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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 정부 직접 나섰다 

 

신속통관 등 간접 지원 한계…올해 400억 배정하며 연구개발 직접 지원

▎차량용 반도체. / 사진:블룸버그
정부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해소에 팔을 걷었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통관을 빠르게 처리해주거나 반도체 조달을 위해 입·출국하는 기업인 자가격리면제 신속심사 등 간접 지원 정책에서 나아가 기술 자립화 지원 등 자금 투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성차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 생산 축소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차량용 반도체·부품 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2047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올해 전력 반도체나 주행영상기록장치용 반도체와 같이 단기간에 사업화가 가능한 차량용 반도체 품목과 기업을 선정, 400억원(소재·부품·장비 양산성능평가지원사업)을 지원키로 했다.

한국GM·현대차 생산 차질 여전

정부의 R&D 비용 지원 등 자금 투입 결정은 지난 한 달여간 정부가 펴온 간접 지원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4일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차질 속에서 국내 차량용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출범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신속통관, 자가격리면제 신속심사, 교섭 지원 등 간접 지원에 그쳐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특히 2월 17일부터 3월 31일 사이 15개사의 총 5549건(총 2억4000만 달러 규모) 차량용 반도체 부품(관련 부품 포함) 신속 통관을 지원했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의 부품 부족 생산 중단 사태를 막지 못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 한국GM 부평2공장 가동률은 50%로 떨어졌고, 현대차는 4월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일주일간 울산1공장을 멈추기로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민간이 구축한 협력통로를 활용해 주요국 및 기업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노력을 기울였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의 단기간에 개선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중장기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일본 등 차량용 반도체 생산 1~3위 기업이 모두 한파와 화재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의 직접 지원 결정은 이미 일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기업이 개발 완료 후 완성차업체·부품사 등 수요기업과의 성능평가를 희망하는 차량용 반도체 관련 품목 10여개를 발굴했다.

산업 위축에 소비자 피해…“대응 강화해야” 지적

다만 일각에선 정부 지원 규모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500억 달러(약 56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밝혔고, 중국은 2015년부터 10년간 1조 위안(약 170조 원)을 투자키로 했다. 특히 미국은 백악관이 직접 반도체 수급 대응 긴급회의를 열고 TSMC 등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기업 소집을 예정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도체 강국이라는 현재에 안주,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19년 일본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문 대통령이 앞장서고 당정청이 한목소리로 대응하던 것에 비하면 감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생산 차질에 다른 산업 위축뿐 아니라 차량가 인상 등 소비자 피해로도 이어진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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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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