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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단 한 번의 승부, 반전을 꾀하라 

 


▎폴 설리번 지음, 중앙북스, 286쪽

2007년 전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제이미 다이먼과 켄 루이스는 각각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책임자였다. 당시 JP모건은 161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했다. 자산 규모 4위였다. 반면 BOA는 2365억 달러로 미국 최대 은행 자리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JP모건이 미국 최대 은행이 되었다. BOA는 그대로 2위에 머물렀다. JP모건을 이끈 다이먼은 월가의 승자로 떠올랐다. 반면에 루이스는 회장직에서 쫓겨났다. 최근에는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되는 수난까지 겪었다.

월가의 금융 권력자가 상반된 운명을 걷게 된 이유는 뭘까.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어떤 선택을 했느냐의 차이였다. 다이먼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획을 세워 파산 직전의 투자사 베어스턴스를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루이스 역시 유서 깊은 금융회사 메릴린치를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전에 충분한 검토가 없었다. 부실 위험이 높았던 메릴린치를 비싸게 사들였다.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BOA까지 무너질 뻔한 상황이었다.

다이먼과 루이스처럼 누구에게나 단 한 번의 승부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때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기술을 다룬 책이 <클러치(Clutch)>다. 클러치란 ‘두려움이나 통증으로 꽉 움켜쥔다’는 의미다.

저자인 폴 설리번은 행동경제학을 저널리즘 시선으로 파헤친 미국 경제기자다. 시카고대에서 역사를 전공할 때 ‘합리적 선택’ 이론으로 노벨상을 탄 게리 베커 교수의 연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15년간 기자 경험을 살려 합리적 선택 이론의 결함을 분석했다. 합리적인 보상만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이론을 반박한 것. 수많은 사람이 뭔가를 잘해보려 마음먹었을 때 오히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지나친 의욕은 긴장을 부르고 부담을 낳기 때문이다.

저자는 숨막히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찾아냈다. JP모건을 미국 1위 금융사로 키운 다이먼을 비롯해 적의 기습공격을 뚫고 부하들을 이끄는 장교, 촌각을 다투며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 사활이 걸린 법정 소송에서 치밀함으로 승소하는 변호사들이다. 저자는 그들을 클러치 맨이라고 부른다.

클러치는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잠재돼 있는 능력으로 노력에 따라 계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책에는 다섯 가지 기술을 소개했다. 문제의 초점을 찾는 포커싱, 충동을 억누르는 자제력,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적응력, 완전히 몰입하는 몰입력, 두려움과 욕망을 동력으로 삼는 에너지 등이다.

클러치 능력을 키우는 방법은 뭘까. 수많은 사례를 분석한 저자는 책에서 “정신력은 실력을 기반으로 한다”며 “방법은 연습밖에 없다”고 말한다. 타이거 우즈가 수많은 골프대회에서 중압감을 이겨낸 비결도 연습이었다. 우즈의 시합 장면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마치 그는 연습을 하듯 골프채를 휘두른다. 자신의 실력을 100% 보여주는 클러치다.


[신간소개]

<온워드>

하워드 슐츠, 조앤 고드 지음・8.0・512쪽


세계 최대 커피 회사 스타벅스. 매장 수 1만6000개를 넘기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2007년 고객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때 창립자 하워드 슐츠가 복귀했다. 이 책은 슐츠가 2년간 스타벅스를 확 바꿔놓은 혁신 프로젝트를 담아냈다.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로버트 라이시 지음·김영사·240쪽


세계 불황이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 저자인 진보적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는 돈의 불균형을 원인으로 꼽는다.

저자는 해결책으로 아홉 가지를 제시한다. 해법이 명쾌하다.

<테드 터너 위대한 전진>

테드 터너, 빌 버크 지음・해냄・436쪽

‘닭고기 국수 뉴스’라고 조롱 받은 지 10년 만에 세계 10억 명이 시청하는 CNN을 세운 테드 터너 자서전이다. 도산 직전의 광고회사를 물려받아 미디어 제국으로 만든 터너의 성공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다.

201105호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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