. 사용자들이 과거 속도 때문에 IE 대신 크롬을 선택했듯, 엣지의 사용 환경을 개선해 대결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실제 엣지의 새 버전이 출시되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엣지의 성능을 테스트했는데, 크롬·파이어폭스보다 램 사용량이 5% 라고 분석했다.

또 크롬처럼 검색 이력이나 방문페이지 무단 엑세스를 방지하는 등의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했다. 더불어 엣지는 유튜브와 G메일 같은 구글의 확장 프로그램과도 호환된다. 엣지를 실행하지 않고도 트위터 같은 웹 사이트를 독립형 앱으로 실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MS가 웹 브라우저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현실적 선택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MS는 IE로 2000년대 초 웹 브라우저 사용자 점유율을 95%나 차지했던 회사다. IE는 1990년대 1세대 웹 브라우저 전쟁에서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쥐고 있던 넷스케이프를 제치고 10년 가까이 왕좌를 유지했다. MS가 사용자들에게 IE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 승패를 갈랐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해 몰락하기 시작했다. 크롬이 등장하면서다. 크롬은 편의성·속도 측면에서 IE를 압도했다. 크롬은 개방형 개발자 도구를 제공하는 한편, 사용자가 웹브라우저에 여러 확장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MS가 윈도에 IE를 연동시킨 문제로 반독점 조사를 받는 등 대외적으로 흔들리던 시기이기도 하다.

스타카운터에 따르면 크롬의 사용자 점유율은 2008년 1.3%에 불과했지만 5년만인 2013년 38%로 IE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현재는 7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IE는 2011년 46%로 점유율이 떨어졌고, 2018년에는 10% 아래로 내려왔다. 넷스케이프의 후신 격인 모질라재단이 내놓은 파이어폭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크롬의 웹 브라우저 독점이 길어지면서 램 사용량이 지나치기 많은 등 문제점이 나오기도 한다. 크롬은 인터넷 새 창을 탭으로 여는 탭 브라우징 기능을 사용한다. 개별 창이 독자적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램 사용량이 많다. 이 때문에 탭 브라우저 하나를 띄우면 속도가 빠르지만 여러 개면 속도가 급격히 저하된다. 또 웹서핑 자료를 메모리에 넣어두기 때문에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의 속도는 빠르지만, 램 누수 현상이 발생한다.

MS 엣지는 크롬의 이런 문제를 개선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등장한 것이다. 동시에 IE를 은퇴 수순으로 몰고 있다. MS는 IE 최신 버전인 IE 11을 2013년 출시한 뒤, 2015년 7월 29일 이후로 새 버전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엣지에만 지원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3월부터 IE로는 유튜브를 이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신 유저인터페이스(UI)와 IE가 호환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2017년 10월 웨일 브라우저를 내놓으며 웹 브라우저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시장은 국내로 한정됐고 이마저도 사용자 점유율이 3~5%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네이버는 지난해 말 웨일 2.0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등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웨일은 엣지와 마찬가지로 크로미움 기반으로 개발돼 속도가 빠르고, 웹 사이트를 앱 형태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등 편의성이 뛰어나다.

서비스 간 최적화로 차별화 가능성

최근 IT 공룡들이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웹 브라우저의 생태계 확장성 때문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보 중개기지로서 포털사이트의 역할이 줄어들고 웹 브라우저 자체가 검색과 사이트 이동의 창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 모바일 환경에서는 포털사이트의 역할이 크지 않다. 운영체제(OS)와 브라우저가 연동된 경우가 많으며, 앱 기반으로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웹 브라우저를 구동해 포털사이트로 이동한 뒤 다른 콘텐트를 이용하던 사용자 습관이 웹 브라우저에서 모든 콘텐트를 즐기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새로 출시된 웹 브라우저들은 기업·공공기관용 서비스로도 확장 가능성도 높다. 네이버와 구글·MS 등은 모두 클라우드 사업자로,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OS와 웹 브라우저, 비즈니스 플랫폼 간에 최적화와 서비스 효율성 향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실제 OS로 윈도우를 쓰면서 크롬과 G스위트 같은 구글 클라우드 기반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호환성이 떨어져 속도가 급격히 저하된다. 이런 상황을 윈도와 MS의 웹 브라우저 엣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협업 플랫폼 팀즈를 사용하면 최적의 환경을 누릴 수 있다. MS의 자체 생태계를 넓힐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 웨일도 기업·공공기관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HWP 뷰어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글의 복사를 막기 위한 우클릭 방지를 무력화할 수도 있으며, 뉴스 클리핑 기능을 제공하는 등 업무용에 최적화했다. 네이버는 연내 기업용 웹 브라우저도 별도로 내놓을 계획이기도 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 브라우저는 서비스를 확장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은 계속 치열할 것”이라며 “오픈 소스 기반이라 진입이 어렵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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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7호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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