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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관광객 없어도 객실률 80% 유지”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우희명 머큐어 앰배서더 쏘도베 회장은 비즈니스호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다. 그의 호텔은 관광객 수요 불안이나 중저가 호텔 공급 과잉에 흔들리지 않는다.

▎머큐어 앰버서더 쏘도베 21층 스카이라운지 클라우드에 오르면 서울 강남역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우 회장은 “한번 와 본 고객은 다시 찾을 만큼 인기가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서울 역삼동 머큐어 앰배서더 쏘도베 호텔은 ‘정통 비즈니스호텔’을 표방한다. 패션몰이나 오피스텔을 개조해 관광객 위주로 영업을 하는 비즈니스호텔이 속속 늘고 있지만 머큐어 호텔은 처음부터 비즈니스맨을 겨냥해 객실·레스토랑·미팅룸 등을 디자인했다. 서울 강남에 직장이나 거래처를 둔 외국인이 몰렸고, 지난해 가을엔 객실률 90%를 기록했다. 일본인 관광객 수요가 준 요즘에도 80%대를 유지한다.

우희명(63) 머큐어 앰배서더 쏘도베 회장은 “호텔의 위치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며 “객실에 집중하되 식음료는 문턱을 낮춰 비즈니스맨의 접근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머큐어 앰배서더는 프랑스 호텔체인 아코르(Accor) 계열 브랜드로 노보텔과 동일한 특2급 호텔이다. ‘쏘도베’는 영문 ‘우리도 할 수 있다(So Do We)’의 독일어식 발음으로 우 회장이 직접 지었다.

머큐어 호텔의 경쟁력은?

호텔의 경쟁력은 첫 번째 위치, 두 번째 서비스다. 우리는 서울 강남 한복판, 역삼역 바로 옆에 있다. 이곳은 GS·포스코 등 대기업과 글로벌 금융회사가 많아 외국인 출장객이 많다. 비즈니스호텔이라는 콘셉트를 정하고 모든 시설을 이에 맞추었다. 다만 일본인 관광객 수요도 있어 객실의 25%를 트윈베드로 채웠다. 객실의 75%는 비즈니스맨에 맞추고 25%는 일본인 관광객에 맞춰 상호 보완토록 했다.

미국식 비즈니스호텔을 지향한 이유는?

비즈니스호텔을 기획하면서 세계 주요 도시의 호텔을 찾아 침대·책상·욕실, 심지어 출입문과 변기 크기까지 자로 재고 촬영했다. 일본은 비즈니스호텔이 우리보다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 비즈니스호텔의 수수한 디자인, 효율성을 강조한 운영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뉴욕 하얏트 플레이스와 W호텔 A로프트를 방문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비즈니스호텔도 감각적인 디자인, 즐거움, 그리고 안락함을 주는 감성적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우희명 회장은 동국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남광토건·극동건설에서 근무한 건설 현장 전문가다. 37세에 극동건설 현장소장으로 부임하면서 자연스레 부동산 개발에 눈을 떴다. 2003년 희망퇴직 후 사업 구상을 하고 있던 그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하는데 호텔은 부족하다’는 보도를 접하고 호텔업 진출을 결심했다.

그는 “호텔 부족도 문제지만 시내 호텔의 숙박비가 비싸다는 사실에서 중저가 호텔의 가능성을 봤다. 이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강남역 사이에 중저가 호텔이 들어설만한 400평 정도의 땅을 물색했다”고 말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역삼역 인근의 한불화장품 본사 터. 토지를 확보하고 총지배인 등 직원들과 함께 2008년 가을부터 시장 조사를 했다. 강남 지역의 특성에 맞는 호텔 콘셉트를 잡기 위해서였다. 역삼역 사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성별·연령대를 일일이 체크한 결과 역삼역 일대는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수원·화성으로 출퇴근하는 외국인이 상당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강남역 상권보다 연령대가 높고 소비력도 비교적 높았다. 우 회장은 “우리 호텔에 묵을 고객은 1일 숙박료 100~150달러를 선호하는 비즈니스맨이라는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는 서비스와 분위기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지상 21층, 지하 7층의 건물에 객실 288개를 만들었다.

머큐어 호텔의 편의 시설은 비즈니스에 맞췄다. 전 객실에 초고속 인터넷이 무료로 제공되며 테이블 위의 멀티 탭을 이용하면 USB 드라이브 내의 파일이나 PC 화면을 40인치 대형 TV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객실 내 미니 바와 로비의 커피숍 가격도 합리적으로 정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투숙객은 사우나와 피트니스를 무료로 이용한다.

신생 호텔로서 인지도 제고 전략은?

개장 초기 우리 호텔은 인지도가 낮고, 위치 또한 이면도로라는 약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레스토랑·카페의 가격 파괴로 입소문을 냈고, 스카이라운지 방문을 유도해 특별한 조망을 선보였다. 커피는 특급호텔의 반값인 4500원, 객실 미니바에 구비된 캔맥주도 2500원에 불과하다. 투숙객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인 점심시간에는 주변 직장인을 위한 9900원짜리 점심 뷔페를 제공했다.

장기 투숙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은?

투숙 일자에 따라 요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장기 체류 투숙객들의 모임도 주선한다. 특히 고객의 불만을 체크하기 위해 호텔숙박권이 많이 팔리는 티켓박스 사이트에 수시로 들어가 고객 평가를 본다. 서비스에 반영해야 할 불만이나 의견이 많다. 최근 투명 유리로 된 화장실을 부담스러워하는 일본인 고객을 위해 중문을 설치했다. 머큐어 호텔의 시설 기준으로 보면 화장실 벽은 유리 소재로 만들어야 하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개선한다.

‘2015년을 대비해 실탄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관광객 수요는 늘고 비즈니스호텔 공급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현장에서 보면 오판이다. 최근엔 일본인 관광객이 줄면서 비즈니스호텔 경쟁이 심하다. 가격 덤핑이 횡행하고 10만원 미만의 방이 등장했다. 이러다간 업계가 동반 추락할 수 있다.

우리도 1~2년 내에 서울 인사동에 2호점을 낼 계획이었지만 최근 공급 과잉을 보며 계획을 보류했다. 2015년이면 비즈니스호텔의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이다. 이때 몫은 좋으나 경영이 어려운 호텔을 인수할 계획이다. 자금을 튼튼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경쟁력 강화 전략은?

호텔은 결국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세심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감동 경영을 강화할 것이다. 늘 직원들에게 인사·웃음·복장 등 서비스 교육을 한다. 또 직원들과의 점심식사 및 다양한 가족 문화를 통해 직장·업무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다. 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야 질 높은 서비스가 나온다. 앞으로도 호텔의 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그래야 관광객 수요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객실률을 유지할 수 있다.

201308호 (201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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