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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플래그십 세단 S90] 재즈바 온 듯 모던 감성으로 운전자 공략 

 

S클래스·7시리즈급 실내 공간, 실용성·안락함 두 마리 토끼 잡아

▎볼보가 새로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S90은 경쟁 차종에 비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 사진:볼보
오른쪽 뒤에서 귀를 간질이는 드럼 하이햇과 왼쪽에서 들려오는 콘트라베이스 사운드가 줄리 런던의 허스키한 음성을 스치니 흡사 재즈바에 와 있는 듯하다. 캐주얼한 옷차림과 갈색 구두, 오후 햇살, 분주한 도시, 그리고 바다. 자동차가 오너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기호품이라면 볼보 S90은 이런 것들과 어울린다.

S90의 정체성은 분명하다. 독일 3사가 주행성능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트렌디한 감성과 고급성·편의성·안전성에 주안점을 뒀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 E세그먼트 시장에서 자기만의 고유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실제로 얼마나 자기 본분에 충실한지 9월초, 서울 영등포 마리나베이에서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까지 왕복 110㎞ 구간을 시승했다.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다. 시승 모델은 S90의 최상위 트림인 B5 인스크립션이다. 1969cc 가솔린 모델로, 최대 출력은 250hp, 토크는 35.7㎏·m이다. 연비는 리터당 11.3㎞며 전륜구동이다. 가격은 6690만원으로, 벤츠 E250, BMW 520i, 아우디 45 TFSI와 비슷하다.

새 S90의 외관은 T자형 헤드램프와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 등 볼보의 패밀리룩을 전반적으로 계승한다. 다만 엠블럼을 3D 형태로 제작했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부각해 이전보다 더욱 강인하고 고급스럽다. 테일램프는 처음으로 시퀀셜 턴 시그널을 적용해 시인성과 트렌드를 잡았다.

전장 5m·휠베이스 3m, 6000만원대 가격


▎볼보 S90의 실내 편의사양과 공간은 대형세단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 사진:볼보
볼보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크기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120㎜ 늘어나 5m(5090㎜)를 넘었다. 벤츠 E클래스(4925㎜)·BMW 5시리즈(4935㎜)는 물론 현대 제네시스 G80(4995㎜) 보다 길다. 전장이 길어지며 실내 공간도 커졌다. 이 중 115㎜는 레그룸을 넓히는 데 썼다. S90의 휠베이스는 3060㎜에 달한다. 또 전륜구동이기 때문에 뒷좌석 공간을 파워트레인에 상당 부분 할애해야 하는 후륜구동 차량보다 실내공간이 더 크다.

수입차 시장에서 E세그먼트의 점유율은 40%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0년간 E세그먼트 시장은 퍼포먼스 경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BMW가 2010년 내놓은 5시리즈의 6세대 모델(F10)이 불을 지폈다. F10은 뛰어난 주행 성능과 감각적 디자인으로 대중들의 선택을 독차지했다. 벤츠는 9세대(W212)와 10세대(W213)에서 맞불을 놨다. E클래스의 운동 성능을 높이는 한편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1위 자리를 탈환, 장기 집권하고 있다.

이에 S90은 복고로 돌아가 전략적 차별화를 선택했다.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에 맞먹는 크기로 E세그먼트 시장에서 정통 세단을 찾는 고객들에게 소구력 있는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뒷자리가 넓어지면 럭셔리 세단으로서 정체성을 부각할 수 있다. 볼보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럭셔리 암레스트, 전동식 뒷좌석 사이드 선 블라인드 및 리어 선 커튼, 어드벤스드 공기 청정기능 등 최고급 옵션을 추가했다.

전체적 디자인은 모던하다. 실내 전체적으로 스웨디시 감성의 화사한 색상의 나파 가죽이 감성을 자극한다. 오레포스(Orrefors)사의 크리스털로 마감된 전자식 기어노브가 실내 전체의 고급스러움을 살려준다.

백미는 음향 시스템이다. S90은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B&W)’ 음향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번에 적용한 B&W는 기계적 공진 상태를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 풍성하고 구르브한 사운드가 승객들의 귀를 사방에서 자극한다. 예테보리 네페르티티 재즈 클럽을 모티브로 한 재즈클럽 모드와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새로 추가했다.

주행 성능도 뛰어나다. 민첩하진 않지만, 가속력과 안정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볼보 고유의 시동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차량이 조용히 숨쉬기 시작한다. 가솔린 차량이라 진동이나 소음은 크지 않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마치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S90에 장착한 B5 엔진은 볼보의 새로운 표준 파워트레인이다. 48V의 배터리가 장착돼 회생 제동으로 출발 가속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완한다. 배터리는 5년간 10만㎞ 보증이다.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처럼 전동이 주행 전면에 등장하진 않는다. 연료 소모가 많거나 추진력을 높여야 할 때 살포시 등을 떠밀어준다. 그렇다고 느낌이 이질적이거나 감각을 거스르진 않는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안전사양, 민첩성은 떨어져


▎ 사진:볼보
고속에서는 가솔린 엔진이 전담하기 때문에 폭발적 주행 성능을 맛 볼 수 있다. 눈 깜짝할 새 시속 170㎞에 도달한다. 외부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아 속도계를 보지 않으면 시속 130~140㎞까지는 무심히 액셀러레이터를 밟게 된다. 에코·컴포트·다이내믹·개인설정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해 여러 방식의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볼보를 상징하는 안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 등 볼보의 안전 기능을 총동원했다. 무엇보다도 능동형 주행보조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II가 인상적이다. 충돌에 대비해 붕소 강철을 폭넓게 사용해 무게는 1825㎏으로 1600~1700㎏인 경쟁사 동급 모델보다 다소 무겁다. 볼보 S90은 존재감 있는 모델이다. 고객도 이런 점에 호응하며 S90의 사전예약은 3200대(7일 기준)에 달한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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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5호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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