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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선거 경제공약 분석┃오세훈] “민간이 주도, 용적률·높이제한 풀어 5년 간 36만호 공급” 

 

부동산 시장은 반색… ‘집값 폭등, 혜택 쏠림’ 우려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확정됐다. 오세훈 후보는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41.64%의 지지를 받았다. 나경원 전 의원(36.31%)을 5%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오 후보는 앞선 예비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에 밀려 2위를 기록하는 등 열세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지난 3월 4일 오 후보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뒤 선출 소감을 통해 “다시 한번 열심히 뛰어서 그동안 서울시민 여러분께 지은 죄를 갚으라는 격려와 함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의 공약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부동산 정책이다. 그는 5년간 36만 호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 뉴타운 정상화 작업을 통해 18만5000호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상생주택으로 7만호, 모아주택 3만호, 서울시가 계획 중인 공급 방안을 이어받아 7만5000호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 재건축·재개발로 스피드 주택공급


오 후보가 강조하는 건 현실성과 방법론이다. 어느 후보나 비슷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용적률 완화, 높이규제 완화,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서울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아니라 민간 중심의 공급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다. 오 후보는 1·2·3종으로 구분된 일반주거지의 종 기준을 없애고 용적률을 기본 300%까지 보장하는 용도지역 통폐합을 구상하고 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3종 일반주거지의 경우 용적률 최대치가 300%다. 하지만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용적률을 250%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규제를 풀면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과 한강변 아파트의 높이 제한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지난 2월 19일 오 후보는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 폐지 등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시내 2종일반주거지역의 경우 7층을 초과하는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규제가 있다. 이를 풀어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한강변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35층을 초과하지 못하게 막는 규제도 완화해 50층까지 지을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 후보는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한강변관리기본계획, 도심부 높이 기준, 중점경관 관리 계획, 가로구역별 건축물 최고 높이 제한 지역 등의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끌어내면 여의도와 목동, 잠실, 압구정 등에서 8만~9만 호를 공급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1~2년 안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임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억제 정책 때문에 냉가슴을 앓으며 참았던 단지가 여러 곳”이라며 “이런 곳은 (재개발·재건축을 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공급 확대를 위해선 허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취임 직후부터 바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 확대 방안도 눈여겨볼 공약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오세훈 후보가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 추진했던 사업이다. 주변 임대 시세의 70~80% 전세 비용으로 최장 20년 동안 거주하는 임대 유형이다. 이 정책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대폭 축소하면서 사실상 폐지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당장 유지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만기 후 매각 시점엔 다른 주택정책을 펼 재원이 된다”며 “장기 전세와 토지 임차 형태를 결합한 상생주택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생주택은 도심에 방치된 민간토지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짓는 구상안이다. 민간이 소유한 토지를 빌려 토지주에게는 매달 임대료를 지불하고, SH공사 등 공공이 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토지주에게는 재산세 감면, 용도지역 상향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오 후보는 공공물량을 확보하고 민간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토지 확보에 필요한 재원이 적게 들어 단기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열악한 환경의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소규모 필지의 소유자끼리 공동개발(500~3000㎡)을 할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모아주택’ 방안도 내놨다.

한강변·여의도 재건축 규제 완화하면 집 값 폭등 우려

오세훈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주도 정책과 상반된다. 정부는 지난 2월 4일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서울에서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재개발로 9만3000호, 역세권·저층 주거지 등을 고밀 개발해 11만7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후보는 이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그는 2·4 부동산 공급대책에 대해 “정책의 탈을 쓴 정치공약이다. 공급의 핵심 주체는 민간이 돼야 한다. 스피드는 민간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오 후보의 민간 주도형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속도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정부의 공공 주도형 방식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명확하지 않은 부동산 대책보다 훨씬 가능성 있는 방안이다. 어중간하게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보다 인센티브가 확실한 민간 주도 사업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원석 중앙대 교수(부동산학)는 오 후보의 민간 주도형 정책과 규제 완화에 정책이 충분히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심 건물의 7층 높이 규제를 풀고,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면 어느 정도 지가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상 공급 효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한강변이나 여의도, 강남 등에 대한 규제 완화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급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개발 이익이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부작용이 예상돼 다수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며 “주택 공급과 낙후지역 개발, 서울 시민의 공감대 형성 등 다각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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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5호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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