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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유력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앞날] ‘철강 그 이상의’ 신성장동력 찾아야 

 

비(非)철강 부문 사업다각화 성공… 2차전지소재·원료·부생수소 활용 주목

▎지난 1월 9일 포스코 스마트 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1. “포스코는 10년 연속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이며, 장담컨대 전 세계 철강이 다 없어져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회사다.” 지난 1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포스코 스마트공장 방문 당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표현한 향후 포스코의 모습이다. 전 세계 철강업계가 어려운 사업 환경에 놓여 있다고 걱정하던 문 대통령은 “든든하다”고 화답했다.

#2. 최 회장은 이런 장담이 허언이 아니었다. 2019년 철광석 가격 급등에도 6%대 영업이익률을 지켜낸 포스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2020년에도 3%대를 유지했다. 지난 10월에는 글로벌 철강 분석기관 월드스틸다이나믹스(WSD)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서 11년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연임을 위한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8년 7년 취임한 최 회장은 전 세계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 포스코를 맡아 수익성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꾸준히 강화해 온 비철강사업에서도 결실을 내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선 최 회장의 다음 임기를 바라보는 분위기다. 철강 산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밝힌 대로 ‘철강 그 이상의(Steel and Beyond)’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취임 후 철강산업 어려움에도 매출 선방


12월 11일 열린 포스코 이사회에서는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의 차기 회장 자격심사 결과 보고가 진행됐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지난 11월 6일 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이후 단독후보로 자격심사를 진행했다.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현직 회장이 12월중 연임 의사를 밝히면 1월 중 CEO후보추천위원회 자격심사 결과가 보고되고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됐다”며 “이번 차기 회장 자격심사 결과 보고가 한 달 가량 빠르기는 하지만 기존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임기는 전 세계 철강 산업이 어려움을 겪은 시기와 일치한다. 2018년 7월 취임 당시 상승 기미를 보인 철광석 가격은 2019년 여름 t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5년 내 최고치를 찍었다. 철광석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철강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점을 찍은 철광석 가격은 2019년 하반기 80달러대로 하락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철강 산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이 어려움에 빠졌다.

어려움 속에 포스코의 실적도 급락했다. 2018년 5조5426억원에 이르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9년 3조8689억원으로 줄었다. 2020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539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참담한 성적표다. 하지만 시야를 글로벌 철강업계로 넓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8 2분기 생산 능력 기준 세계 최대 철강업체였던 아르셀로미탈은 당시 영업이익률이 11.8%나 됐다. 그러나 2019년 1분기에는 4%로 떨어졌고, 2020년 1분기에는 1.3%까지 추락했다. 2020년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0.8%에 그친다. 반면 포스코는 2018년 2분기 영업이익률 7.8%에서 2019년 1분기 7.5%, 2020년 1분기에는 4.8%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3.6%다.

포스코가 어려운 시기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최 회장의 비(非)철강 부문 사업다각화 전략이 있다. 최 회장은 포스코 내 비철강 사업을 ‘글로벌 인프라’로 구분했다. 2018년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전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철강사업과 글로벌인프라, 신성장사업의 수익 비중을 40대40대20으로 맞추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계획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말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투자 계획에서는 3년간 철강 부문에 총 2조4932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과거에 비해 17.8%나 줄였다. 반면 무역부문에 483억원, 기타부문(IT·엔지니어링·2차전지)에 2689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각각 80%, 210%나 투자 규모를 늘렸다.

투자 성과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다. 3분기 기준 포스코의 매출액 비중을 보면 철강사업이 49%였다. 영업이익에서도 철강사업 비중이 45%였다. 철강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최 회장 취임했던 2018년 82%에 이른다.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철강 사업이 위축됐기 때문이긴 하지만, 동일한 환경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성과를 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포스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이 주목한 신성장동력에는 2차전지 소재와 원료 사업 확대, 부생수소 활용 사업 등이 꼽힌다.

계속되는 안전사고는 오점이자 숙제

물론 오점도 있다. 최 회장 취임 이후에도 포스코에서는 안전사고가 계속됐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2018년 7월 이후 포항·광양제철소 등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8명, 부상당한 노동자는 40명이 넘는다. 포스코에서는 철강 산업 특성상 다른 산업에 비해 안전사고 노출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지속적으로 안전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 회장 취임 전인 2018년 5월에도 안전대책을 내놓고 향후 3년간 1조1000억원 가량의 특별예산을 사고예방에 투입키로 했다.

그러나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무색하게도 2019년 2월 포항제철소 부두 크레인 작동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6월에는 광양제철소 니켈 추출설비 공장 폭발사고로 사망자 1명이 나왔다. 7월에는 포항제철소 코크스 보관시설에서 추락 사고로 또다시 1명이 사망했다. 12월에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나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안전사고는 2020년에도 이어졌다. 특히 광양제철소에서는 2020년 11월 24일 1고로 인근 산소배관 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 직후 최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향후 3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안전사고 방지에 힘을 쏟기로 했다. 그러나 발표 후 보름여 만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3소결공장에서 설비수리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하면서 안전사고는 최 회장의 오점이자 연임 후 해결해야할 최대 과제가 됐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1564호 (20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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