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Special Report(3) 육정인 블랭크03 대표] 동대문 패션의 경쟁력, ‘서울 패션’으로 브랜딩 

 

‘완판 행진’ 펼치며 대중성 입증…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 연령대 높아져”

▎사진:신인섭 기자
육정인 블랭크03(blank03) 대표는 다양한 여성복 브랜드에서 15년 가까이 경력을 쌓아왔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것도 육 대표의 강점이다. 육 대표가 2017년 론칭한 여성 패션 브랜드 블랭크03은 컨템포러리 스타일에서도 남다른 실루엣과 디테일을 내세우며 특유의 감성을 표현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번 ‘Online 동대문 패션 페어’에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 중 완판 행진을 펼치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블랭크03의 판매는 90% 이상이 온라인몰에서 이뤄진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온라인 사이트에 입점해있고,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육 대표는 “평소에도 온라인 사업에 집중해서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면서도 “제도권 브랜드와 달리 디자이너 브랜드는 유통 채널이 한정적이다 보니 다양한 고객을 만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하루의 행사만으로 매출이 크게 늘진 않았지만 새로운 고객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중장년층의 인터넷 쇼핑이 늘어나며 온라인 패션 시장 역시 구매 연령대가 높아졌다. 육 대표는 “이번 온라인 동대문 패션 페어를 통해 기존 20~30대 고객뿐 아니라 40~50대 고객들도 많이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객들이 그간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해 느끼던 장벽을 해소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룩북 지원의 경우 기존에 제작한 룩북이 있어 중복된 점은 아쉽다”며 “룩북보다는 중소업체로서는 제작이 어려운 메이킹 필름의 질을 높이는 데 지원을 집중하면 업체들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랭크03은 라이브 커머스 방송 중 매진이 된 제품에 대해 예약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판매를 계속했다. 서울 동대문 일대를 기반으로 한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일주터 봉제·다림질에 이르는 옷을 만드는 전 과정이 서울시내, 특히 동대문구 일대에서 모두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해외처럼 인프라가 밀집되지 않은 곳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탄탄한 인프라가 빠르고, 질 좋은 동대문 패션을 만드는 힘이라는 설명이다.

육 대표는 “동대문 패션이 가진 긍정적 요소를 확대해 ‘서울 패션’으로 브랜드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동대문’ 하면 저가의 보세시장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동대문 패션을 기반으로 한 수준 높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지속해서 탄생하는 만큼 서울을 브랜딩해 경쟁력을 높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1565호 (2020.12.28)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