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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품펀드④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 신흥국 소비시장에 집중 투자 

국내에서 운용하는 해외 펀드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대부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세계 각지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한다. 

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월트디즈니·스타벅스·마이크로소프트를 한 투자 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면?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 컨슈머 펀드는 40여 개의 세계 대표기업에 투자한다. 2007년 5월에 설정된 이 펀드는 9월 5일 제로 인 기준 5년 누적 수익률 121.56%를 기록했다. 3년 수익률은 56.35%, 1년 수익률은 16.71%다. FN가이드 기준 같은 기간 컨슈머 펀드의 1, 3, 5 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약 12, 39, 66%였다. 운용 규모 역시 꾸준히 커져 순자산 8900억 원에 이른다.


신흥국 투자 경험이 풍부한 호세 모랄레스 CIO. / 사진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래에셋의 효자상품이 된 이 펀드는 미래에셋 미국 법인에서 운용한다. 운용 책임자인 호세 모랄레스 미래에셋 미국법인 최고투자책임자 (CIO)는 2007년 8월 이머징마켓 팀장으로 미래에셋자산 운용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픽텟에셋 매니지먼트에서 동유럽 펀드를 운용했다. 메리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 팀장도 맡았다. 신흥 국 투자에 경쟁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8년 운용 경력의 그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모랄레스 CIO는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의 투자 대상을 정하는 기준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유통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말한다. 다음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살핀다고 했다. 이 펀드의 운용팀은 해외 매출 비중이 3분의 1 이상인 기업 가운데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 모랄레스 CIO는 “특히 신흥국의 소비시장 확대로 장기 성장동력을 얻을 기업을 눈여겨본다”고 말했다.

여기서 신흥국은 일본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와 남미, 동유럽, 중동 국가를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고려하는 것이 재무상태다. 모랄레스 CIO는 “자기자본이익률 (ROE)과 배당성향이 높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이 글로벌그레이트 컨슈머 펀드의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가 오랜 기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비결은 미래에셋의 적극적인 해외투자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 법인을 세우며 처음 해외에 진출해 인도·미국·영국·브라질·대만·캐나다·호주·중국·콜롬비아에 잇따라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과 베트남에는 해외 사무소가 있다. 모랄레스 CIO는 “세계 각지의 리서치 인력이 현지에서 기업을 탐방하고 투자환경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글로벌그레이트 컨슈머 펀드의 리서치 방식은 상향식이다. 즉,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해 유망 종목을 가려낸다. 미래에셋의 리서치 유니버스(투자 종목군)는 3000개에 달한다. 모랄레스 CIO는 “거시 경제 이슈도 반영해 섹터 별로 자산 배분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찾는 유망 종목은 지속적인 경쟁우위가 있고 성장기회가 보이는 우량기업이다. 모랄레스 CIO는 기업분석에서 실적 등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을 기본으로 하며 정량적·정성적 분석으로 성장 가능성을 점친다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같은 데이터에 펀드매니저의 노하우를 더해 성장치를 추정하는 것이다. 그는 기업의 투명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의 잦은 교체와 약한 리더십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보상 체계가 주주가치를 위한 것인지도 봐야 합니다.”

중국 반사치 정책에 명품 기업 비중 조정

모랄레스 CIO는 “소비 경제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를 알아내고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파악하려 애쓴다”며 “가령 기업가치가 낮아지는 시점에서 보통 실적이 나빠지는데 반대로 실적이 개선될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에게 투자철학을 묻자 역시 기업의 경쟁력을 중요하게 본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흥시장의 인구 증가와 소비 시장 확대에 주목하는 동시에 이들 국가의 높은 변동성과 낮은 투명성, 그리고 선진국 경제상황까지 고려합니다. 이런 세계 각지의 위험 요인을 피해 지속적인 수익을 얻으려면 기업의 경쟁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일단 유망 종목을 발굴하면 경제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교체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종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대리는 “글로벌그레이트 컨슈머 펀드의 회전율은 70~80%로 150% 정도의 국내 주식형 펀드 회전율보다 낮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CIO는 맥주회사 앤 호이저 부시 인베브를 대표적인 장기 보유 종목의 예로 들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 맥주회사는 버드와이 저 같은 주요 맥주 브랜드를 보유해 중요한 시장에 집중합니다. 이런 전략은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주주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줍니다. 또 세계 맥주 시장이 다양해지고 성장하는데도 기여하지요.”

그는 “장기 보유가 원칙이지만 매매가 필요할 때는 시장의 호재와 악재를 점검해 최대한 변동성을 낮춘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반(反)사치, 반(反)부패 정책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관료들 사이에서 명품 소비와 선물 문화가 줄어들자 일부 명품 기업의 비중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모랄레스 CIO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소비시장 성장에 대한 기 대가 있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뿐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의 고용, 주택, 자동차 구매, 소비자 신뢰지수, 국내총생산(GDP) 등에 고루 주의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요인으로 투자결정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모랄레스 CIO는 신흥국의 인구 성장과 경제 발달을 근거로 글로벌그레이트 컨슈머 펀드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신흥국이 중산층의 부흥을 이끌고 소비와 지출에서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는 “세계 어디에서 어떤 가게를 방문하고, 무엇을 사고, 어떻게 지불하는 지 등 소비자의 행동양식을 보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얻 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현 FN가이드 연구원은 “소비재는 인구 증가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는 부문”이라며 “신흥국 구매력 증대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201410호 (201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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