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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은 동지’ SKT와 우버 본격 맞손] “카카오모빌리티 독주를 막아라” 

 

티맵모빌리티 기업가치 2025년 4조5000억원 목표… 공정위 “경쟁 증진될 것”

▎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이 택시 호출서비스 시장을 놓고 카카오모빌리티와 더 크게 맞붙는다. 2018년 카카오와 택시업계 간 불거진 카풀 갈등에 기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았지만, 점유율을 챙기지 못한 SK텔레콤은 올해 조직을 개편하면서 모빌리티 부문 재강화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말 택시 호출서비스 ‘T맵 택시’를 담당했던 모빌리티 사업부를 ‘티맵모빌리티’로 분사한 후 글로벌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와도 손을 잡았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서비스 시장 지배를 우려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을 통한 경쟁을 지원하고 있다.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만든 티맵모빌리티를 지난해 12월 30일 등기하고 인력 채용 등 조직 정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개발자·디자이너·경영·기획 등 20여개 직군의 경력직을 전방위 채용하고 있다. 처우는 SK텔레콤보다 낮으나 동종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회사 자체의 몸집이 커서 모빌리티 사업의 의사결정이 빠르지 못했다”며 “분사를 통해 얻은 사업 추진 민첩성을 기반으로 현재 1조원인 티맵모빌리티 기업 가치를 2025년까지 4조5000억원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티맵모빌리티-우버 합작사 4월 중 출시


현재 택시 호출서비스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가 주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추산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의 T맵 택시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통합 플랫폼 사업자로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플래닛이 택시 호출서비스 사업 초기 유료 호출비 논란으로 택시 기사들에게 외면 받은 사이 카카오는 중개비 무료를 내세워 시장을 지배했다. SK텔레콤은 이후 2018년 말 카카오와 택시업계 간 카풀 논란을 기회 삼아 택시 호출서비스 시장 재진입을 추진했지만, 이용자로부터 외면 확장에 실패했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분사를 통한 택시 호출서비스 사업 확장 재도전의 첫 행보로 우버와 손 잡는 것을 택했다. 우버는 새로 출범하는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 달러(약 553억원)를 투자해 주요 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다. 더불어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합작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SK텔레콤 택시호출 서비스인 T맵 택시 서비스를 운영토록 할 예정이다. 합작회사는 오는 4월 설립 목표로, 지난 2월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합작법인 설립을 승인했다. 넬슨 차이 우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K텔레콤과 한국 시장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우버는 2013년 한국 진출 이후 대표 비즈니스 모델인 차량 호출 사업을 진행했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포기했다. 지난해부터 택시 사업자와 함께 앱 기반의 ‘우버 택시’ 호출사업을 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카카오T(카카오 택시)에 비해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우버는 서울에서 개인택시 502대, 법인택시 77대 등 총 579대의 가맹택시를 운행할 예정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소속 가맹택시의 26분의 1 수준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토교통부 등록 기준 전국 3만대 가맹택시의 절반인 1만5000여대를 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함께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을 모두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로 구현하고 있는 이동 관련 모든 서비스 제공과 닮아있다. 여기에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이 보유한 5세대(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HD급 고화질 지도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 등을 한국에 확산하는 목표도 세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플라잉카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이처럼 모빌리티에 힘을 쏟는 이유는 모빌리티 부문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부문에서 성장 정체에 빠져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준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는 2017년 이미 한국 전체 인구보다 많은 60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을 기록했다. 통신비 인상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늘릴 수는 있지만, 정부 규제로 이조차 쉽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SK텔레콤은 일단 모빌리티 쪽으로 기업 역량을 쏟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강력한 T맵 플랫폼에 다시금 기대를 걸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인 T맵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T맵의 일사용자 수는 454만명, 10월 월사용자 수는 1323만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국내 차량등록대수 2375만대의 56%,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월사용자수 1800만 명의 74%에 이르는 수치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T맵 내비게이션이 가진 인지도에 우버가 가진 전 세계적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칠 경우 혁신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정위, SK텔레콤과 우버 연합 통해 경쟁 유도

이제 관심은 SK텔레콤과 우버 연합이 카카오모빌리티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여부다. 이용자들이 한 플랫폼에 정착하면 다른 플랫폼은 잘 쓰지 않는 특성을 감안하면 카카오는 앞으로 택시 시장을 독과점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T맵 택시 콜을 수행한 택시 기사에 대해 모바일 상품권을 무제한 제공하는 마케팅을 지속했음에도 카카오T를 쓰는 이용자를 뺏어오지 못하며 점유율 확장에 실패했다. 2018년 당시 한 택시 기사는 “‘T맵 택시 호출이 날로 신기록을 경신한다’며 문자를 보내지만, 정착 T맵 호출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택시 호출서비스 강화를 지원하고 있는 점은 다행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10일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택시 호출서비스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한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배정에 가맹택시와 일반 택시 간 차별을 두고 있는지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택시 호출서비스 합작회사 설립이 시장의 강력한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실질적인 경쟁압력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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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3호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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